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아빠가 싫은 건 아니야 하지만 같이 있으면 불편하고 어색해 어렸을 때는 아빠랑 되게 친했는데 이젠 같이 있으면 할 말도 없고 그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어져. 사춘기도 아니고 성인인데도 그래 아빠가 나한테 직접적으로 폭력을 가했던 적도 없고 대충 떠올렸을 때 내가 아빠를 불편해 할 이유가 딱히 없었는데.. 깊게 생각해보면 아빠는 날 무안하게 한 적이 참 많았던 것 같아 옛날 경험들을 들자면 어렸을 때 아빠가 전화해서 내가 먹고싶은 걸 사온다기에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이 시간에 떡볶이?" 라는 반응을 보여서 그럼 족발이 먹고 싶다 했더니 "무슨 족발이냐" 이러길래 그냥 아빠 먹고싶은 거 아무거나 사 오라고 했던 기억이 나. 또 더 어렸을 땐 아빠가 치킨을 사오신 적이 있었는데 내가 장난으로 "내가 다 먹어야겠다~" 라고 했는데 아빠가 그걸 듣고 갑자기 "그럼 다른 가족들은 먹지도 말라는 거야?" 라면서 갑자기 진지하게 나를 혼내서 엄청 기죽었던 기억도 있고. 아빠랑 게임으로 내기를 하다가 내가 아빠한테 굳이 그렇게 조작하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했더니 또 "너 네 친구들한테도 그렇게 거짓말 해?"라면서ㅋㅋㅋ 또 나를 다그쳤었어 내가 이기기 위해서 거짓말하려는 것도 아니었고 내가 아는 걸 말했을 뿐인데. 이것 말고도 사람 말에 괜히 딴지를 건다거나 엉뚱한 부분에서 정색을 잘 해 우리 아빠가.. 약간 다른 사람의 허점을 찾아내고 가르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아 아빠는. 아닌 것 같아보여도 은근히 자기가 다 옳다고 생각하고. 내가 외동딸이고 아빠가 할머니랑 둘이서 나를 키워와서 그런지 나한테 유독 예민하고 엄격했던 것 같기도 해.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러긴 하지만 나한테 하는 만큼은 아니었거든. 내가 왜 아빠를 불편해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으면서 알아서 이유를 찾아버렸네..ㅋㅋ 아무튼 이런 우리 아빠를 피하는 게 잘못된 생각이고 행동일까? 그게 궁금해서 한 번 써 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