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나한테 지쳐서 3일간 생각할 시간 갖자 하고 얼굴 봤어. 당연히 나 매몰차게 거절당할 줄 알고 헤어질 생각으로 나갔는데 본인도 울고 나도 울고 그러다가 남자친구가 '혼자가 나을 것 같다' 라는 대답 나오길래 울면서 그러지 말아 달라고 했거든. 그래서 다시 한번 시간을 좀 충분히 가지기로 했는데, 걔가 나보고 연락 해도 된다길래, 그거 곧이곧대로 듣고 노래 들어보라고 카톡 한번 하고 씹히고, 다음날에는 진짜 나 장 보러 갔다가 걔가 좋아하던 음식 눈에 보여서 사가지고 그냥 저녁에 그것만 냅다 주고 집 왔어. 밥 잘 안 챙겨먹는 애라서. 그런데 음식 주던 날 보던 표정이 정말 말로 설명하기 힘든 표정이었거든. 근데 내가 그 표정 보고 완전히 무너졌음. 그래서 다음날 아침까지 혼자 생각하다가 걔한테 전화하고 이제 그만 하자고 울면서 내 물건 가지러 들르겠다고 하고 갔거든. 가서 현관에 주저앉아서 엄청 울었어, 진짜 내가 미안하다고 나는 차라리 서로 연락 말자 할 땐 괜찮았는데, 연락 해도 된다 해서 한게 무시당하고, 나 그런 표정으로 보는거 보자마자 진짜 완전히 마음이 무너졌다고, 이제 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그만하고 싶다고. 막 펑펑 우는데 걔도 울더라고, 그러면서 자기한테 시간 준다고 해놓고 바로 연락오고 얼굴 보이니까 그냥 혼자 있는 기분이 안 들었다고. 그런데 자기도 처음에 3일 가질 때에는 헤어질 마음이 확실했는데, 나 만나서 울고 얘기하고 나니까 헤어지는게 맞나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더래. 그래서 말 그대로 시간 가지고 생각해보겠다고 한거였다고. 근데 내가 힘들면 그만하는게 맞다길래, 내가 그럼 연락 하지 말고 시간 갖자고 연락 아예 안 하겠다고. 대신에 2주 뒤에 걔 생일이라 그것만 축하해 주면 안 되겠냐고(생일 축하를 제대로 한번도 안 해봤대서) 하니까 울면서 그러자고 대답하더라. 근데 내가 그러고도 너무 마음이 아파서 걔 손 잡으면서, '그렇다고 나 너무 밀어내려고 노력하지는 마 알겠지? 내 생각 해 줘야돼 약속해줘...?' 하면서 우니까 걔도 계속 눈물 떨어뜨렸고. 그러고 나 집 가기 전에 '내가 많이 사랑해, 그리고 잊어버리면 안 돼, 너도 나를 사랑한다고 대답했던거 잊어버리지 마' 이러면서 손 잡으니까 그때는 진짜 처음으로 반년만에 오열하는 걸 봤어. 그렇게 현관에서 오열하다가 내가 문 닫고 나간 줄 알고 공동현관 문 잡고 펑펑 우는데 신발 신고 따라나와서 안아주더라. 그러고 내가 웃으면서 약속했다! 2주뒤에 우리 보는거야...! 푹 쉬고, 일 잘 하고, 내가 못 챙겨주니까 잘 좀 챙겨먹고, 하고싶은 거 다 해! 하고 왔거든... 난 이제 진짜 연락 안 할거고, 2주 뒤에 머리도 하고, 싹 달라진 모습으로 웃으면서 생일 축하만 해 줄 건데... 이런 경우면 재회 가능성 아예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