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소식 '이승엽·박찬호, 대표팀 감독 못한다' 왜? "AG부터 야구협회 규정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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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도쿄올림픽 ‘노메달’ 수모를 당한 한국야구는 2022년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 오는 9월 10일부터 25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19회 아시아경기대회를 설욕의 무대로 삼을 예정이다. 

임기가 끝난 김경문 감독의 뒤를 이을 새 대표팀 감독에 관심이 집중된다. 야구계에선 ‘국민타자’ 이승엽 KBO 홍보대사, ‘코리안특급’ 박찬호, ‘꽃범호’ 이범호 KIA 타이거즈 타격코치 등 스타 출신의 이름이 거론된다. 젊고 신선하면서도 중량감 있는 인사가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스포츠춘추 취재 결과 이승엽, 박찬호 등의 이번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지도자 임명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아시안게임부터 적용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 때문이다. 새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열리는 국제대회 감독은 반드시 1년 이상의 국내 지도자 경력을 갖춰야 한다.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증도 필수 조건이 된다.  

 

엄격해진 대표팀 감독 자격요건 ‘1년 이상 지도자 경력 필수-2023년부터는 지도자 자격증 필수’

 

지난해 도쿄올림픽까지는 야구 대표팀 감독과 선수 선발을 KBSA가 아닌 프로에서 대신했다. 규정대로라면 반드시 지도자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조항 제3조의 ‘단 KBO 소속 프로야구 지도자 및 선수를 대상으로 파견하는 국제대회(올림픽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등)는 예외로 한다’는 규정에 따라 KBO가 권한을 위임받아 자체적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3일 규정 개정으로 제3조 조항이 삭제됐다. KBSA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의 대회 때 KBO에 권한을 위임했지만, 이번 규정 개정으로 앞으로는 KBSA 규정에 따라 대표팀 감독과 지도자 선발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감독 선발 기준은 규정 제10조(국가대표 지도자의 자격) 항목에 세세하게 자세하게 나와 있다. 핵심은 해당종목 경기 지도경력과 전문 스포츠지도사 2급 이상 자격이다. 

10조 2항은 ‘국가대표 지도자 중 감독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한다’는 전제와 함께 다음 5가지 자격요건을 명시했다(사진 참조). 

 

이와 관련해 KBSA 관계자는 “해당종목 경기 지도경력은 프로 혹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국내에서 지도자로 일한 경력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즉 최소 1년 이상 국내에서 감독, 코치 경력이 있어야만 감독이 될 수 있게 규정한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지도자 경험이 없는 이승엽, 박찬호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자동으로 후보에서 제외된다. 또 일각에서 후보로 거론하는 이범호 코치 역시 1년의 지도자 경력은 있지만 올림픽, 아시안게임 메달 경력이 없어 공모에 참가할 수 없다. KBO 관계자도 “특정인 이름을 거론할 순 없지만 최근 일각에서 거론하는 스타 출신 야구인들은 규정상 감독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 확인했다.   

다만 모든 호마다 필수 항목으로 명시된 ‘전문스포츠지도사 2급 이상 자격’은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해 3월 4일 정한 부칙 제3조(적용)에 따르면 “이 규정 ‘국가대표 지도자의 자격’의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증 소지와 관련한 사항은 프로 종목인 야구 종목에 한하여 2023년 1월 1일부터 적용”한다고 돼 있다.  

KBO 관계자는 “전문스포츠지도사 2급 자격증은 내년 이후부터 적용하게 돼 있다. 올해 아시안게임까지는 필수 항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신 “적용일 이전에 승인을 받은 국가대표 지도자는 적용일까지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경우 국가대표 지도자 계약이 만료된 것으로 본다”는 부칙에 따라 2023년부터 열리는 국제대회부터는 반드시 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소지해야 감독을 맡을 수 있다. 

대표팀 코치 자격도 비슷하다. 감독보다는 약간 허들이 낮지만, 국내 지도자 경력과 자격증을 갖춰야 국가대표 코치가 될 수 있는 건 마찬가지. 규정 제10조 3항에 나온 국가대표 코치의 자격요건은 다음과 같다(사진 참조).

 

 

AG 대표팀 감독, 기술위원회 아닌 야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가 결정한다 

KBO 관계자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정규시즌 중단 없이 치를 예정이라 현역 프로 지도자는 사령탑을 맡기 어렵다. 결국 재야인사와 프로 외부에서 감독을 찾아야 하는데, KBSA 규정상 국내 지도 경력이나 메달 획득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KBSA에선 “감독 후보의 풀이 줄어든 게 아니라 오히려 넓어졌다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KBSA 관계자는 “프로 지도자뿐만 아니라 아마추어에서 일하는 지도자까지 보다 넓은 후보군에서 감독 선임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라고 내다봤다.   

KBSA의 새 규정은 공고일로부터 한 달 뒤부터 공식화된다. 국가대표 규정을 개정한 지난해 12월 3일로부터 한달을 채운 만큼 KBSA도 본격적으로 감독 공모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KBO는 신임 기술위원장이 기술위원회를 통해 감독 후보를 정할 예정이나, 이렇게 정한 후보자도 KBSA의 평가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KBSA 관계자는 “감독 공모에 응한 지도자 후보들은 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의 평가 절차를 거친다. 여기서 추천하는 후보자를 KBSA 이사회에서 선발하고, 대한체육회에서 승인해 국가대표 감독을 확정한다”고 밝혔다. 경기력향상위원회는 국가대표 선수 출신, 지도자, 지역 협회 임원, 비경기인 등으로 구성된다. KBSA 관계자는 “늦어도 2월 안에는 감독 선임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판1]

오 완전 제대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