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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으니ll조회 431l

 

 

 

 





(음악이 나오지 않으면 재생해주세요.)

Proud piano ver.

 

 


 


당신이 마음에 든다.

내가 누군가를 맘에 들어한다는 것은 푸른 바다 밑, 심연 속으로 당신을 어내리고 싶어한다는 것.

그러면 당신은 눈을 뜨고 나를 보는지 아니면 두려움에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마는지 실험하고 싶은 것.

그러니까 다시 말해 고속도로에서 속력을 내면서 자리에 앉은 당신에게 키스를 하고자 했을 때

당신은 나를 따라 눈을 감는지 아니면 두려워 정면을 보고 있는지 알고 싶은 거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이병률

 

 

 

 

 

 

 

불행의 기준은 같지만 행복의 기준은 변질되어 있다. 저그런 불행에 우린 죽지 않지만

그저 런 행복에조차 도달하지 않으면 우리는 불행하다. 우리는 죽는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이병률

 

 

 

 

 

 

 

내가 걔한테 해준 말은 딱 한 가지 밖에 없었어요.

“너는 예쁜 애고, 너는 정말 귀했고, 엄마가 널 임신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 줄 아니?

그리고 네가 나왔을 때 우리가 널 얼마나 예뻐했는지 아니?

너는 기억도 못하겠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너를 사랑했다”고 했죠.

 

괜찮다 다 괜찮다/공지영

 

 

 

 

 

 

 

나는 그의 냄새를 사랑했다.

그의 냄새가 나는 공간에서는 세상을 향해 긴장을 풀 수 있었고

세상이 어디로 흘러가든 내 인생에 몰두할 수 있었다. 나의 꿈은 그런 것이었다. 

스물 한살에 만난 남자가 그의 전 생애 동안 오직 나만을 사랑하고

나 또한 단 하나의 남자만을 사랑하며 평생동안 하나의 생을 온통 함께 사는 것.

 

우리의 냄새를 다른 냄새와 뒤섞지 않는 것.

나의 꿈은 그것 뿐이었고 그것은 흡사 하나의 이념과 같이 지킬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내 생애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전경린

 

 

 

 

 

 

 

그녀는 모른다. 이때 나는 확신 했다.

한 남자와 인생을 공유할 때의, 흔해빠진 일상에서 길어 올리는 행복, 믿지 못할 기적 같은 순간의 축적.
예를 들면 겨울아침, 그의 옆에서 당연한 일이듯 눈을 뜨는 것.

차가운 발을, 건장하고 다스한 생명력에 넘치는 그의 발에 휘감을 때의 안심감. 뿌연 유리창.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몇분.
예를 들면 역에서 거는 전화. 일을끝내고 돌아오는 그의 목소리. 드러누워 열심히 추리 소설을 읽고 있던 나는, 그 순간, 모든 것을 떠올린다.

만남에서 그때까지의 모든 것을. 그런 것들을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넉넉함.
그녀는 모른다. 바란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낙하하는 저녁/에쿠니 가오리

 

 

 

 

 

 

 

겨울 쪽에 사는 사람은 늘 상대의 차가운 손에 익숙해 있다.

타인을 대하는 듯 무심한 말투, 상대에게 집중하지 않고 잡지를 뒤적이는 산만함,

한발 늦게 보내는 문자 메시지의 답, 일방적으로 잡는 다음 약속.

그렇게 한없이 섭섭해 하다가도, 

상대 쪽에서 한 번씩 견딜 수 없다는 듯 도톰하게 열정이 오른 입술로 키스를 걸어오거나,

자상한 눈길로 만져주면 바로 감격한다.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조진국

 

 

 

 

 

 

 

실감이 나지 않는다. 

바로 얼마 전까지의 모든 것이 무슨 까닭인가,

엄청난 속도로 내 앞을 질주하여 지나가고 말았다.

뎅그마니 혼자 남겨진 나는 느릿느릿 대응하기가 고작이다.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아 말하는데,

질주한 것은 내가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

난 그 모든 것이 진정 슬픈걸.

 

키친/요시모토 바나나

 

 

 

 

 

 

 

 

나 자신이란 짐 사이에 끼여 어둠 속에서 쭈그리고 엉엉 울었다. 그렇게 울기는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쉴새없이 흐르는 뜨거운 눈물에, 슬퍼서가 아니라 그저, 여러가지 일들로 울고싶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키친/요시모토 바나나

 

 

 

 

 

 

 

이따금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다 어느 한순간 멈추고 돌아보니 그렇게 의식 없이 보내 버린 시간이 쌓여서 바로 자기 인생이 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때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뭐라고? 나는 좋은 인생이 오기를 바라고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데,

아직 인생다운 인생을 살아 보지도 못했는데, 그런데 내가 무턱대고 살아 왔던 그것이 바로 내 인생이었다고?

 

마이너 리그/은희경

 

 

 

 

 

 

 

일 년 후에는 혹은 한 달 후에는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다시 고독해지고 그냥 흘러간 일 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야.

 

한 달 후, 일 년 후/프랑수아즈 사

 

 

 

 

 

 

 

과거는 아무 의미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는 것입니다.

그냥 현재의 세계를 주의 깊게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풀밭 위의 식사/전경린

 

 

 

 

 

 

 

하늘은 죽을 수 없었다. 달도 엄마도 그럴 수 없었다. 나는 생각했다.

엄마가 죽는다면 그건 배가 하늘을 날고, 고양이가 새처럼 지저귀고, 집이 목청 높혀 노래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런 일은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나쁜 딸 루이즈/쥐스틴 레비

 

 

 

 

 

 

 

전에 엄마가 아름다웠을 때, 눈에 띌 만큼 아름다웠을 때,

나는 어른이 되는 게 너무나 두려워 밤마다 침대에서 주먹이나 베개로 입을 쾅 틀어막으며 숨죽여 울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부모를 한 칸 앞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가는 암이 찾아온다.

론 그 때는 지금처럼 될 줄 몰랐지만, 어쩌면 조금은 짐작한 게 아닐까?  


 

나쁜 딸 루이즈/쥐스틴 레비

 


 

 

 

 

 

 

기억해주는 사람이 주위에 있는 한 그것은 영원히 존재하는 거야.

 

 19분/조디 피콜트

 

 

 

 

 

 

 

네 평생 사람들은 네게 약해지라고 요구할 거야.

실제로 애원을 하기도 한단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너에게 바라는 것은,

그들이 입으로 뭐라 말하건 간에

네가 강해지는 거야.

 

이토록 뜨거운 순간/에단 호크

나는 뭐하고 살아왔지? 왜 살고 있었지?

말하자면 그냥 떠밀려 온 거야.

 

잘 지내나요, 내 인생/최갑수

 

 

 

 

 

 

 

당신은

내가 처음 당도한 곳.

아직도 내가 가보지 못한 곳.

내 생활의 피난처.

내 정신의 망명정부.

내 생에 대한 작심.

내 생의 슬픔의, 비의의 그리고 환의의 발생 지점.

내가 세상에 보낸 길고도 진지한 입맞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

당신은 내 생의 오래된 책갈피.

내가 겪은 일들의 전부.

 

아, 당신이라는 현기증.

당신이라는 눈물겨운 문장.

 

잘 지내나요, 내 인생/최갑수

 

 

 

 

세상의 모든 '거기' 혹은 '종점'들.

여기서 울지 말고 거기서 울어. 울다가 다시 와.

거기서 울고 여기서는 살아야지. 즐겁게, 유쾌하게 살아야지.

잘 지내나요, 내 인생/최갑수

 

 

무언가를 이해하기에 아직 어리다면 언젠가는 이해할 때가 온다. 하지만 무언가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아주 슬픈 일이다. 아주 아주 슬픈 일이다.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에쿠니 가오리

 

 

 

 

 

 

 

이십 대란, 아무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론 아무리 휘저어도 손에 잡히는 게 없다.

몸이 붕붕 떠오르는 무중력 속에서  우리에게 허용된 것은 오직 배움이고 계획이고 허구이고, 꿈이고 대기 뿐이다.

엄마의 집/전경린

 

그때 내 머릿속으로 어떤 여름날이 지나갔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나무 이파리 팔랑거리던 언덕…….

내년 여름이

올 때까지 그때까지 건강할 수 있을까?

약해지지 말아야지.

산다는 것은 내가 선택한 

포기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고 신비이고

때로는 서러운 환희이지 않은가.

 

고등어/공지영 

 

 

 

 

 

 

 

과거에 존재하는 그 아이가 있잖아요. 그 아이가 처해 있는 구체적인 상황을 우리 모두 각자 너무 잘 알고 있어요.

바람이나 기온, 불빛까지도 다 기억하고 있거든요.그 아이에게 지금 어른이 된 내가 찾아가는 거에요.

그래서 그 아이를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달래주는 거죠. “괜찮아, 너는 그래도 잘 클 거야. 내가 왔잖아.”

라고 하면서, 지금 내가 그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위로의 말과 격려의 말을 해주는 거에요.

그런 아이를 보면 할 수 있는 모든 위로를 해주고, 그 아이를 꼭 껴안아주고, 걔랑 같이 있어주는 거에요. 


괜찮다 다 괜찮다/공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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