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너를 찾았다. 이상하게도 화면 속에 네가 이리도 낯선 걸 보니 어쩌면 나는 너를 잊고 있었나보다. 화면 속에 너를 보고 있으니, 새록새록 네가 떠오른다. 그래, 너는 저렇게 웃는 아이였지. 아이들이랑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고, 화도 내고, 때로 울기도 했지. 그래. 그랬었지. 문득 슬퍼졌다. 어쩌면 너는 내게 슬픔으로 남아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종현아. 너는 늘 내게 기쁨이었어. 지친 일상의 위로였고, 위안이었다. 네 봄을 빼앗은 양, 나는 네 덕에 늘 봄이었어. 이제는 네 봄을 가져가렴. 더는 겨울에 갇히지 말고, 네 겨울은 너도, 나도 잊고.따뜻한 겨울을 지내고 봄을 맞이해주렴. 사랑하는 종현아. 나는 이제 슬퍼하지 않을게. 네 평생 내 기쁨이었으니, 내 평생 기쁨으로 널 기억할게. 더는 네가 슬픈 사람이 되지 않도록. 슬픔으로 남지 않도록. 따뜻했던 너를, 잊지않을게. 계절이 흘러감에 따라 너는 졌지만, 네 찬란함을 나는 잊지 못한다. 여전히 사랑하고 있어. 다가오는 봄에, 보고싶은 너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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