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긴 글이지만 읽어줬음 좋겠어 나익은 20대 중반이고 타지역에서 일하는 와중에 엄마가 파산신청을 했는데 경매에 넘어간 엄마 사업장을 다시 하신다고 나한테 너가 4000만 대출 받아서 다시 받아달라고 한 적이 있었어 근데 내가 알아본 결과 4000이 더 되는 대출비였고 그 일로 엄마랑 나는 크게 싸워서 엄마가 나한테 엄청 심한 말 하고 연 끊자고 하셨어 그런데 결국 엄마가 먼저 문자가 오고 다시 문자나 전화로 간간히 연락만 하는 사이가 됐었는데 이번 추석에 내가 코로나 때문에 내려갈 생각 없다니까 엄마가 올라오시겠다고 하는 거야 처음에는 싸울까 걱정도 됐고 그 대출 얘기 할까 봐 겁났는데 엄마가 그 일 이미 정리했다고 걱정 말래 근데 엄마가 며칠 전에 사업장을 정리해야되서 청소하시는데 내 짐으로 된 박스가 있어서 이걸 우리집으로 가져가서 같이 정리하고 버리자고 하셨어 그래서 나는 추석에 쉬고만 싶으니까 다음에 갈 때 내가 정리하고 버린다고 집 베란다에 놔둬달라고 했지 그런데 엄마가 우리집에 너 짐 둘 공간도 없는데 무슨 소리냐 그러는 거야 저번에도 본가에 막상 가도 오빠방 엄마방 뿐 나 잘 곳도 거실이고 심지어 나 백수일 때도 거실에 매트리스 깔고 지냈거든 그게 내심 서운했는데 이번에도 박스 두세 개 가지고 그러니까 나도 속상해서 추석에 쉬는 날인데 왜 일을 해야하냐 그러다가 싸웠거든 그래서 그걸 계기로 그 뒤로도 몇 번 싸우고 그런데 또 엄마는 와중에 엄마 일 복잡해져서 갈지 말지 고민이다 하고 그래서 결국 내가 화요일에 엄마한테 문자를 보냈어 어차피 건강때문에 올지 말지 고민할 거면 그냥 오지 말아라 이렇게 싸우는 것도 서로 지치고 스트레스다고 그런데 그걸 보냈는데 답이 없고 그 다음날에 전화가 온 거야 안 받으려다가 받았더니 아무렇지 않게 엄마 시장인데 뭐 살까 이러시는 거야 그래서 내가 문자 안 봤냐니까 봤다 그런데 내가 답 안 하지 않았냐길래 내가 재차 말로 설명을 했지 오지말지 고민하느 거 같은데 오지 말아라 했더니 내가 언제 올지말지 고민했냐 내일갈지 모레갈지 고민했지 이러고 내가 싸우기 싫다니까 엄마는 우리가 언제 싸웠냐 너 이상하다 이런식으로 가시다가 너가 엄마 가는 게 싫으면 오지 말라고 확실하게 말해 이러다가 일단 지금 시장왔으니까 나중에 통화하자 끊어라 하고 끊으셨어 그래서 내가 문자 하나를 더 보냈지 솔직히 엄마 오시는 거 불편하다 내 문자 보고 무시한 것도 기분 나빠서 괜히 얼굴 보면 싸울 거 같다 서로 그만 스트레스 받았음 좋겠다고 근데 계속 답도 전화도 안 와서 밤에 다시 전화를 했더니 자고 계시는 거야 그래서 내가 안 오는 거지? 이러니까 무슨 소리냐 내일 간다니까 이래서 내가 문자 안 봤냐니까 오늘 바빠서 확인 못 했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오지 말라고 했잖아 이러니까 자기 새벽에 일어나야 하니까 일단 끊으라고 하더니 끊더라고 이 상황에서 분명 엄마 새벽에 일어나서 우리집 갈 짐 다 챙기고 절에 갔다가 바로 우리집으로 올텐데 그 거리가 짧은 것도 아니고 세네 시간은 걸려 거기다가 낮에 전화하면 또 절이라고 나중에 통화하자고 할 게 뻔한데... 특히 나는 엄마의 사소한 정을 원하는 건데 엄마는 너무 돈돈 거리셔 못사는 것도 맞지만 내가 무조건 용돈 줘야하는 거라고 생각하시고 내가 용돈 안 드리지만 기념일에 선물 드리고 혼자 월세 보증금 보험비 등등 그냥 엄마한테 손을 안 벌리고 살아 근데 엄마는 연세가 드셨으니 놀고만 싶고 받고만 싶은 거 알지만 오빠도 일 안 하는 판국에 나 혼자 스트레스 받고 사는데 엄마는 그걸 몰라 나한테는 돈돈 거리지 말라고 하면서 빨리 돈 모아서 전세 집을 얻으라고 하시고... 거기다가 저번 대출 일로 엄마가 나한테 모진 말씀만 하신 게 계속 걸려서 더 힘든 거 같아 우선 엄마한테 문자로 한 번 더 오지 말라고 계속 말씀드린다 저 이제 너무 지쳐서 혼자 쉬고 싶다 일어나면 전화 달라고 문자 드려놨는데 내가 너무 불효녀고 엄마의 삶을 이해 못 하는 걸까 이제 이런 문자 보낼 때마다 죄책감까지 들어... 그냥 내가 조금만 더 엄마 이해하고 참고 엄마 오는 걸 반겨야 했나... 나 어쩌면 좋지 가끔은 그냥 없어지는 게 속 편할 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