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욕설이 있습니다ㅎ.... 닝은 고교 배구부 매니저. 그치만 캐랑은 다른 학교로. 닝이 좋아하는 배구단(고교X) 시합 날, 둘 다 시간이 돼서 같이 보러 가는 거지. 캐는 닝이랑 배구 시합 보러 가는 게 처음이라 두근두근 설레고 좋으면서도 닝이 다른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면 어떡하나 살짝 불안도 할 거야. 그러다가 둘이 함께 좋아하는 그 '배구'에 집중하는 닝의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게 자신이라는 걸 깨닫곤 콧노래도 흥얼거리면서 기분이 수직 상승할 거야. 닝 초반에는 응원도 열심히 하고 꽤 즐거워했는데 1세트를 져버린 이후로는 말수도 적어지고 얼굴빛도 안 좋은 거. 그러나 닝보다 배구에 더 집중해버린 캐는 그걸 몰랐겠지 ㅋㅋㅋ 이쪽저쪽 선수들 경기 스타일도 파악하고 이런 식으로 하면 좋겠다, 하면서 침착하고 냉철하게 분석도 할거야. 그러나 우리의 쿠소닝은... 그러지 못했지. 2세트가 시작하자마자 상대팀에게 3점을 연속으로 내어준 후였어. 판단 미스로 인해 1점을 또 내주게 되자 닝은 주먹을 불끈 쥐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어. "쉬벌 딱 봐도 정면으로 들어오는 걸 거기서 받으려고 해!?" 시합에 몰입하고 있던 캐는 그제서야 정신을 번쩍 차리고 닝을 쳐다볼 거야. 얼마나 화가 났는지, 얼굴은 시뻘겋게 물들어 있고 작은 손은 꽉 쥐어져선 팔까지 부들거리고 있었어. 평소라면 그 앙증맞은 손이 귀여워 살살 달래줬겠지만 그럴 수 없었어. 한 마디만 거들거나 건드려도 그 주먹으로 맞을 거 같았거든. 캐는 충격을 받아 멍해진 표정을 숨기지도 못한 채 다시 코트로 시선을 옮겼어. 맞기는 싫으니까. 그러나 닝의 입을 멈추질 않았어. "아니, 이 시점에서 투어택을? 세터 뭔 생각이야??" "저걸 블로킹이라고 한 거야? 아앙~? 키 작은 나도 저거보단 잘 하겠다." "감독 새끼 뭐해! 빨리 애 바꿔!!" 닝의 외침은,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지만, 특유의 작은 목소리 때문에 옆에 앉아있던 캐 말고는 들은 사람이 없었어. 캐는 경기가 어떻게 기억나지 않았고 닝은 자신이 열심히 응원(?)하던 팀이 이긴 기쁨에 싱글벙글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지. 저녁도 본인이 사고 디저트도, 캐랑 헤어지기 전에는 간식들을 왕창 사고 캐 손에 쥐여주곤 돌아설 거야. 캐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마치 스킵 된 것 마냥 기억이 뜨문뜨문했어. 손에 들린 간식 더미들을 제 방에 우수수 떨어뜨리고선 핸드폰을 들어 닝에게 문자를 보낼 거야. '닝, 아무래도 우린 아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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