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소식] '다녀오겠습니다'최채흥·최지광·김도환, '이등병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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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소식] "다녀오겠습니다"최채흥·최지광·김도환, '이등병의 편지' | 인스티즈

삼성 라이온즈의 미래로 평가받는 선수 3명이 잠시 쉼표를 찍어간다.

지난 13일 선발투수 최채흥, 구원투수 최지광, 포수 김도환이 삼성 생활을 잠시 멈추고 국군체육부대(상무)로 입대했다. 삼성은 6명의 선수가 상무에 지원했는데, 최채흥, 최지광, 김도환이 합격 통보를 받았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최채흥은 2020년 11승 평균자책점 3.58로 활약하며 삼성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었다. 당시 리그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을 보여줬다.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시작했고 구속 저하로 인한 부진을 겪으며 5승 9패 2홀드, 평균자책점 4.56으로 주춤했다.

2017년 2차 1라운드에 삼성 부름을 받은 최지광은 안정적인 밸런스에 많은 지도자의 칭찬을 받은 투수다. 김성근 감독이 "저런 투수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 잠재력은 2019년부터 터지기 시작했다. 구원투수로 10홀드 2세이브를 달성했다. 2020년에는 빠른 볼 구속을 150km/h대로 끌어올렸고, 140km/h대 고속 슬라이더를 더해 삼진율을 끌어올렸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챙기며 삼성 주축 구원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2019년 2차 2라운드에 삼성에 뽑힌 김도환은 포스트 강민호라는 평가을 받았다. 데뷔 시즌부터 백업 포수 경쟁에서 이기며 1군 61경기 출전에 성공했고 2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0년과 2021년부터 치열한 백업 포수 경쟁에서 고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잠재력이 가장 큰 포수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는 13일 상무 입대 하루 전날 세 선수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세 선수의 구술을 편지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최채흥

안녕하세요 삼성 라이온즈 최채흥입니다. 상무 입대를 눈앞에 뒀는데, 입대를 앞두고 있어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팀에 있으면서 많은 응원을 받았습니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잠시 팀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머리를 밀고 보니 입대한다는 게 실감이 납니다. 이제 입대해서 군복을 입게 되면 더 실감이 날 것 같은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올해는 많이 아쉬운 시즌이었습니다. 준비를 많이 못 해서 제 자신에게 실망스러운 시즌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던지는 밸런스가 좋지 않았는데, 잘 되지 않아 속상했어요. 팬들께서 많은 응원을 해주셨을 텐데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군 복무를 하면서 아구를 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인 것 같습니다. 제가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게 큰 복인 것 같습니다. 최근 구속이 떨어진 게 아쉬웠습니다. 복무 기간 동안 운동 열심히 해서 구속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그에 맞춰서 몸도 조금 키워보려고 해요. 체중보다는 근육량에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 긴 시즌을 치르는 체력적인 문제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 순발력 운동을 병행하면 구속 향상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체적인 밸런스가 흔들렸기 때문에 복무 기간 동안 투구 폼을 처음부터 수정한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해볼 생각입니다. 최적의 자세를 찾는게 가장 좋을 것 같아요. 힘들겠지만, 열심히 해서 다시 예전의 투구를 찾아볼 생각입니다.

남의 군 생활은 빠르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팬들께서 생각하시기에 제 군 생활은 빠르게 지나갈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시간이) 느리게 가겠지만…. 빠르게 다녀오겠습니다. 더 성장해서 좋은 선수가 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준비하겠습니다!

최지광

안녕하십니까 삼성 라이온즈 최지광입니다. 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사실… 특별히 별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보통 싱숭생숭하다고들 하는데 그냥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다행인 것 같아요.

같이 생활하던 동료들과 떨어지는 것이 오히려 기분이 이상해요. 잘 챙겨주신 선배들도 많고 친한 사람이 많았어요. 그래도 뭐 어차피 갔다 와야 하는 거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규민이 형 이랑 가장 친한데, '제가 갔다 올 때까지 삼성에 있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다른 선배들도 다치지 말고 잘 다녀오라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여기서처럼 늘 야구만 할 수 있지는 않겠지만, 계획은 세워놓은 게 있습니다. 그동안 구속이 빨라지면서 제구가 조금 흔들렸어요. 제구부터 다듬을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제구가 돼야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으니까 가장 큰 목표를 제구로 잡았습니다. 더 많이 던지고, 투구 감각을 느끼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돼 1년 반 동안 집중할 생각이에요.

매년 똑같이 시즌 초반에 좋고 중반부터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프로야구 선수니까 기복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군대에서 반환점을 잘 잡아볼 생각입니다.

5년 동안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는 최지광을 팬들께서 기억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기억하는 모습보다 더 성장해서 돌아오겠습니다.

김도환

안녕하세요. 삼성 라이온즈 포수 김도환입니다. 이번에 상무 입대하게 돼 팬 분들께 이렇게 인사를 드립니다. 실감이 나질 않네요. 입대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잘 모르겠습니다. 실감이 안 나서….^^

상무에 있어 봤던 형들은 야구를 집중해서 할 수 있고, 몸도 잘 만들 수 있는 좋은 곳이라는 조언을 많이 해줬습니다. 최근에 군대를 다녀오거나 한 형들은 현실적인 조언을 해줬어요. 훈련소 들어갈 때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셔서 조금 더 쉽게 입대를 준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형들 감사합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야구와 운동이 집중할 수 있는 상무에서 몸을 조금 더 잘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제가 제 몸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준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야구를 할 때 필요한 동작, 움직임 등이 잘 나올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경기에 많이 나가서 경험을 더 쌓고 싶어요. 경기 많이 나가면서 제가 부족한 점들을 알아내는 게 먼저인 것 같고, 그다음에 경험과 연습을 통해 저만의 무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획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민호 형이 잘 다녀오라고 격려를 해주셨어요. 그리고 선물도 직접 챙겨주셨습니다. 군대에 가서 몸 잘 만들고 좋은 경기 하다가 오라고 말씀해주시고 여러 농담도 해주셨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데뷔 시즌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제 자신에게 반성을 많이 하는 시간이었어요. 반성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프로 선수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상무에서 조금 더 발전하고 성숙해져서, 돌아와서는 좋은 모습만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