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철없이 이상한 친구들이랑 놀면서 담배..피웠었는데 항상 뒤처리 깔끔하게 해서 안들켰었음
근데 그 날은 엄빠가 여행간 날이라 냄새 안지우고 집에 들어갔거든?
퇴근한 오빠 지나쳐서 방에 들어왔는데 잠시후에 오빠가 굳은 표정으로 들어와서 너 담배 피냐고 물었음
오빠랑 10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서 오빠보다는 삼촌 같았는데 되게 착해서 나한테 화 한번 낸적 없었거든 그래서 그 날 오빠만 있는 거 알고 냄새 지우기 귀찮아서 그냥 들어간거야 왜 그랬지..
내가 아니라고 하니까 그럼 이 냄새 뭐냐고 따지더라고
가족 중에 제일 편하게 대하는게 오빠였고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좀 만만하게 봤던 게 사실이라 위기감 같은 건 하나도 안들었고 계속 앵무새처럼 아니라고만 하다가 끈질기게 계속 물으니까 적반하장으로 아 내 방에서 나가라고 짜증까지 냈음..
이런 반응에 내가 폈다고 확신했던거 같음. 오빠가 나 잠시 노려보다가 갑자기 뺨 때림
풀스윙은 아니고 적당히 힘조절은 한 거 같은데 아프긴 진짜 아팠음...
한대 맞고 정신 못차리고 어버버하고 있는데 오빠가 욕함
맞은 것보다 그게 더 충격이었어 오빠 욕하는거 본 게 그때가 처음이었거든. 잘하더라...
내가 우니까 무표정으로 슥 보더니 그냥 나감
분하고 억울해서 잠이 안왔음. 솔직히 잘못했고 맞을 만한 짓이었는데 그 때는 철이 없어서...
계속 침대에서 몸부림치고 있는데 시간 지나니까 쪽팔림이 더 커졌음. 부모님한테 말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도 들고
그 때 당시 오빠가 새벽 6시에 집에서 출근했었는데 내가 먼저 일어나서 아침밥 차림. 원래 그 시간에 절대 안일어나는데 죄 지어서 그런가 자동으로 눈이 떠졌음
어색하게 서로 밥 깨작깨작 먹다가 오빠가 어제는 미안했다고 문제집 살 돈 필요하댔지? 하면서 5만원 줌
부모님한테는 말 안할거고 담배 건강에 정말 안 좋은 거고 끊으려고 노력해보자고 하는데 눈물이 핑 돌았음
가끔 생각나면 이불 걷어차게 되는 흑역사임...
한달 전에 같이 술 마시다가 이 얘기 꺼냈는데 자긴 기억 안난다고 모른 척함 ㅠㅠㅠ
아 오빠가 준 5만원 덕에 이주일간 떡볶이 실컷 먹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