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양돈 농가들에게 공급된 구제역 백신이 효과가 거의 없는 이른바 '물 백신'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그런데 문제의 백신이 폐기되기는 커녕 여전히 공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3년을 더 써야 한다고 하는데요.
송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18일, 이른바 '물' 백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최영섭(농림축산식품부 감사담당관/지난달 18일) : "정책 실패에 의해서 중징계를 주고 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처벌한 것은 전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충남의 한 농가.
구제역 예방 접종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백신을 살펴보니 절반 정도가 문제의 물백신, '01 마니사'입니다.
여전히 불안한 농민들은 예방 접종 횟수를 늘리는 게 전부입니다.
<인터뷰> 양돈 농민(음성변조) : "(예방접종 효과가) 6개월 이상 가줘야 되는데 저희가 느끼기로는 6개월은 절대로 못 갈 거 같아요."
올해 수입된 구제역 백신은 국내 전체 돼지가 3번 맞을 수 있는 3천만 마리 분량.
이를 폐기하지 않고 다 쓰겠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물'백신을 3년 정도 더 써야 한다는 겁니다.
백신 제조사 M사와의 계약을 보면, 한국 측은 오는 2018년까지 해마다 천만 마리 분량, 최소 백억 원 어치의 백신을 이 업체로부터 사와야 합니다.
다른 업체 백신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조항도 있어, 사실상 독점 공급 계약입니다.
이 때문에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다른 업체 백신은 아직도 수입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