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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민석세훈찬열종인] 비독점적 다자연애 1 | 인스티즈

 

비독점적 다자연애

일부일처제를 고집하지 않고 동시에 둘 이상의 사랑하는 사람을 가질 수 있다는 열린 마음의 상태를 지칭한다.

 

 

 

 

 

 

 

 

 

 

[오늘 뭐 해? - p.m.8:00]

[친구들이랑 약속있어. - p.m.8:03]

[친구들이랑 헤어지면 전화해 - p.m.8:08]

[알았어. 늦을 수도 있으니까 먼저 자. - p.m.8:14]

[응 - p.m.8:20]

 

친구들과의 약속이라고 해도 아무런 의심하지 않고 수긍할 때

아침에 일어나 휴대폰을 확인해도 부재중 전화가 떠있지 않음이 섭섭하게 느껴지지 않을 때

 

 

 

 

 

[오늘 만날까? 밥이나 먹자. - p.m.1:02]

[몇 시에? - p.m.1:05]

[두시 쯤? - p.m.1:09]

[알았어 - p.m.1:14]

 

굳이 약속장소를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만나는 장소가 학교 앞 별다방일 때

김민석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고작 삼십분에 불과할 때

 

 

 

 

 

 "있잖아, 혹시..."

"왜? 할 말 있어?"

"...아냐, 됐어."

"싱겁기는."

 

친구로부터 네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아무말도 하지 못할 때.

그러나 섭섭했다는 감정, 그것 역시 금방 까먹어버릴 때.

 

 

 

 

 

서로가 존재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해져버린, 일상 같아져버린 서로가 어느 순간부터 식상해지기 시작했다. 서로에게 요구하는 건 애정과 욕구가 아닌 그저 네가 내 옆에 없으면 못 견딜 것 같다, 라는 소유욕과 서로가 옆에 있는 게 너무나도 당연시 되어버린 익숙함. 그것이 현재의 나와 김민석을 묶을 수 있는 단어었다.

 

한 사람을 10년 가까이 알아오고, 그 중 7년을 오로지 서로만 바라보았을 때. 이러한 연인들에겐 떨림보단 편함, 설렘보단 익숙함의 감정만 남아있었다.

 

 

 

 

 

 

 

 

 

1. 7년된 남자친구, 김민석

 

 

 

며칠만에 보는 김민석의 얼굴이었다. 연인임에도 불구하고 며칠만에 얼굴을 보다니. 이유를 말하자면 시간이 맞지 않아서. 하지만 시간이 맞지 않았다, 라는 것은 핑곗거리에 불과하다는 걸 서로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오늘도 만날 생각은 없었다. 오늘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본 이유는 이렇게 또 일주일을 안 보고 지내려나 하던 중 김민석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만나자. 대충 입고 나와. 할 말 있어. 거의 일주일만에 만나는 김민석이지만 그의 말대로 대충 옷만 갈아입고 나갔다. 그리고 보내는 문자. 응. 알았어.

 

오늘도 역시 만나는 곳은 정하지 않았지만 내 발걸음을 학교 앞 별다방으로 옮겼다. 가는 도중 곰곰이 생각했다. 도대체 할 말이라는 게 뭘까. 음, 헤어지자는 건가.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은데. 거절해야 하나? 어떻게 거절하지.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가 도출한 결론은, 김민석은 나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하지 못한다, 였다. 마치 내가 할 수 없는 것 처럼 김민석도 할 수 없다. 이유는 간단했다.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니까.

 

별다방 안에 도착해서도 김민석을 찾아 두리번거리지도 않고 항상 김민석이 앉는 큰 유리창 밑으로 가니, 내가 오는 걸 예상한 듯 씩- 웃는 얼굴이 보였다.

 

 

"00아, 너 좋아하는 딸기 스무디."

 

아무 말 없이 김민석 앞에 앉아 탁자에 놓인 딸기 스무디를 쪽쪽 마셨다. 좋아할 줄 알았어, 하며 내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는 김민석이었고 익숙한 손길에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아, 편해. 그리고 나는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오늘 왜 보자고 했어?

 

 

"00아, 너 다자연애라고 알아?"

"어? 그게 뭔데?"

 

제 얼굴을 보며 장난스런 표정을 짓는 김민석의 얼굴을 얼마만에 보는 건지. 정말 오랜만이다 이 표정. 처음 만나고 5년 째까지는 자주 봤던 것 같은데. 아무튼, 뜬금없이 다자연애라는 말을 꺼내는 내 남자친구는 꽤나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다자연애라는 건.

 

"너와 나. 서로를 중심으로 다른 사람들도 만나는 거야."

"어?"

"음, 그러니까. 00아, 들어봐."

 

김민석이 가져온 여분의 빨대를 가지고 장난치던 내 오른손을 잡아끌곤, 반대편의 자신의 왼 손을 내 가슴에 얹곤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

00아,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처럼 여기가 쿵쾅쿵쾅 뛰어? 김민석의 행동이 있기 전보단 쿵쾅쿵쾅 뛰는 것 같았지만, 예전보다는 아니다. 내 대답은 아니, 였다.

 

 

"익숙하지 00아. 너는 내가 익숙함이지."

 

평소 제가 생각하던 것 그대로 읊는 김민석 때문에 놀라 잠시 눈이 커졌다가 나와 같은 생각을 했구나, 하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익숙해.

 

"그러니까, 우리에겐 필요하다는거야. 다자연애가."

 

 

 

 

김민석이 말하는 다자연애는 간단했다. 서로를 중심으로 한 다자연애. 우리에게 더 이상의 새로움을 바라는 건 욕심이었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집이 어딘지 부모님과 형제는 어떠신지. 집 비밀번호까지도 아는 저희에겐 새로움이 없었다. 오히려 신선함을 가져오는 게 더 이상하지. 그러니까 그가 다자연애를 제안한 이유는 우리 사이의 새로움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고 그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 마냥 나를 설득했다.

 

내가 처음 김민석을 만났을 때, 김민석이 나를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설레임으로 시작해 애정을 거쳐 결국 여기까지 왔다. 정. 정 하나 때문에 내가 김민석을 잡고 있는 걸까? 김민석도 같은 마음일까? 생각해보면 나는 본디 고등학교 때부터 김민석 밖에 없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연애라는 걸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설레이는 감정이 어땠는지도 이미 잊어버린 것만 같았고.그러나 내가 하고 있는 가장 큰 걱정은 과연 내가 새로운 사람과 만날 수 있을까, 가 아니라 과연 김민석이 나에게 돌아올 수 있을까, 였다. 나는 오빠한테 돌아올 수 있어, 하지만 오빠는? 그 말이 입 안에 머물렀지만 내 대답을 재촉하는 그에게 고개만 끄덕였다.

 

"응, 다자연애 그거 한 번 해볼래."

 

내 말을 듣자마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미소를 짓는 김민석은 괜히 미워보이기도 했다.

 

 

 

"00아, 우리 잘 될거야."

"응, 잘 될거야. 오빠도, 나도."

"잊지마. 항상 중심이 되어야 하는 건 너와 나야."

"오빠도 잊지마. 내가 중심인 거."

 

 

 

그는 나를 위해서 제안한 것일까, 우리의 관계를 위해서 제안한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자기 자신을 위해서. 오직 그 자신을 위해서 나에게 다자연애를 제안한 것일까.

 

 

 

 

 

 

*

 

 

김민석과 내가 처음 만난 건 고등학생 때였다. 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고 김민석은 누가봐도 엄친아. 딱 그런 사람이었다. 학교 교정에서도, 운동장에서도, 급식실에서도.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사람.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김민석을 좋아했다. 물론 그 중에는 그를 시기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러나 고등학교 신입생인 나는 이 학교 학생들이 모두 다 김민석을 좋아라할때 혼자 멍하니 아무런 생각 없이 있었다. 사람들은 저 사람을 왜 좋아할까, 무언가 특별한 게 있을까?

 

그렇게 한 달, 두 달. 신입생 적응기간이라 불리는 3, 4월이 지나서야 나는 왜 사람들이 김민석을 좋아라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건,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그 때문이었다. 예를들면,

 

 

"어, 미안. 내가 잘못봤나봐. 어디 다친 곳은 없어?"

 

분명 복도에서 친구와 떠들며 걷던 여학생과 앞을 보며 걷던 자신이 부딪혔는데도 먼저 사과하고 다친 곳은 없냐고 물어보는 김민석. 게다가 눈을 마주치며 싱긋 웃는데, 거기에 안 반할 사람이 없을테다. 네, 네. 괜찮아요. 하고 수줍게 말하며 돌아서는 여학생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저걸 요즘말로 심쿵이라고 하지. 심장 쿵!

 

 

중요한 건, 그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났다는 것이다. 평소와 같이 교무실에서 출석부를 뽑아오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교무실로 내려가고 있었는데, 하필 계단 위로 올라오던 김민석과 부딪혔고, 며칠 전 보았던 그 여학생처럼 나와 김민석은 꽈당- 나는 계단 위로 풀썩, 김민석은 난간을 겨우 잡았다. 그런데 그 바람에 제 무릎이 살짝 까졌다. 아주 살짝. 그래도 아픈 건 정말이니까 아... 하면서 제 무릎만 보고 있는데 눈 앞에 보이는 손. 00아, 일어날 수 있어?

 

"어, 네..."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내 이름을 어떻게 안 거지. 제 이름 어떻게 아셨어요. 라는 말이 입안에서 멤돌았지만 차마 꺼내지는 못하고 김민석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미안, 내가 잘 보고 다녀야 하는 건데. 자주 부딪히네 요즘.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는데, 거기에 또 두근두근. 아직까지 놓치 않은 손을 바라보자 어, 미안. 하면서 놓는데 속으로 더 잡아줬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까지 생겼다. 으, 내가 왜 이럴까 그랬는데.

 

"00아, 나중에 너희 반 찾아가도 될까? 5반 맞지?"

"...네!"

"귀여워."

 

제 반에 찾아오겠다는 김민석에 말에 너무 큰 소리로 대답했다. 네! 라니. 초등학생도 아니고. 제가 말하고도 부끄러워 얼굴을 푹 숙이니 귀엽다라는 돌직구를 던지며 내 머릴 쓰담쓰담. 고갤 들지 않아도 얼굴에 함박미소를 지으며 저를 처다보고 있을 것 같은 그 때문에 내 심장도 쿵쾅쿵쾅.

 

"나중에 찾아갈게. 기다려."

 

그러고 계단을 올라가는 김민석, 나는 한 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떨려, 설레, 으. 멜랑꼴리한 게 이런 기분인가?

 

 

이렇게 떨리고, 설레던 게 우리의 첫만남이었는데.

설렘은 도대체 어디로 숨어버렸을까. 다자연애란 걸 하면 이거,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사담

일단 한 번 써보는 다자연애...!

다른 멤버들은 차차 나올거에요~ 기다려주세요

포인트 아까우니 덧글 달고 다시 돌려받으세요♡

 

+ 수정 알림이 울린 건 조금 더 내용을 추가했어요!

다시 읽어보니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어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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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제가 첫댓글인가효?? 인물을 정해달라는 글에 댓글썼던 징어중에 한명이에요ㅋㅋㅋㅋㅋ이렇게 글이 빨리 올라올줄이야.. 소재보고 기대하고있었는데 역시 기대이상이에요! 근데 걱정되는게 서로 다자연애를 하면서 중심은 서로가 되어야하는데 나중에 각자 마음이 바뀌면 어쩌지하고 벌써 쓸데없는 걱정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간에 재밌게 읽고 신알신하고 가요~!~!
9년 전
꽃길
헉 제일 먼저 오시다니...! 그렇지만 아마도 첫 댓글이자 마지막 댓글이실 것 같은 슬픈 느낌...! 아무튼 신알신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2
호우 이거 기대되네요 ㅋㅋㅋ
9년 전
독자3
헐 소재가 신선해요ㅠ인터넷에서 보기은 했지만 글잡에서 보는건 처음! 아 기대돼요ㅠ
9년 전
독자4
인물 정해달라그러셨을때 댓글달았었는데ㅎㅎ재미있어요!!!!!신알신하고갑니당!
9년 전
비회원189.59
우왘ㅋㅋㅋㅋㅋㅋ 무슨 내용일지 진짜 궁금해욬ㅋㅋㅋㅋㅋㅋㅋ 기대합니당!!
9년 전
독자5
오옹..다자연애라니 ㅋㅋㅋㅋㅋ신기하네욬ㅋㅋㅋ가대돠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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