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instiz.net/name/32313566 나 이 글 썼던 익이야..
일단 둥들이 써준 댓글 하나하나 다 읽어봤어 내 심정 같이 이해해주고 걱정해줘서 정말 고마워
애인이랑은 어제 만났어
그 전에 먼저 추가할 내용이 있어서 적을게
일단 난 일요일에 장례 다 끝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어제 내가 글 쓰고있을 당시까지도 장례가 안 끝난거였더라고..
자정 넘어서 돌아가셔가지고 어제가 발인 날이었대
그리고 첫 연락은 어떻게 받았냐면 토요일 아침에 나 일어나보니까 '어제 갑자기 전에 만났던 애인이 죽어서 장례식장 가봐야할 것 같다' 이렇게 와 있었어
당연히 난 토요일 하루 다녀오는 줄 알았어..
나도 뭐 돌아가셨다는데 계속 연락 이어가기도 그렇고 해서 잘 보내드리고 오라 하고 저녁까지 연락 안 했는데 밤 12시가 다 돼도 연락 없길래 전화 했더니
아무래도 발인하는 거 까지 봐야될 것 같다고 일단 장례 끝나면 연락하겠대
저렇게 말하는데 내가 가지마 우리 1주년은? 이럴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알겠다고 했지
토요일 아침 와 있던 카톡 하나, 저렇게 발인까지 보겠다고 통보?한 거 하나. 얘랑 한 연락은 이렇게 총 두 번이 다야
나도 일단 그 당시엔 애인이 걱정되긴하는데 뭐라고 직접 연락은 못 하겠고 그래서 애인 대학 동기한테 연락했었어 고인이랑 애인이 cc였어서..
그 때 상황을 들어보니까 고인이 가족이 많지 않아서 내 애인 포함 대학 친구 몇 명이 도와드리고 있댔어 물론 내 애인만 3일 내내 있었던거고...
나 저 글 올리고 두시 쯤 연락왔더라고 발인까지 다 끝났고 회사 앞으로 잠깐 오겠대
근데 얘도 피곤할거고.. 나도 헤어지자고 말 할 생각이었어서 아예 나 퇴근하고 보자했지
애인는 월차쓰고 회사 안 나갔더라 저녁에 만났는데 결론 먼저 말하면 헤어지진 않았어..
솔직히 나 애인 아직 좋아해 마음이 손바닥 뒤집듯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더라고
근데 둥이들 말처럼 얘랑 계속 만나도 이 사실과 상황들이 내 머릿속을 완전히 떠나긴 힘들 것 같아
서로 좋아하니까 다시 만날 순 있겠지.. 근데 내가 여자로서 며칠간 느낀 이 설명할 수 없는 여러 감정들이 문득 나랑 애인를 괴롭힐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어 얘도 너무 힘들어보여서 단호하게는 못 내쳤지만 내 나름 잘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얜 계속 붙잡더라
연락 안 한 건 사실 정신도 없었고 그 안의 상황을 이렇다 저렇다 설명하기도 나한테 미안하고 그랬대..
그래서 이제 다 치뤘으니까 끝났으니까 낮에 회사 앞에서 잠깐이라도 내 얼굴 보고싶었대 보면서 다 말하고 싶었대..
그리고 솔직하게 대학교 졸업반 때 취업이다 뭐다 힘들게 공부하고 준비하면서 얘네 부모님한테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거야
난 그 정도인줄은 몰랐거든 그냥 하숙하면서 잘 챙겨주셨다고만 알고있었지..
그래서 부모님한테 받은거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대 물론 고인에 대한 예의도 있지만..
이렇게 말 하면서 그 충혈되고 퀭한 눈으로 또 울고 붙잡는데 나도 거기다대고 더 냉정하게 못 하겠어서 일단 시간 좀 갖자 하고 나왔어...
오늘이 우리 1주년 인데.. 이게 뭐지 싶다.. 일단 애인는 여행도 그대로 가자고 상관없다고 했는데 그냥 다 취소했어
이번주 주말에 만나서 얘기해보려고..
진짜 둘 다 회사 자리도 잡았고... 내년에 결혼하려고 돈도 더 악착같이 모으고 있었는데 왜 이런 상황이 갑자기 날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나도 내 마음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정말 힘들다.. 어떻게 해야될지..
글이 너무 길어져서 미안해
+
애인이 장례 3일 지키는 건 고인의 부모님한테도 예의 아니라는 내용의 댓글들이 몇 있어서 추가할게..
일단 원글엔 2-3개월 도움 받았다고 썼는데 하숙을 저 기간동안 하면서 도움을 받았던 거고
어제 얘기 들어보니까 고인이랑 헤어지고 나서도 당신 딸 몰래 계속 도움을 주셨대 뭐.. 나도 왜 내 애인한테 그렇게까지 했는진 모르겠고
알고싶지 않지만 얘가 일단 기본적으로 정이 많고 되게 정의로운?애야.. 성실하고.. 그런 점을 좋게 보셔서 아들처럼 생각하고 챙겨주셨나 싶네..
그래서 애인이 자리 지켜도 뭐라 안 하신 거 같아.. 얘가 왜 거기 가서 그러고 있는지 당신들이 더 잘 아셨을테니까..
그리고 경제적으로 도움 받은 건 나 만나기 전에 얘 취업되자마자 모아서 다 갚았다고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