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임
이미 내 눈은 3_3 눈이 있는지도 모르겠음
어제 남자친구(인제 구남친)와 3주년 기념일이었음
약속한 카페에 가 보니 그 옆에 웬 여자가 앉아 있음.
그래. 그는 날 두고 바람을 피고 있었던 거임. 보기좋게 차이고 집에 돌아오다가 넘어짐
이보다 굴욕적일 수 없음..
이주 동안 잠수를 타고, 폰을 킴
부재중 80건.
미 같지만 핸드폰 부재중에 설레는 나는 얼른 목록을 확인함.
전부 소식을 들은 남사친이었음. 아 - 한숨을 내쉬며 실망했지만 그를 만나기로 함.
뻥 차인 나를 위로 해 줄 남사친은?
1.
이 애임. 고등학교 때 부터 절친이었고 대학도 같이 다님.
전공과목 C맞았다고 저리 움. 내가 눈물도 닦아준 영롱한 사이임
수수하고 장난기도 많음.
"최선을 다 한 과목인데.."
- 야 난D야.. 같이 재수강 ㄱㄱ?
"ㅇㅇ ㄱㄱ"
이런 사이임
"야 니또 차였다메, 잘 좀 하지 그랬어"
3_3.....
평소 같으면 아구창을 날리며 닥치라고 했겠지만 정말 우울해서 아무 생각이 없음.
장난을 받아주지 않고 힘없는 표정으로 서 있자 맛있는 거 사 주겠다며 카페로 끌고감.
아 이까페- 2주전 가서 차인 까페임. 괜히 왔다 생각함. 눈물이 펑펑 나기 시작했고
장난기 가득했던 그도 내 얘기를 듣자 표정이 굳어짐
" 그새끼가.. 여자가 있었단 말이지?"
-흑ㅎ...흫그르그흐그흐ㅡㄱㄹ긓흑ㄺ
청승맞게 우는 나를 두고 계속 정색하며 주시하는 그 안에
무언가 들끓는다는 것이 느껴짐. 위로나 해주지. 멋없는 녀석
그리고 술이나 사주지 카페가 뭐야. 하필 이곳을..
오히려 엉망이 된 기분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하자,
차로 데려다 주겠다는 그.
그는 나를 데려다 주고 차를 돌리면서, 한번도 본 적 없는 무서운 표정을 함. 나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집에 들어가서 잠
" 그니까, 감히 가지고 놀았다는거지 그 새끼가"
"감히."
3일 뒤 나는 구남친이 괴한에 의해 얻어맞아
전치 16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들음.
문득, 남사친의 굳은 표정이 떠올랐지만-
전공C맞았다고 우는 애가 무슨. 하며 고개를 저었음.
그리고 정말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날 보고 웃는걸.
2.
" 야 너 헤어졌다며. 우리집으로 와"
태어날 때 부터 같이 자란 남사친. 나에겐 가족과도 같은 애임.
그의 집에서 잠을 자기도 했으며 밥도 같이 지어먹은 사이.
남자친구가 원하지 않아 사귈 땐 많이 만나지 못했는데, 헤어졌다는 소식을 어디서 귀신같이 들었는지.
나는 그의 집으로 향함.
" 뭐? 바람을피워?"
내 얘기를 듣고 흥분하는 이 아이는
솔직히 나를 어느정도 좋아하는 것을 난 눈치채고 있었음.
바로 옆집, 창문만 열면 마주볼 수 있는 거리의 집이라
나는 그의 집에가서 얘기를 자주 털어놓곤 했었음.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꺼이꺼이 울며 바닥에 주저 앉자.
얼굴이 상기되기 시작함
" 그래서 2주동안 연락도 안받고 울기만 했냐?"
나에게 화를 내는 그. 왠지 내가 미안해짐
괜히 왔다는 생각도 들고, 애써 괜찮다며 그의 어깨를 쓸어줌.
-아냐. 나 괜찮어.. 위로받으러 왔는데 너가 어째 화를 더 내냐..
"거울을 좀 봐, 니 모습이 어떤지.. "
푹 페인 얼굴과 말라버린 팔 다리. 2주만에 난 귀신과 같은 꼴을 하고 있었다.
-음.. 썩 보기 좋진 않네
그는 한참이나 굳은 표정을 하더니, 나를 꼭 안아주었다.
- 야 뭐해..
"위로해달라며"
나는 에라 모르겠다 하며, 그냥 꼭 안김.
그 애가 나를 보는 눈빛은 이미 친구의 감정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그는 늘 이 정도에서 나를 당기지도, 나는 그를 밀지도 않음
우리는 그냥 이런 관계이고. 변하지 않을 것임을 둘 다 알고있음.
"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가"
-미쳤냐!?
" 우리 예전엔 자주 그랬잖아. 오랜만에 우정을 돈독히 해 보는 것이 어때?"
-꺄!!!!!!!!!!!!놔!!!!!!!!!!!!!
나를 안아 침대에 눕히는 그. 옆에 그도 누웠다.
" 그럼 좀만 쉬다 가. 너가 또 남자 생기면, 우리집 안올거잖아"
-....
"예전같다 우리."
-옛날 생각 나긴 하네..
그냥 이 정도의 사이.
오랜만에 대화를 진하게 한 나는 피곤함에
스르륵 눈이 감기기 시작하고,
내가 눈을 감은 것을 확인하자
그는 어디에 전화를 걸기 시작함
" 야, 너 잠깐 나와. "
전화기 너머로 내 구남친 목소리가 들리는 듯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