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기업의 막내딸인 당신. 엄마가 죽는 순간까지 야욕뿐이었던 아버지를 미워했다.
아버지를 벗어나기 위해 첼로를 전공하고 도피 유학을 떠난 당신.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손가락을 다치며 첼리스트의 인생은 끝난다.
보란듯이 아버지와 기업 이름에 먹칠을 하며 방탕하게 살던 당신은
치료 차 다시 한국에 오게 되는데..
공항에서 당신과 마주하게 된 경호원. 말도 없고 재미도 없고 차가운데다 딱딱하기까지.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그.
모든 걸 다 가졌으면서도 불행하다고만 생각하는 당신을 미워한다.
하지만 가끔 당신을 바라본다. 아무 말 없이.
쓸쓸함으로 사무치는 그 눈빛에 내가 녹아들었으면 싶다.
2.
명문대학교 미대생인 당신. 낯을 가리고 소심한 성격 탓에 그 누구와도 친해지지 못한다.
가난한 집안과 빚을 남긴 채 어디서 살았는가 죽었는가 소식도 없는 아버지.
대학가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는 어머니가 안쓰러우면서도 창피하다.
학자금 대출로 쌓인 빚 앞에 자퇴와 휴학을 번갈아 고민하는 당신.
어느날 평소 좋아했던 화가의 특별강연을 듣기 위해 학교 강당으로 가게 되는데..
강연 도중 당신과 눈이 마주친 그는 어릴 때부터 전도유망했던 수재이자 현 화가.
날카로운 시선에 당신은 부끄럽다는 느낌마저 든다.
강의가 끝나고 제일 늦게 강당을 빠져나온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그.
그와 사적으로 연락을 나누게 된 당신.
당신의 집으로 배달오는 그의 선물이 점점 쌓여간다.
당신이 가는 곳엔 항상 그가 먼저 있다.
점점 부담을 느끼는 당신은 연락을 끊어내려 하지만 그건 당신이 결정할 수 없다.
그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