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할머니 목소리가 기억이 안 난단 말야...... 할머니 걷는 모습도 기억이 안 나...... 할머니가 해주셨던 떡국, 김치, 식혜, 동치미, 떡...... 그 맛들도 하나도 기억이 안 나고 할머니가 달려나오실 때 마다 나던 자갈소리도 기억이 안 나..... 철 없었을 땐...그냥 할아버지, 할머니가 왠지 부담이라 그 애정어린 손길에도 낯설어하며 피하기 바뻤는데...... 일 하고 오셔서 흙 묻은 손과 발이 지저분해보여 마주잡지 않았는데..... 왜 그랬을까, 돌아갈수만 있다면 할머니랑 같이 손도 씻고 내가 먼저 달려가서 안아드리고 뽀뽀해드리고 맛있는 것도 해드릴텐데 이제 나 기억도 못 하시고, 알아보시지도 못 하시지만..... 다 커서야 할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컸었는지 할머니가 얼마나 나를 귀하게 여기고 아꼈는지 이제야 알아버린 손녀를 용서하지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