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똑같은 자리에서 바라봤던 그 꽃들이 그땐 참 예뻤는데 벌써 1년이 지나 그 자리에 다시 꽃이 피었더라. 근데 그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왜 우리는 그때와 변한 것 하나 없이 그대로일까. 참 길기도 길었지 별것 아닌 명목하에 너와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왔던 게 말야. 작년의 난 창 밖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바라보며 너와 함께 보내는 나의 봄을 꿈꿔왔는데 왜 이리 시간은 덧없이 빠른건지. 이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 봄, 그 창밖의 벚꽃을 보며 난 오늘도 왜 하염없이 네 생각뿐인지 모르겠다. 너와 같은 곳에서 보내는 마지막 봄이 될 것만 같은 아쉬움, 미련, 그리고 후회이려나. 너는 오늘 내 눈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너도 나의 등 뒤에 만개한 벚꽃을 보며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