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일 가량 사귀면서 몇번을 헤어졌다 만났다 한건지 모르겠네. 대부분 걔가 차고 잡았어. 내가 차도 걔가 잡았었고. 걘 연애가 거의 처음이라 신중하지 못한 편이 있거든. 같이 산 이후로 더 자주 싸우게 됐지만 그만큼 너무 좋고 설레고 행복하더라. 얼굴만 돌리면 옆에 있고, 싸워도 금방 풀고. 근데 해어지고 나니까 그렇게 짐이 되더라. 이제까지 헤어져도 같은 집에 살다 보니까 어느 한 명이 이번 달까지만 살다 나갈게, 해도 이틀정도 되면 다시 붙고. 나갈 일 없을 줄 알았는데 어젯밤 그만하자고 하더니 너 그냥 나가라고 차갑게 말하더라. 서로 온갖 모습 다 보이면서 싸웠다. 어디서 봤는데 내 밑바닥까지 드러내게 한 사람과는 힘들어도 인연을 끊으라고 하더라. 날 아프게 할 존재라고. 어제 생리 이틀째에다가 알바도 너무 힘들었고, 저녁도 안 먹어서 밤 열시에 배도 너무 고프고 근데 애인는 자느라 연락이 안되서 집 오자마자 불같이 화를 냈다. 기분이 많이 나빴던 모양이다. 바로 그만하자네. 솔직히 어제까지는 에이 저래도 금방 잡겠지. 안일하게 생각했다. 그게 무려 어제고 24시간도 안 지난 상태인데 이젠 진짜 끝인 거 같다. 결국 월급 받는 다음 달에 보증금 반을 애인에게 주고 애인이 나가기로 합의 봤다. 그래. 까짓거 혼자 살지 뭐. 애인 나가면 인터넷도 안 되고, 와이파이도 안되는데. 어떻게든 해보지 뭐. 나도 다른 사람, 새로운 사람 많이 만나면서 실컷 늦게 들어오고 실컷 방탕하게 살아야지. 같이 살 날이 조금 남았는데 기분이 왜 이렇게 싱숭생숭하지. 잡고 싶지만 안 잡을래. 이젠 정말 너도 나도 끝인가보다 그치. 이미 이렇게 된 이상 다시 사귀어봤자 뭘 얼마나 더 행복하겠어. 구질구질한 연애 여기서 그만하자. 참, 카톡 페북 인스타 다 안내릴거야. 그럼 주위에서 헤어졌냐고 물어보거든. 예전 같았으면 그랬을텐데 그러다가 바로 다시 사겨서 고치고 골치아팠던 적 한두 번이 아니라.. 조금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도 맞지만, 다음달에 니가 나가면 그 때 확실히 내릴거야. 근데 이상하게 마음이 허전하네. 그래. 그냥 진짜 여기서 끝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