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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20182l 42
이 글은 1년 전 (2022/11/29)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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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글쓴이가 고정함
올까 말까도 정말 고민했는데 제가 이 썰을 정말 열심히 써서...!
꼭 완결을 내고 싶기 때문에... 이렇게 호출을 하게 됐습니다! 19금 외전은 물글에 링크를 따로 올릴 수가 없기 때문에!

지금 적어놓고 튈 제목만 적고 튀겠습니다!

19금 외전: 🏐 임신튀는 후회물의 끝장에서 - 🔥 외전

오래 기다리셨을텐데 이렇게 늦게 찾아와서 미안합니다...!!
2편은 아마 곧 적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공지 아닌 공지임다...!

1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ㅋㅋㅋ아... 난 봤다 교수님의 표정이 굳던 순간을... 진짜 기분 최악이다. 고로 글을 쓰면서 슬픔을 승화시키자 나 안 울어요 안 운다고요
1년 전
글쓴닝겐
* 센티넬버스 AU
* 중간에 사라지면 우느라 그런 거예요ㅠㅠㅠ

1년 전
글쓴닝겐
01.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이상한 날이었음.
장마철도 아닌데. 이상도 하지.

"...리모델링했댔는데."

리모델링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해댔던 기숙사에서는 녹슨 철의 쓴 냄새가 났고.

닝은 방 안에 구겨지듯 처박힌 채 바깥을 보고 있었음. 하루종일 한 번을 울리지 않는 호출기를 손에 쥐고.

1년 전
글쓴닝겐
02.

독하네.

닝의 머리를 스친 생각은 그 세글자가 다였음.
아무리 내가 마음에 안 들어도, 자기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을 허투루 쓰고 싶나.

...이럴 거면, 왜 파트너 계약을 연장한 거야.

그냥 계약 파기하지.
2년마다 돌아오는 그 재계약마다 계약 연장을 택한 건 그였음에도 매번 찬밥 신세가 되는 것은 닝이었음.

1년 전
글쓴닝겐
03.

'...네? 재계약이요?'

...그 사람이요?

그냥 따져묻고 싶었음.
재계약은 전적으로 가이딩을 받는 센티넬에게 선택권이 주어졌기에 닝에게는 선택권이 없었고

'...'

맞지 않는 가이딩을 거부할 권리도 전적으로 센티넬인 오이카와 토오루, 그래, 그에게 가있었기에 가이딩 명목으로 다른 여자와 입술을 맞대고 있는 것을 마주해도 닝은 아무런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지.

파트너 계약, 그거 뭐라고.

1년 전
글쓴닝겐
...다 때려치울걸.

닝은 꾸역꾸역 참아왔던 분노가 솟아오르는 걸 느끼며 욕을 짓씹어댔음.

"...적어도 현장 나간다는 말은,"

나한테 직접 연락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상부에서 보내는 메시지로 알게 해.

어떻게 기사로 나는 말 한마디에 의존하게 해. 대체.

닝의 시선이 멍하니 창문 밖에서, 다시 휴대폰으로. 휴대폰에 꽂힌 기사 한줄에 흘러갔음.

오이카와 토오루,
그 말 하나만이 잔상처럼 닝의 눈에 흘러들어갔고 어른거리기 시작했음. 지독하게 잔인하네.

1년 전
닝겐1
하앙센세!
1년 전
닝겐2
오이카와... 제대로 후회해라ㅠㅠㅠ
1년 전
닝겐3
오늘은 여기다....
1년 전
글쓴닝겐
04.

뭘 그렇게 노력하고.
뭘 그렇게 애를 쓰고.
뭘 그렇게 예뻐 보일 거라고...

가이드고 뭐고. 센티넬이고 자시고.

닝의 코끝이 붉어질 수록 눈시울이 점점 부풀어올랐고. 눈물은 비처럼 주륵주륵 흘러내렸음.

아, 그 인간 뭐라고 억울해해.
그 인간 뭐라고 서러워해.

그래, 오이카와 토오루.
그 사람 그거 뭐라고. 자꾸만 드는 의문을 찢어내고 이제 정말 놓자고 마음을 먹었을 때,

띠롱-

작게 울리는 호출기의 알림 소리.
그 하나로 닝은 이제까지의 서러움 슬픔 여전한 애정까지도 모두 내려놓고 호출기를 들었음.

그래, 오이카와 토오루.
그 남자 그거 뭐라고. 미련하게.

1년 전
글쓴닝겐
05.

하지만 공교롭게도

"...아."

그 순간 닝의 눈에 들어온 알림은

[Web 발신]

오이카와 토오루, 현장에서 임무 마치고 복귀 중입니다.

- 상황실

...파트너 센티넬이 현장에서 돌아올 때면 주는, 자동응답기 같은 상황실 알림이었음.

1년 전
글쓴닝겐
"..."

'상황실조차 날 챙기는데.'

그 남자는,
오늘도 어김 없이 다른 가이드나 끼고
현장을 돌았을 테지.

하, 헛웃음이 허공에서 흩날리고
닝은 턱끝에서 차오른 울음을 꾸역꾸역 참아내고 꾹 말아쥔 주먹을 벽에

쿵,
그렇게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는데.

한 번 더 쿵,
그렇게 한 번만 나한테 연락해달라고 했었는데.

손이 아파 말아쥔 주먹에 경련이 일 때까지 내리쳐댔음.

그런데 왜... 우습게 아프지조차 않는 것 같은지.

1년 전
글쓴닝겐
06.

그 모든 부탁도 애원도,
한 번을 들어주지 않더니.

"...멍'청이."

이렇게 쉽게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그가,
참으로 대단하게만 느껴졌음. 어떻게 모든 사람한테 그리 따스한 사람이, 자신에게만 이토록 차가울 수가 있는지.

'...날 대체 왜 파트너 가이드로 삼은 거예요.'
'그야 당연히 닝쨩과 내 매칭 퍼센트가 91%나 되니까.'

그럼, 왜...
당신 옆에 끼고도는 그 가이드는. 매칭율도 좋지 않으면서 데리고 다녀요?

관계가 깨질까 두려워 말하지 못했던 말들이 속사포처럼 콸콸, 이제 와 이제야 콸콸 쏟아졌음.

'...하아. 닝쨩, 나 오늘 현장 다녀와서 피곤한데. 나중에 하면 안 돼?'

자신을 바라보지도 않고,
만지작거리던 휴대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말을 잇던 모습이 그리도 선명했기에.

1년 전
글쓴닝겐
07.

그리고 왜인지 지독하게도 비참한 이 순간, 제게는 한 번도 유효하지 않았던 그 옛날, TV 속에서 보았던 앳된 미소를 보였던 오이카와가 떠올랐음.

'그 가이드한테도, 그렇게... 웃어줬을까?'

얼마나 멍'청해 빠졌는지.
한다는 말이라는 게, 여전히 애정 따위나 갈구하는 말이라니.

이 역시 비참했음.

1년 전
글쓴닝겐
08.

"...욱!"

그 생각이 들기 무섭게 닝은 소름이 오소소 돋아 오르고 토기가 솟구치기 시작했음.

'...다 거지 같아.'

남에게도 그리 잘났고 제게도 그리 잘난 남자를 잡은 결과가 이 꼴인가 싶어서.

타다닥...!

몇 평 남짓 되지도 않는
작은 기숙사 방 안을 달려 욕실까지 향하는 발소리가 녹슨 철 냄새와 퍽 닮아있는 것 같았음.눈물은 흘렀지만 닦아낼 수가 없었음.

솟아오르는 토기를 누르려 입만 죽어라 막아대고 있었기 때문에 닝의 조그마한 입을 막은 손에서는 끅, 끅거리는 소리만 조용히 울려 퍼졌고.

손 틈 사이에서 흐르는 건 그때, 세상 물정 모르고 그에게 다가간 자신에 대한 지독한 후회였지.

그러지 말걸-
하는 후회.

1년 전
글쓴닝겐
여기서부터는 닝의 시점으로 적고 싶기 땜에 닝 시점으로 ㅎㅁㅎ❤️

* 울고 왔져염 교수님 미워

1년 전
글쓴닝겐
09.

***

"... 아."

후회가 겹겹이 쌓여서 그런지.
자꾸만 현실을 부정하고 싶나 보다. 미쳤나 봐, 정말.

생리가 몇 달째 밀리길래 반신반의하며 사 왔던 테스트기의 빨간 두 줄을 바라보며

하루 종일 울리지 않는 호출기를 붙잡고 잠에 들었던 내 모습을 상기시킨다.

비도 오고,
새로운 만남도 있고.
속도 쓰리고.

이별하기에 딱 좋은 날이야, 그치. 토오루.

1년 전
닝겐4
후회물 미친다
1년 전
닝겐5
하 개좋다
1년 전
닝겐2
ㅠㅠㅠㅠㅠ튀자... 벤츠 잡자...
1년 전
글쓴닝겐
10.

처음은 그냥, 속이 쓰려서.
내가 아닌 다른 상대와 눈을 맞추고 입을 맞대는 그 사실이 배가 아파서 구역질이 나나 했다.

가끔 토오루는,
...아니 오이카와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나를 안고는 했으니까. 그에게 배려없이 거칠게 안기던 그 순간에도 나는

'그 가이드는?'

그녀는 어디에 두고 나를 찾나, 그 생각뿐이었기에. 그런 관계로 생긴 아이 따위에 정이 붙을 수 있을리가.

1년 전
닝겐1
센세 울지마❤️
1년 전
글쓴닝겐
8ㅁ8 흑흑
1년 전
닝겐5
이건 무조건 오이카와 잘못이다
1년 전
글쓴닝겐
11.

다시 마주했던 첫사랑은 쓰렸다.
화사한 봄볕 같던 사람은 내게만 매서운 겨울바람처럼 돌아섰고. 그게 몇 년간 지속되면서 노력이든 체념이든 ...부정이든 모든 게 서서히 무뎌지기 시작했다.

센터가 자랑하는 센티넬,
그 이름값 하나에 좌지우지되는 대중은 이제 갓 햇병아리 정도의 신입 가이드에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기에.

무언가를 떠나기도,
버리기에도 좋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두 줄이네.'

빨갛네.
거기까지가 끝이었어야 하는데.

눈에 띄는 변수 하나로 내 마음은
모순되게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언제 생긴지도 모르고, 애정 어린 말 하나 오가지 않았던 관계로 생긴 존재에 마음이 들썩이기 시작한다.

아, 어떡하면 좋아...

1년 전
글쓴닝겐
12.

...뭐부터 해야 할까?

짐부터 살까?

그래. 이렇게 된 거 센터를 떠나야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쳐야지. 어차피 나한테 누가 관심을 갖는다고. 센터가 알아주는 센티넬, 그 옆에 붙는 햇병아리 신입 가이드 하나. 그게 나에 대한 감상의 끝일 텐데.

"...하하."

그래, 이런 순간이 와서야 몇 년을 돌고돌아 마주하지 않으려 애를 썼던 결론에 결국 도달하고 만다.

'내가 사라져도'
내가 죽는다고 해도

...오이카와 토오루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아.

그것이 현실이라는걸.

1년 전
닝겐3
쓰니 최고야 굿
1년 전
글쓴닝겐
시험을 망쳐서인지 더 잘 적히네요 히히...
1년 전
글쓴닝겐
13.

마주한 현실이 쓰려서인지
첫사랑에 비로소 실패했다는 것을 깨달아서인지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졌다.

그 남자 그거 뭐라고.
뭐 그리 잘난 남자라고.

세상 사람 누가 뭐라고 소리치든
내게 만은 아니었는데. 잘나도 좋은 남자는 죽어도 아니었는데.

아이를 지우고 도망치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느냐고 한다면...

'이러다 아이 아빠가 안다면?'

지우라고 한다면?
아이 하나로 자기 발목을 잡는다고 욕을 퍼부으면 어떡하지. 그래서 만약에......

내 머리는 정말 멍'청해빠진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를 지운다'는 선택지는 떠오르지 않았다고 답하겠다. 오히려...

"... 멍"청해."

아이를 지우라고 할까 봐.
두려움에 질린 내 표정이, 욕실 거울에 형형하게 비추어지고 있었기에. 다른 수가 없었다.

1년 전
글쓴닝겐
14.

백팩 하나에 다 들어가는 양.
각질이 오돌토돌 올라온 입술을 매만지며 생각한다. 몇 년간의 내 행적이, 고작.

"...진짜 별 거 없다."

내 입으로 내뱉고도 픽 웃음을 내뱉는다. 한 달 산 신입 가이드보다 내 짐이 더 적을 것만 같아서.

곧 있으면 오이카와가 올 테니까.
그가 오기 전에 센터를 나서자고 생각해 서둘러 욕실을 치우고 테스트기를 휴지통에 쳐박고.

뒤숭숭한 몰골로 신발장 앞 전신 거울 앞에 서서 웃어본다. 괜히.

이건 여행이라고.
버려지는 게 아니라고 속삭이기 위해서.

1년 전
글쓴닝겐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입을 벙긋거린다.

"...그냥, 딱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동정이라도 좋으니까.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나를 좀... 해대주지."

그들에게 하는 것의 반만이라도 내게.
이제 와서 이런 푸념이 무슨 소용이야. 그래.

그래도 센터 간판의 가이드랍시고
1인실을 내어줬던 위선적인 편의에 욕을 내뱉는다. 그 잘난 인생에서 꺼"져줄 테니 잘 살라고.

...아. 이미 잘 살고 있나.

1년 전
닝겐5
아 진심 개슬프다 너무 불쌍해
1년 전
글쓴닝겐
15.

원래 이 시간의 센터는 붐빌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자신의 파트너를 기다리기 위해서. 센터 문 앞에 서있는, 형형색색의 우산이 바로 그 방증이다.

나도, 처음 몇 번은 그랬었지.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던 나를 보던 그 눈빛이 당혹스러움도 반가움도 아닌

'아. ...여기까지, 닝쨩이 웬일이야.'

못마땅함이었을 때 이후로
다시 나가지는 않았지만. 그것도 다 옛날인가.

1년 전
글쓴닝겐
16.

그렇기에 이 시간의 기숙사의 복도는 정적.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 백팩을 맨 나를 제외하고.

"..."

그래.
아무도 남아있지 않아야만 했어야 했는데.
당신을 피해서 도망치기 위해, 이런 초라한 꼬락서니로 먼지 묻은 가방을 맨 나를 제외하고.

"...토오루."

운이 나쁜 사람은 끝을 보는 순간에도 불운하나보다.

1년 전
닝겐3
ㅠㅠㅠ닝 너무 안쓰러워 슬퍼하지마ㅜㅜㅜ
1년 전
글쓴닝겐
17.

"...토오루?"

그리고 그 모든 시작점에 선 사람은 무언가 잘못 들었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리고 말고. 난 또 무언가를 잘못한 사람처럼

"아. ...오이카와."

정정하고 만다.
원래 애초에 을은 끝까지 을이라잖아. 그 을의 법칙은 연애에서도 일방적인 짝사랑에서도, 이별에서도 유효하나 보다.

그래, 오이카와라는 말이 토오루라는 이름보다 더 익숙한 걸 보면. 이제까지의 행적을 보면 더 그럴 수밖에 없나.

"...어디 가."

그렇게 또 한참을 기다리다 들려오는 말에 귀를 의심한다.
당신이, 나를, 걱정할 리 없는데. 배웅은 원래 암묵적으로 가지 않는 것 아니었나? 당신이 네게 잘못한 것만을 따지다 평소답지 않은 모습에 내 잘못에 대한 고민에 빠져버린다.

내가... 뭘 잘못했지?

1년 전
글쓴닝겐
18.

"아... 그, 냥... 산책."
"...가방까지 매고?"
"치, 친구가 앞에 있다길래."

이런 식의 대화 주제는 처음이라 눈치가 보인다.
차라리 평소처럼 무관심하게 지나쳐주면 좋을 텐데.

"...그래?"

그의 가이드로서 허울 좋게 기숙사에 박혀있느라 친구 하나 제대로 사귀지 못한 제 처지를 당사자인 그만 빼고 다 아니. 불행인지 다행인지, 한결 같은 그의 무관심에 감사를 표하며 희미하게 웃어 보인다.

"어차피 넌... 늘 바쁘니까."

...그래, 차라리 다행이다.
미련이라도 남게 했으면, 그렇게 달게 굴었다면...

"주제 넘게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

널 잡았을 거야. 주제도 모르고.

1년 전
글쓴닝겐
19.

"그래. 우리가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고작 파트너 정도인데. 나한테 스케줄을 일일이 보고할 필요도 없긴 하지."

대체 우리는 뭘까.
내가 놓으면 끝나는 관계인 줄 알았는데 자꾸 헷갈리게만 하고.
매번 떨떠름한 얼굴로 나를 보던 주제에 한순간에 훅 치고 들어오고.

또 한참이 지나서야 들리는 말이 이게 전부다.

고작 '파트너.'
그에게는 세 마디에 불과할 말 한마디를 나는, 몇 년째 붙들고 있었나.

1년 전
글쓴닝겐
20.

"그래도 자꾸 말 도니까 가끔 좀 찾아와."

찾아가도 네 방에 없잖아.

"조금 있으면 2년 재계약인 거 알지?"

어떻게 잊겠어.
매번 그것 때문에 묶여만 있었는데.

"어차피 나 아니면 할 사람도 없잖아. 닝쨩 파트너가 난데, 그치?"

센터 간판이라는 이름값이 이렇게 무거웠으면,
애초에 당신에게 걸음하지 않았을 텐데.

"...응. 다 내 실수야."

센티넬과 가이드의 상관관계.
그래, 그거 뭐라고. 나는 늦었다는 말만 툭 내뱉고 발걸음을 옮긴다. 다 지난 늦여름의 비는 이상스러울 만큼 눅눅하고 축축했다. 그래서,

"...왜 그런 얼굴이야? 현장에 간다고 연락이 가도 한마디도 없던 사람이 지을 얼굴은 아닌데?"

...왜 자꾸 닝쨩은, 나만 나쁜 사람 만드는 거야?

나를 잡는 손길도 이상스러울 만큼, 불쾌했다.

1년 전
닝겐6
(내용 없음)
1년 전
글쓴닝겐
ㅇㄴㅋㅋㅋㅋㅋㅋㅋ 적다가 터졌네
몇 시간 전 제 얼굴 같군뇨

1년 전
글쓴닝겐
21.

...비가 이상스러울 만큼 눅눅하고 축축해서.
내 손목에 닿는 손길 역시 이상스러울 만큼 불쾌해서.

"...매번 센터 기숙사 안에서만 박혀있다 이제야 나오나 했더니."

그냥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꼴은 또 이게 뭐야. 누가 닝쨩더러 기숙사에 박혀있으라고 협박했어? 몸이 안 좋으면 병동으로 가든가. 약을 먹든가. 뭘 하든 했어야 할 거 아니야."

헤어지고 싶어졌다.
이별하고 싶어졌어.

"...오이카와."

그와.

"우리 재계약, 하지 말자."

세상 물정 모르고 달려들었던 이 바닥과.

1년 전
닝겐7
잠깐만 나 회사니까 이다가 퇴근할 때 달려올게 허억헝거
1년 전
글쓴닝겐
22.

처음으로 그 남자의 일그러진 얼굴과 마주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뭐?"

무관심, 일방적인 혐오, 멸시.
그런 것들과 항상 얼굴을 부닥치고 있어서 그런가. 내 말 하나에 이렇게 눈빛을 뒤흔드는 오이카와를 보는 건

"...다, 시 말해봐. 뭘 한다고?"
"재계약, 하지 말자고."
"...하."

순간 그의 입에서 터져 나온 조소보다 훨씬 더 낯선 것이었다.

"...닝쨩, 진짜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몇 년째 이 바닥에서 썩어가면서 재계약이 전적으로 센티넬 권한이라는 것도 몰라? 닝쨩에게 그런 선택권이 있을 것 같아? 애초에 파트너 계약이 왜 있는 건데."

그래, 이런 분노로 날선 말들조차도 발끝에 미치지 못할 만큼. 훨씬 더.

1년 전
글쓴닝겐
23.

"혼자가 편하대서 1인실도 내어줬잖아."
"그건, 널 가이딩 할 일이 있을 때의 얘기지."

너 빼고 다 알아.
센터 안에서 아는 사람이 너뿐이라고. 그래서 매번 기숙사에 박혀있던 거라고.

"...날 찾아오지 않은 사람은 너야."
"언제, 찾아오게는 해줬나."

방에 가면 없고.
병동을 가도 없고.
찾으러 가려면 항상 네가 그리도 싸고도는 가이드의 침실로 가야 했는데.

"왜 못 찾아오는데? 진짜 답답해서 하는 소리인데... 닝쨩 진짜 이기적인 거 알아? 말을 안 하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무당도 아니고."

이것도. 너 빼고 다 아는 얘기인데.

'오이카와 토오루가 자신의 파트너 가이드를 싫어한다고.'

당사자인 그만 빼고 다 아는 얘기를 몰라 화를 내는 그 모습이 우스워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흘려버리고 만다.

...바보 같아.

1년 전
글쓴닝겐
24.

내 웃음이 허공에 흩날리자 도리어 상대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지고.

"하아... 대체 왜 그래. 왜 이제 와서 그래. 아무런 말도 안 했으면서. 답답하네, 진짜."

정말 분노한 사람처럼 차갑고도 날선 어조로 내게 말을 쏟아붓는다.
이 또한, 드라마틱 하기만 해서. 자꾸만 실소가 흘러나온다. 마지막이라 그럴까.

"...후. 닝쨩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서 하는 소리야. 산책 다녀와서 얘기해."

'다녀와서.'
당신은, 너는 항상 이런 식이었겠지.
언제나 내가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겠지.

"...그래."

근데 그거 알아, 오이카와.
우리에게 이제 다음은 없어.

"...그때 또 똑같은 말 할 거면 돌아오지 마."

그대로 나가.

오늘은 참 이별하기 좋은 날이거든.

1년 전
닝겐3
후회공 스텝 척척 쌓고 있군
1년 전
닝겐2
ㅠㅠㅠㅠ일하고 왔더니 오이카와 진짜 모하는 거야ㅠㅠㅠ후회해라...
1년 전
글쓴닝겐
25.

- 돌아오지 마. 그대로 나가.

우습게도 정말 마지막인 것을 점찍어주듯 그렇게 말해줘서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을 쉴 때마다 짠맛이 잇따랐지만 그래도. 이별은 원래 다 짠 것인가 보다 생각하며

어디로 향할 건지 정하지도 않은 채 일단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짐을 짐 칸에 꾸역꾸역 밀어 넣으며 그렇게 센터로부터 멀어졌다.

그래, 아마 오이카와 역시 상상도 못했을 테지.
몇 년을 그렇게 붙어있었던 파트너의 짐이 고작 백팩 하나에 다 채워질 정도라는걸.
그의 무관심에 또다시 감사를 표한다. 아니었으면 도망치지조차 못 했을 테니까.

"...아가, 첫 여행부터 너무 과격하다 그치."

...아. 아니다. 도망이 아니지.
난 지금 여행을 가고 있는 거니까.

괜히 평평하기만 한 배를 쓰다듬으며 말해본다.

나는 버려지지 않았노라고.

그렇게 나는 내가 있어도 될 만한 곳을 물색했고.
반정부군이든, 그들이 부리는 괴수든, 모든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적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덜덜 떨리는 버스 안이 이상스러울 만큼 포근했다는 것만이 내 감상의 끝이었다. 이유는 몰라도 자꾸만 입가에 짠맛이 감돌았다.

1년 전
글쓴닝겐
26.

"...진짜 가네."

진짜 독해. 가란다고 진짜, 가.

평범하지만은 않게.
할 말 못 할 말 구분조차 못한 남겨진 사람은 생각한다. 멀어지는 여자가 그때와 같은 녹슨 장 우산을 쓰고 시야 끝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며, 자신이 한 말을 곱씹으며 무언가를 부정해댄다.

'아니야. 내 잘못이 아니야.'

...애초에 그 정도 등급이면 센터에 들어오지조차 못하는데.

내 상성과 잘 맞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한자리하려고 들어온 게 뻔히 보이는데 어떻게 예쁘게만 보겠냐고. 매칭 퍼센트, 그것 하나로 이제까지 제가 노력해왔던 것과 동급의 자리에 오르다니.

'편법이잖아. 불공평하잖아.'

그래. 화 정도는, 날 수 있잖아.

1년 전
닝겐8
하앙 너무 맛잇서요 센세……
1년 전
글쓴닝겐
27.

불공평했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했다.

'아. ...여기까지 닝쨩이 웬일이야.'
'아니, 그냥... 배웅, 하고 싶어서요.'

그래서 남들에게 보이는 미소를 그 애에게는 보이지 않았고. 노력하는 것이 눈에 보여도 모른 척했다. 그날은 추운 겨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조그마한 손으로 우산을 편 채로 몇 시간이고 기다렸을 그 모습에 흔들렸다고 인정해버리면,

'...자네 파트너 가이드가 영 실적을 못 내던데. 곧 재계약이지 않나.'

계약할 건가?
어차피 재계약은 전적으로 센티넬 권한이기도 하고.

'자네의 파트너가 아니라면 우리도 그런 하급 가이드를 데리고 있을 이유도 없으니.'

...정말 이제까지 불합리한 일을 당했어도 참고 참았던 제 자존심이 와르르 무너져버릴 것만 같아서. 그것이 그 애에게는 비참한 일일지라도 부러 모른 척했다.

'...그냥 두세요. 밥줄 끊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정말 무너질 것만 같아서. 모른 척하려 했다. 어떻게든.

1년 전
글쓴닝겐
28.

'난 그래도 최선을 다했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꼬박꼬박 현장에 나갈 때마다 연락했고.
받지 않아 사라지지 않는 '읽지 않음' 표시조차 무시하고 근 1년을 연락했다고.

[닝쨩]
[야마가타현(山形県)으로 잠시 출장 다녀와야 하는데.]
[...몸 괜찮으면 같이 갈래.]
[내가 아무리 재수 없어도 공적인 연락은 좀 받자, 응?]

1년 내도록 읽지 않는 문자를 보면서 너는, 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까.

1년 전
글쓴닝겐
29.

...정말로 한자리 해보려고 들어온 건가?

그렇게, 보지 못한 상태에서 오해가 쌓였고
쌓인 오해는 불신을 만들어냈고
불신은 냉정함을 불러왔다.

'...아무리 내가 매정하게 굴었다고 해도.'

어쩌자는 거야. 매번 기숙사에 박혀있기만 하고.
그래서 열이 받아서, 매번 다가올 때마다 밀쳐내고는 했던 가이드의 손길을 처음으로 받아들였다. 그래, 아무래도 거기서부터 모든 화근이 시작되었나 보다.

'...요즘 새로 다른 가이드와 부쩍 친하다고 들었는데. 그 가이드와 파트너를 맺을 텐가?'
'...제가 왜요?'

그래도 너를 영 내치는 것은, 이상스러울 만큼 불쾌감이 몰려와서. 단번에 기각시키고 뒤를 돌았다. 다시 그런 말 꺼낼 거면 호출하지 말라고 내뱉고서.

네게 연락이 가지 않았던 것이 애초에 네 호출기는 파트너 전용이 아니라 제 문자가 가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기에 생겼던 일이라는 것도.
그것이 쓸모 없는 하급 가이드를 내치기 위한 윗선의 수작질이었다는 것도.

'어차피 밤에 다시, 기숙사로 돌아오면 보겠지.'

...그렇게 정말 3년을 내리 보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것도.

그래, 그 순간의 오이카와 토오루는 정말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1년 전
글쓴닝겐
자, 이제 여기에 수식어 하나 더합시다.

#임신튀 #후회물 #굴렁쇠 #오해물(new)

1년 전
글쓴닝겐
30.

원래 삶이 힘들면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고 했던가.
늘상 느리고 눅눅하기만 했던 센터에서의 삶에 비해 3년은 참 쏜살같이 흘러갔다.

가끔 복숭아가 주렁주렁 열린 복사나무 아래 앉아있을 때면 그 사람도, 그 바닥도 다 옛날 일처럼 느껴지고는 했으니까.

"이제 네가 나올 때가 됐는데. 집에서 낳기에도 그렇고... 그치?"

맞지도 않던 가이드 일보다 아이를 품고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더 행복하게만 느껴졌고,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설렘 역시 느꼈다.

물론, 그 몇 년을 힘들게 하던 사람이 준 아이가 그 외로움을 지워준다니.
조금 아이러니하기는 했다. 그 또한 금방 잊어버렸지만.

1년 전
글쓴닝겐
31.

"새댁?"
"아, 아주머니."
"이제 산달 같아 보이는데. 이렇게 나돌아다녀도 돼? 몸도 무거울 텐데."

사람은 원래 추억 미화가 심하고 나도 그럴 뿐이라고. 매번 넘기는 일이지만. 그래도, 가끔 아주 가끔 당신의 소식이 궁금할 때가 있었다.

"아... 괜찮아요. 태동도 그렇게 안 심하고."
"애가 벌써부터 효자네, 효자. 아 참, 이 나무 우리 집 거인 거 알지? 알도 많이 열렸는데 먹고 싶으면 가끔 따서 먹어도 돼. 한창 힘들 때잖아?"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것이 궁금할 때가 말이다.

1년 전
글쓴닝겐
"... 감사합니다."

가령, 옆집의 복숭아가 너무 예쁘게 익어 먹기에도 아까울 때라든가.

"보고만 있지 말고. 먹어 봐."

왜 쳐다만 보고 있어?

오지랖인지 시골 특유의 인심인지 모를 복숭아가 손안에 들어왔을 때,
불그스름한 뺨, 가만히 있어도 온몸이 바들바들 떨릴 것 같은 날씨에도 어김없이 목도리를 매고 현장으로 향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 예뻐서요. 먹기 아까워서요."

당신은, 너는, 내가 없이도 잘 살고 있을 텐데도.

아니, 내가 없어 더 잘 살고 있을 텐데도. 괜히.

1년 전
닝겐9
센세 호출
1년 전
닝겐9
장편 너무조아여
1년 전
글쓴닝겐
앗 재밌나여? 다들 말이 없길래 재미없는 줄 알고 공부하러 튈라구 했는데!
1년 전
닝겐9
엇 저는 이제봤어요
1년 전
닝겐9
근데 아마 다들 열심히 지문 보고있지않을까여
1년 전
글쓴닝겐
재밌어야 할 텐데... 저의 애환과 슬픔과... 시험 망친 것에 대한 슬픔이 다 들어있답니다^_ㅜ...

* 울음은 그쳤슴니다
* 근데 배고파서 밥 좀 먹구 셤 공부 조금만 하고 다시 적으러 올게욥~

호출은 오면 누르겠습니다~!~~!

1년 전
닝겐9
넵 맛저하세여 센세
1년 전
닝겐2
퇴근하자마자 달려왔습니다 호출 누를게요♥
1년 전
닝겐10
갹 너무 맛잇다. 센세 나 기다려...
1년 전
닝겐3
호출💙
1년 전
닝겐11
진짜 맛있다ㅜㅠ 호출 누를기용
1년 전
닝겐12
센세 나 여기 누워있어요
1년 전
닝겐13
호출 눌러놓고도 못나가겠어요 이집..맛도리ㅠ
1년 전
글쓴닝겐

🕛

1년 전
닝겐13
대기 완!!!!!!!! 센 세 다!!!!!
1년 전
글쓴닝겐
32.

추억 미화, 기억 미화.
그의 얼굴이 어여뻐서였나. 첫눈에 반했다는 우스운 변명 때문이었나.

나는 복숭아 한쪽을 들고 며칠째 내리 앓고 있었다.
아주머니가 상하기 전에 먹으라며 바구니 째로 내어준 과일은 벌레가 먹어들어갈 때까지 내 작은방 안, 작은 협탁 위에 위치하고 있었고.

"... 이러다 터지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아주머니가 건네준 복숭아는 내 손안에서 묽어질 때까지 만져지고 있었다.
조물조물, 손끝으로 매끈한 선을 훑는 것이 마치

'... 닝. 나, 봐. 어서.'

...처음 그에게 안겼을 때, 한참의 고민 끝에 겨우겨우 그의 팔을 쥐었던 손길 같아서.
복숭아의 불그스름한 빛이 새벽녘 푸른 공기를 머금은 내 뺨에 녹아들었다.

붉어진 뺨이 꼭 그때, 목도리를 매고 현장으로 향하던 그의 모습과 꼭 닮은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1년 전
글쓴닝겐
33.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올 거야.
그러면 그 가을에는 혼자가 아니게 되겠지.

둥근 배를 쓰다듬으며 했던 생각은 그것이었다.
곧 나올 때가 된 것 같은데 아직 소식 없던 아이를 밤새 손끝으로 더듬어 쓰다듬으며 안부를 묻고. 묽어질 대로 묽어진 복숭아를 입으로 베어 물고.

"... 어? 아주, 머니?"

웬일이세요, 이 아침에?

그렇게 바구니에 수북이 쌓인 복숭아가 죄 내 입으로 들어올 때면

"밭에 가기 전에, 이쯤 되면 복숭아 다 먹었을 것 같아서. 가져왔지. 이번에는 좀 못났지만 실한 걸로만 가져왔어."

전에 보니까 예뻐서 못 먹겠다며.

그 바구니가 밑을 보이기도 전에 시골 인심을 가장한 오지랖을 부리며 다시 복숭아를 박스 째 건네는 이웃이, 그 웃음이 내게로 날아들었다.

"아... 이거 저 주시려고 다... 가져오신 거예요?"
"당연하지. 새댁 몸보신 잘 해야 애도 잘 낳을 거 아니야.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 없으면 얼마나 서러운데. 우리 집 서방이라고 있는 것도..."

센터에 있을 때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온기에 또다시 뺨이, 그들이 건네는 복숭앗빛으로 물들어갔지만. 나쁘지 않았다. 아니

"... 감사해요."

그 온기에 눈물이 날 만큼 좋았던가.

1년 전
닝겐6
센세이제어디못가요 군만두가 좋아요 찐만두? 아님 물만두?
1년 전
글쓴닝겐
저는 고기 만두 좋아해욥😏❤️
1년 전
닝겐6
진짜 너무너무너무 재밌어요... 문장도 너무 제 취향... 센세의 오지는 필력 만큼 만두 무한 공급 해 드릴게요 아마 방이 터지지 않을까? 헤헤
1년 전
글쓴닝겐
히히 닝 기여웡❤️ 재밌다니 다행이에요!! 가볍게 적으려고 시험 망치고 바로 나와서 쪘는데 생각보다 너무 길어지는 중^^! 그저 똥손인 쓰니일뿐 껄껄
1년 전
글쓴닝겐
34.

떠나길 잘한 걸까, 오이카와?
사실 산달이 다가올 때마다 자꾸 네 생각이 나.

...자꾸만 마음이 흔들려.

복숭아를 바라볼 때 문득문득.
복숭아를 닮았던 온기와 가끔 밤에 나누던 열감이 떠올라서.

"...새댁은 그럼 나중에 애기 아빠 만나면 뭐라고 할 거야."

그 딴 생각은 줄곧 느리게도 이어져 아주머니가 깎아주는 복숭아를 먹으면서도 나는, 그 속으로 빠져든다. 멍'청해빠진 난 어쩔 수가 없는 걸까.

"만날 수도 없을 것 같은데."
"에이, 사람이 원래 다~ 설마에서 일이 나는 거야. 젊은 사람이 드라마도 안 봐?"

만나면 욕을 퍼부어줄 거지?

"이때까지 고생시켰던 거 다 욕하고 와야지."

20대의 젊은 아이 엄마. 그러나 옆에 아이 아빠는 없는.
그 기묘한 모양새에 아주머니는 오래된 막장 드라마를 보듯 본인이 더 이입해 속이 터져라 한다. 직접 겪은 나는 놀라리만치 고요한 게 이상하다며.

1년 전
닝겐2
허어억 센세다
1년 전
글쓴닝겐
헉 맞다 호출 안 눌렀네요 누를게욥 ♥︎ =3
1년 전
닝겐2
히히 네❤️
1년 전
닝겐9
센하
1년 전
글쓴닝겐
닝하~!
1년 전
글쓴닝겐
"나였으면 아주 도륙을 내놨어. 어떻게 새댁 같은 여자를 두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 그런 육시랄..."

동네 목욕탕에서 들릴 법한 욕지거리와 분노를 담은 칼질.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갈색 눈동자 때문에 과일을 집어먹던 손이 느려지면

"새댁은 좀 사람이 이기적일 필요가 있어."

'...닝쨩은 진짜 이기적이야. 알아?'

아주머니가 복숭아를 입에 넣어주고 나는 그저 웃어 보일 뿐이다.
이제는 웃는 게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서. 그것이 마음이 놓일 뿐.

아주머니의 말에서 순간 옛날의 말이 스쳐 지나가고. 지독한 그리움도, 서러움도 다 내려두고 나가는 말은

"... 아뇨. 사실은 다시 만나는 일 없이 각자,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나가버리라고 본인 입으로 말하기도 했고.

"저도 그럴 예정이거든요."

그 흔한 후회물에서 볼 법한 말뿐이다.

1년 전
글쓴닝겐
35.

이 기묘한 기분도.
영영 보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도.
결국은 네가 누군가와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는 기사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지.

근데 있잖아, 오이카와.
나는 그런 것들보다도 더 다른 게 걱정돼.

나중에 아이가 컸을 때 너에 대해서 뭐라고 하면 좋을까.
너를 닮은 아이를 볼 때마다 널 떠올리게 되면 어떡하지?

우린 끝인데. 끝이어야만 하는데.

- 돌아오지 마. 그대로 나가.

그걸로, 그 말로, 우린 끝인 걸로 해야 하는데.

...자꾸 협탁 위에 올려진 복숭아가 날 잡아끌어.

1년 전
글쓴닝겐
36.

처음 한 달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들어오지 않는 너의 행적을 괜히 머릿속에서 굴리며 생각해댔고. 이틀 나흘 그렇게 사흘이 될 때까지도 난, 노르스름한 새벽녘을 알리는 두레박이 걸릴 때까지도 센터 앞에서 널 아닌 척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네가 날 기다렸던 그때처럼.

"...계약 파기요?"

파트너 계약을 파기했다고? 그것도 일방적으로?
파트너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기막힌 소리를 들었을 때도.

"만나러 오지도 않고, 인사과로 연락했다더군. 호출기, 그것 하나만 달랑 들고."

기숙사도 그대로야.

...다 두고 가고 싶을 정도로 이곳이 지긋지긋했나? 그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까.

그래, 두 달까지도.
내가 얼마나 미우면 그럴까. 마지막에 했던 말은 너무 했다고. 다시 돌아오면, 그때는 사과하자고 생각했으니까.

1년 전
글쓴닝겐
37.

"...야, 쿠소카와. 너-"
"아아, 이와쨩까지 설마 나한테 잔소리하게? 안 그래도 파트너한테 일방적으로 버림받았다고 소문 자자한데 이와쨩은 얹지 말자, 응?"

그래서 그때까지는 조금은 가벼울 수 있었다. 아직 겨우 두 달 째였으니까.

"하아... 아무리 생각해도 넌 진짜 개자식이다. 넌 진짜 그 사람한테 싹싹 빌어도 모자라."

싹싹 빌어도 모자란다는 그 말에 처음 들었던 감정은,

'선명한 의문.'

"뭐... 다시 돌아오면 빌어는 볼게. 싹싹까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까지 싹싹 빌어야 하나?
아니,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내가 뭘 그렇게 빌어야 해. 나도 노력할 만큼 했다고. 합리화했고 아직까지는 영 살만해서 동정과 괘씸함으로 흘기는 그 눈빛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아. 네 알아서 해라. 거지 같은 놈."

그래, 알아주지 않은 건 닝쨩이지. 내가 아니야.

1년 전
글쓴닝겐
38.

그렇게 석 달.
점점 불안감이 차오를 시기. 돌아오지 않는 너의 행적에 눈을 깜빡이며 하루 종일 울리지 않는 호출기를 바라보았다.

...어차피 내 문자는 받지도 않는데.

그건 공적인 일일 때도 같았잖아.
어차피 받지도 않는데. 멍'청해빠진 건 나였는지, 그걸 다 알면서도 손에 쥔 호출기를 놓을 수가 없었다.

"...진짜. 독하네."

받지 않는 문자. 없는 번호라고 나오는 번호.
그리고, 어느새 몸으로 와닿게 느껴지기 시작한...

"...어."
"...오이카와 선배님? 이 야밤에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흐암..."
"여기, 닝쨩'... 아니, 닝 씨 방 아닌가요?"
"아, 전달 못 받으셨어요? 1인실 비워두는 거 아깝다고 상부에서 명령 떨어진 거."

앞으로 이 방은 제 방이에요.

네 텅 빈 기숙사방을 차지한 새로운 주인에 그 순간은 현장에서 동료를 잃었을 때처럼 무너질 듯 입술을 파르르 떨어댔다.

너는, 이제 여기에 없다는 것이, 뼈저리게 와닿은 느낌이 이상스러울 만큼 불쾌했다.

1년 전
닝겐14
센 세... 이게뭐야 너무재밌어요 오이카와 후회물이라니!!!!!!!!!!
1년 전
글쓴닝겐
사아실 TMI로 원래는 아츠무로 하려 했는데 스토리라인이 오이캉이 더 맞을 것 같아서 오이캉 후회물로!!!! 재밌다니 그저 행복😆
1년 전
닝겐14
하아앙 캐 선정까지 넘 완벽한 천재가 분명. 진짜 너무너무 재밌어요... 센세 넘 최고 🥹🫶🏻🫶🏻🫶🏻
1년 전
글쓴닝겐
39.

아니야. 돌아올 거야.
돌아오지 않을 리가 없어.

현장에서 핏물을 뒤집어쓴 채로 터덜터덜 벤에 몸을 싣고. 나는 여전히 그것만을 상기시키며 몸을 떨어댔다.

그래, 내가 심한 말을 했던 건 사실이니까. 사과하자고.

돌아오면 이와쨩 말대로 싹싹 빌자. 손이 아플 정도로 빌자. 내가, ...이기적이었다고. 미안하다고. 진심이 아니었다고.

- 돌아오지 마. 그대로 나가.

그 말은, 절대로, 진심이 아니었다고.

그렇게 다짐한 것이 넉 달. 현장에서 정신 못 차리냐며 정강이를 차였을 때도 나는 여전히 네 생각뿐이었다.

정말 이와쨩, 이와쨩 말이 맞았나 봐. 나 정말, 개자식이었나 봐...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그 애를 찾고 싶은데, 찾아야만 하는데 그럴 수가 없어. 아무리 전국을 헤집고 다녀도 보이질 않아. 나, 나 어떡해?

내가 뭘 해야만 해?

시간은 그리도 빨리 흘러갔고,
눈 깜짝할 사이 시간은 어느덧 반년이 흐른 후였다. 아무것도 찾지도, 하지도 못한 채로.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그렇게, 느지막이 봄이 찾아왔다.

1년 전
글쓴닝겐
40.

따사로운 봄바람이 비스듬히 열린 창문을 타고 들어온다.
화사한 벚꽃 내음도, 중천에 뜬 해도. 모두가 봄이라는 것을 알리려 자꾸만 내게로 불어온다.

...네 방은 이렇게 따뜻하고도 삭막했구나.

그걸 이제야 느낀다. 네 방을 차지한 그 가이드와 방을 바꾸는 수고까지 해가며 나는 기어이 네 잔향이라도 붙잡고자 발악을 해댄다.

...너도 이런 기분이었어?
닝, 닝... 너도 이런 기분이었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기숙사에 박혀있는 게 이런 기분이었어?

"...하."

스스로가 한심하고, 꼭 쓰레기가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에 자조적으로 픽 웃음을 내뱉고야 만다. 네 향기조차 흩어져 버려 더는 '네 방'이라고 부를 수도 없이 낯선 기숙사 방 안에서. 나는 너를 또다시 상기시킨다.

아, 이 얼마나...

"...내가 후회한댔지."
"...후회해."
"싹싹 빌라고... 그랬잖아."
"...빌고 싶어."

나타나준다면,
내 앞에 나타나준다면 정말 그래줄 수 있는데.

"하루 종일 미안하다고, 내가 잘못했다고... 없는 죄도 만들어서 빌 수 있는데. 없어. 안 보여. 아무리 헤집고 돌아다녀도 없어. 찾을 수가 없어..."

멍'청해빠진 짓인지.

1년 전
글쓴닝겐
41.

이렇게 꽁꽁 숨어버릴 줄 몰랐어.
이렇게까지 내가 미울 줄 몰랐어.

"...나는, 아무것도 몰랐어."

애초에 그 애한테 내 문자가 간 적이 없다는 걸.
그 애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는걸.

"너무 늦게 알았어. 멍'청하게... 너무 늦게 알아버렸어..."

'...자네 가이드는 참 불쌍하군그래. 자네의 문자도 전화도, 아무런 연락도 받을 수 없었을 텐데. 그 몇 년을 옆에서 버티고 말이야.'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일찍 알았다면... 그랬다면..."

임원 하나가 사직하고 나갈 때 해준 말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눅눅하고 축축한 봄볕이 스며든 이불에 얼굴을 묻는다.

퉁퉁 부푼 채로 붉게 물든 눈시울을 손으로 벅벅 문질러 닦고. 그렇게 다시 말을 중얼거린다. 안 울 거야. 그럼, 정말 잃어버린 게 될 것 같아서. 그럼 정말 무너져버릴 것 같아서. 그깟 자존심, 그거 뭐라고.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올 거야."

그러면 그 여름에는 혼자가 아니게 되겠지.

"그때는 분명, 그때의 나는 분명 그 애를 찾아냈을 테니까."

1년 전
글쓴닝겐
42.

그래, 그때는 분명.
내가, 너를.

1년 전
닝겐15
이런 갓 글을 이제보다니
1년 전
닝겐16
하앙
1년 전
글쓴닝겐
제가 내일도 시험이기 때문에 닝들, 오늘은 여기까지 적겠습니다!
흑흑 오늘 시험을 거하게 망쳤기 때문에 그 슬픔으로 후회물을 적게 되었네요^_ㅜ

* 호출은 오면 누르겠습니다~!~~!
* 잘자요 닝들!!

1년 전
글쓴닝겐
아 맞다 자기 직전에 호출 누르는 거 잊었넹! 마지막 호출 누르고 다시 사라집니다... 춍춍
1년 전
닝겐17
센세 시험 화이팅!! 좋은 꿈 꾸셔요!!
1년 전
닝겐13
갓센..ㅅㅔ..굿ㄴㅏ..잇..♥
1년 전
닝겐9
수고하셨습니다 센세
1년 전
닝겐18
와우.......... 센세 너무 맛도리에요..... 신나게 기다려야겠다 후❤️
1년 전
닝겐19
진짜 ... 센세 너무 ...ㅠ 맛집 아입니꺼...ㅠㅠ
낼 시험 무조건 잘 볼거에요ㅠㅠ 좋은 꿈 꾸세요..❤️

1년 전
닝겐14
센세... 최고... 시험 넘 수고 많으셨고 낼 시험도 파이팅이에요!!!!! 🫶🏻🫶🏻🫶🏻
1년 전
닝겐3
캬 맛도리~~~~ 글 써줘서 고마워!!!
1년 전
닝겐20
와 대박 센세 와...... 완전 맛있고 재밌어요.. 오랜만에 몰입해서 봤다...... 시험 화이팅하세용!❤️❤️
1년 전
글쓴닝겐

🕒

1년 전
글쓴닝겐
43.

누군가 그랬던가.
봄은 빠르고 여름은 느리며 가을은 쏜살같고 겨울은...

"아이구, 새댁. 애가 이렇게 울어서 어떡해? 너무 우는데?"

그 모든 계절을 합친 것보다 무겁다고.
복숭앗빛으로 철저하게 물든 여름이 지나고. 초가을의 도입, 여전히 여름 같은 날씨의 내 세상에는

"제, 제가 깜빡 잠이 들었나 봐요...! 아이구, 엄마가 미안해. 속상했지..."

사람 한 명분의 계절이 더 늘었다.
늦가을의 낙엽을 꼭 닮은, 갈색 눈을 지닌 아이였다. 누군가를 꼭 닮은.

1년 전
글쓴닝겐
44.

늘 혼자가 익숙했던 만연한 계절 위로
가을을 닮은 서리가 내린다. 나는 그걸 첫사랑이라 다시 이름 붙이고, 계절을 떠나보내듯 그 길로 멀어진다. 다시 볼일 없는 사람처럼.

"아이구... 나기 전에는 효자인 줄 알았더니. 누굴 닮아 이렇게 울어대?"
"제 아들이니까 절 닮지 않았을까요... 아마도."

1년 전
글쓴닝겐
"이거 이거... 지네 아빠만 쏙 닮은 거 아니야? 새댁 닮은 부분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아이의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보듯 유심히 들여다보는 아주머니의 특유의 오지랖이 눈 안에서 번뜩인다. 겁도 없는지, 그리 저를 뚫어지게 보는데도 아이는 칭얼거리기에 거침이 없다.

이제 머리털 조금 난 녀석이 엄마보다도 더 용감한 것 같아 괜히 배가 아프다.

"그러게요. 절 하나도 안 닮은 것 같아요."

...솔직히 나도 내가 낳았지만 내 어디를 닮았는지 잘 모르겠기도 하고.
괜스레 찔려 시선을 옆으로 돌려 아이의 손가락만 애꿎게 간질인다. 꼬물꼬물, 연약한 생명체가 주는 기쁨이 뭔지 이제 알 것 같기도 하고.

"이제 눈 뜬 애가 눈은 엄청 커서는... 애 아빠가 여자 여럿 울리고 다녔겠는데."

여전히 막장 드라마 속 중앙에 위치해 있다는 듯이 아주머니는 또 말을 내뱉는다.

"... 미안. 내가 이 입방정이 문제다, 그치."
"아니에요. 절 안 닮은 것도 사실이고..."

그리고 마치 실언했다는 듯이 자기가 내뱉고서도 내 눈을 본다. 사실인데요 뭐.

"아주머니가 말한 것도 어쩌면... 사실이니까요."

...복숭아도 이제는 철이 지나 구하기도 어렵고.

1년 전
글쓴닝겐
???
자고 일어나서 시험치기 전에 보러왔더니... 네? 호출 수가 왜 왜 이렇죠...? (동공지진)
알림이 후두둑 와서 당황했는데 (수줍) 시험 잘 치고 다시 적으러 올게요!! 익만에 사람이 이렇게 많았다니!

1년 전
닝겐18
들어와서 또 보는데 42번 문장 넘나 갯슴 아리다 아려...
1년 전
글쓴닝겐
45.

철지난 복숭아. 마루 끝을 배회하는 낙엽.
방'구석에 박힌 먼지 쌓인 백팩. 그리고... 목도리.

내가 가진 것들 중 그에 관련된 것은 이것이 전부다.
시작도 하기 전에 꺾인 첫사랑을 기리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부족한. 결핍으로 둘러싸인 흔적에 픽 웃음을 흘려보내고.

"...우응?"

그 결핍 속에서 태어난 작은 결실을 품 안에 더욱, 꼭 끌어안는다.

"볼 빨간 것 좀 봐. 아까 아주머니가 한 말 때문에 그래?"

다 그 사람을 닮았더라도, 추위를 잘 타는 것 만큼은 안 닮아야 할 텐데.
그는 언제나 추위를 잘 탔으니. 문득 매번 같은 목도리를 하고 센터를 오고가는 것이 떠오른다. 아직도 그 목도리를 할까?

"곧... 겨울이 오겠다, 그치."

...잘 모르겠다, 그건.
애초에 아는 것이 없었으니. 이상하지는 않은 일이었다.

"그때가 되면 엄마랑 눈사람을 만들자."

미야기에는 좀처럼 눈이 잘 내리지 않아서.
한 번쯤은 눈사람을 만들어보고 싶었거든. 어쩌면, 누군가와 함께.

그래, 몇년을 앓은 결과가 이것이어도.
그래도 괜찮아. 괜찮다고 생각한다. 애써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이 아닌 내 품에 안긴 작은 생명이 주는 안도감에 얼굴을 묻고.

1년 전
글쓴닝겐
46.

사실 말이야, 오이카와.
아니지, ...토오루.

이제 오이카와가 하나 더 늘었으니까. 그렇게 부르면 헷갈리겠다 싶다.

사실 나는 계절마다 하고 싶은 게 꼭 하나씩 있었어.
쓸데없이 욕심만 많아서는.

1년 전
글쓴닝겐
47.

봄이 오면,
벚꽃을 보러 가고 싶었고.

여름이 오면,
우산을 쓰고 빗길 위를 뛰어다니고 싶었고.

가을이 오면,
낙엽길 위를 걸으며 때이른 코코아를 우려 마시고 싶었고.

겨울이 오면...

'미야기에 눈이라니? 일기 예보가 틀렸나 본데?'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어. 누군가와 함께.

사실 이 모든 소원 뒤에는 너와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이 스며들어있었어.
너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나는 아직도 기억해. 그 앳된 얼굴로 환한 미소를 짓던 너를.

'아! 차라리 이럴 게 아니라 우리, 눈사람이라도 만들까?'

온통 하양으로 점칠 된 겨울 속을 누비던 너를.

그래, 나는 여전히 기억해.
코가 빨갛게 물들고, 어지간히도 추위를 잘 타 온몸을 떨면서도 현장에서 데려온 생존자를 웃게 만들려던 네 천진난만함을. 여전히.

1년 전
글쓴닝겐
48.

원래 시간은 계절의 반복이니까.
같은 계절이 다시 찾아올 때면, 정말 완전히 너를 잊을 수 있기를.

정말, 내게서 네가 잊혔기를 바란다.

날 잊고 잘 살고 있을 네 발목을 더는 잡고 싶기 않기 때문이었고.
너는 나를 완전히 잊었을 텐데 나는 그러지 못하다는 사실이 누더기가 된 자존감에 스크래치를 내댔기 때문이었다.

1년 전
글쓴닝겐
그를 완전히 잊을 수 있는 구실이 필요했다.

자꾸만 1년 전, 센터 기숙사에 홀로 서있던 그 모습이, 그 사실이, 아이의 곁에 있는 순간순간을 미련으로 바꿔버려서. 자꾸 그때, 그 순간 돌아오지 말라고 소리치던 네 말을 떠올리게끔 만들어서...

- 돌아오지 마.

잊지 말라고 자꾸만 되뇌었다.

그래, 먼저 돌아오지 말라고 한 건 저쪽이야.
이건 여행이 아니야. 버림받을 바에는 버리겠다고 떠난 건 너였잖아. 그러니까 넌 잊어야 해. 잊어야만 해.

인정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지만. 그래도.

1년 전
글쓴닝겐
49.

그 천진난만함도.
아이 같은 배려도. 웃음도. 전부.

1년 전
글쓴닝겐
50.

그래, 네가 나를 잊었듯이.
나도, 너를.

1년 전
글쓴닝겐
일단 시험은 다 치고 왔기 때문에...!
여기까지 좀 풀고 다시 천천히 쫌쫌따리 이어보겠습니다잉😘❤️

* 호출은 일단 내용 좀 풀었으니 눌러놓고...!

1년 전
닝겐2
헐 센세!
1년 전
글쓴닝겐
히히 닝하! 시험 끝나고 달려왔죠잉 >_<
1년 전
닝겐2
윽흑흑 정독하고 왔어요
1년 전
닝겐8
센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년 전
닝겐16
헐 또루랑 닝 말하는거 상반되는게 너무슬프다 ㅜㅜ
1년 전
글쓴닝겐
51.

1년은 참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네가 없는 1년은 참으로 길었는데, 널 찾으려 하면 할수록. 붙들면 붙들수록 자꾸만 멀어지는 게 쓰려서. 가지 말라고 붙잡아도 멀어지는 게 꼭, 넌 시간을 닮아있었다.

"...내가 잘못했으니까, 이제쯤 돌아와 줄 때도 안 됐어?"

이제 1년째야.
아무리 내가 미워도 1년쯤 지났으면 돌아와 줘야지.

"...그냥, 딱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입을 벙긋거린다.

"...동정이라도 좋으니까."

내 앞에 나타나주면 안 될까.

흔치 않은 미야기의 눈싸라기가 창문 너머로 흔들린다. 겨울을 알리는 추위와 한기가 창문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붉은 눈시울을 간질이고. 나는 여전히 피에 젖은 채로 그 애를 향해 중얼거린다.

"...나 많이 다쳤어. 멍'청하게 자꾸 작전지에서 실수해서 하마터면 머리통이 날아갈 뻔했고. 가이딩이 안 맞아서인지... 힘 조절이 안 돼."

머리가 너무 아파.
자꾸 환영이 보여.
...같은 계절이 돌아왔는데 유일하게 너만 없어. 모든 게 그대로인데, 너만.

닿지 않을 사람이기에. 꿈에도 나타나주지 않는 냉정한 사람이기에.
동정이라도 해달라며 이젠 내 방이 된 네 방에서 머리를 부여잡고 말한다.

차라리 이런 불쌍한 내 꼬락서니라도 보며 옆에 있어달라고.

1년 전
글쓴닝겐
52.

"야, 쿠소카와!!"

그래, 넌 착하니까.
분명 이런 내 몰골을 보면 불쌍해서라도 곁에 있어줄 테지.

"작전지에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너 지금 머리통 날아갈 뻔한 건 아냐?"
"...아. 이와쨩'."
"대체... 네가 아무리 멍'청한 짓을 했어도 이건 아니야. 남은 사람은 남은 사람의 삶을 살아야 할 거 아니야!!"

그런 취급을 받으면서도 참아왔잖아. 그랬었잖아.

"..."

눈싸라기가 나린다.
피로 자욱한 사방에 괴수들의 사체가 나뒹굴고. 나는 그 길을 걷다 머리에서 흐르는 따끔한 통증에 눈을 설핏 좁힐 뿐.

"...그러게. 나, 죽을 뻔했네."

이와쨩 아니었으면 나 진짜 죽었겠다.

손으로 대충 닦아내려 뒤통수를 더듬자 붉은 핏자국이 장갑에 물들어 나타난다. 아. 그래. 흐르는 건 통증만이 아니었나 보다. 근데 왜 감흥이 없지? ...왜 아무런 감각이 없지?

이것도 가이딩이 부족해서 그런 건가?

1년 전
글쓴닝겐
53.

"제발... 가이딩 좀 받아. 너 정도 등급이 접촉 가이딩 없이 약물로 버틴다는 게 말이 돼?"

그래, 아무래도 가이딩이 부족해서 미쳐버렸나 보다. 이 바닥에서 정상이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긴 하지만.

"...나 진짜 괜찮은데."

그게 아니라면 소중한 친구의 애원 섞인 부탁을 보고도 아무런 느낌이 없을 리가 없잖아. 내 괜찮다는 말 하나 때문에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을 리가 없잖아.

"...그게, 그 꼴이, 괜찮은 거냐...?"

...아.
이제 코에서도 주륵 흘러내리기 시작한 통증 역시 붉다. 붉어진 장갑으로 대충 코를 막고 살풋 웃어 보이고 고개를 끄덕인다. 괜찮다고.

...나, 아직까지는 견딜 수 있다고.

1년 전
글쓴닝겐
54.

인간은 얼마나 어리석은지. 잃고 나서야, 완전히, 완벽히 손안에서 빠져나가고서야 정신을 차리나 보다. 미쳐버린 대신 다른 곳에서 정신을 차렸나 보다. 아, 이건 차라리 다행일 수도.

그 애는 미련할 만큼 착하니까, 이런 내 모습을 본다면... 모른 척하지 못할 테니까.
희망 하나를 잡아챈 사람처럼 살짝 웃자 억세게 내 팔을 잡아챈 그가 앞서 걸어간다.

"이, 이와쨩, 천천히 좀..."
"...닥'쳐. 지금 네 꼴이 처참해서 안 때리는 거니까. 입 그만 털고 따라와."
"가이딩 말하는 거면 나중에..."
"나중에 언제?"

네 그 빌어먹을 첫사랑이 돌아오면 그때?
1년째 그림자도 안 비추는 그 사람이 돌아오면 그때?

"그전에 네가 뒤'지기 직전이니까 제발...!! 제발... 그만해."

그 말이 귀를 스치기 무섭게 발걸음이 느려진다. 앞서 걸어가던 그 역시 걸음을 멈춘다.

그래, 그때 멈춘 것은 자의가 아니었다.
분해서인지 답답해서인지. 이를 악물고 곧 울 것 같은 사람처럼 부들거리는 모습이 눈에 밟혀서였다.

"...그만해, 오이카와. 이미 한참도 전에 끝났어."

1년 전
글쓴닝겐
55.

"그 애는 돌아오지 않아."

1년 전
글쓴닝겐
56.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들었던 감정은,
또다시 의문이었다.

"...왜?"

꼭 하고많은 정답 중 오답을 택하려는 사람처럼 나는 발악했다.

"왜...?"

아니라고. 돌아올 수도 있다고.
아직 여전히 내가 미워서 그런 거지. 정말 나를 온전히 싫어한 적은 없을 거라고.

"아니야... 아니야, 이와쨩'. 그 애가, 닝쨩이... 나한테 그렇게 잔인할 리가 없어. 그렇게 잔인하게 나를 잘라냈을 리 없어."

영영 나를 잊어버렸을 리가 없어...

잊지 말라고 자꾸만 되뇌었다.

겉으로나마 웃고 있지만 속은 말이 아닌 나를. 버리지 않았을 거라고.
애처로울 만큼 자애로운 네가, 그 몇 년을 내 곁에 내리붙어있었다 찬사를 받는 네가.

나를 제대로 버렸을 리가 없다고.

1년 전
글쓴닝겐
57.

"오... 카와 씨, 상태가..."

귓가에 머무는 모든 말이 다 흐리다.
그들의 발음이 뭉개지는 건지 내 귀가 먹은 건지. 통각만 느껴지는 몸뚱아리를 처치실 배드에 누인 채 색색 숨을 내쉰다.

"...약물은 더 이상 무리... 그래... 서..."

끊기는 음절 사이로 끼어드는 것은 여전한 주제.
가이딩. 센티넬. 가이드. 그리고...

"...어떻게든, 파트너를 다시 맺어야..."

파트너.

1년 전
글쓴닝겐
58.

너와 나를 잇고 있던 그 얄팍한 그 선이 화제에 오른다.

'고작 파트너 정도니까.'

그 말을 하던 순간 일그러지던 네 얼굴을 기억한다.
지금 나와 같았던 초라한 모습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렇게 또 고작 '파트너' 정도라고 말했던 것을 또다시 후회한다.

"너 진짜 파트너 필요 없어?"
"..."
"멍 때리지만 말고 대답해. 상태가 나아져야 뭘 하든가 말든가 할 거 아니야."
"...필요해."

근데 그 아이가 아니라면 필요 없어.

1년 전
글쓴닝겐
59.

"...미련한 놈."

미친'놈.
비보 같은 놈.

"쿠소카와."

친구의 입에서 떨어지는 욕지거리를 들으며 그래, 이제야 깨닫는다.
고작 파트너가 아니었다고. 지금도 절실하다고.

- 돌아오지 마. 그대로 나가.

사과할 기회를 줘.
그게 끝이 되어서는 안 되잖아, 그치.

그걸로 끝이 되어서는 안 되는데. 끝이 아니어야만 하는데.
끝이 아니게끔 만들려면 어떡해야 할까.

...내가 어떻게 해야만 해, 닝쨩?

...내가 뭘 잘못했지. 뭘 더 잘못했지?

1년 전
닝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년 전
닝겐2
퇴근하고 오니 눈물 범벅
1년 전
글쓴닝겐
60.

"...가이드 님, 이 자식한테 좀 수면제든 안정제든 투약해주세요. 별 미친 생각하고 있을 게 틀림없으니까."
"하하, 이와쨩'... 그거 좀 너무한 거 아니야?"
"입 다물고 치료나 받아."

...네 파트너는 내가 알아서 물색해서 찾아올 테니까.

"다음부터 작전지에서 멍 때리면 반정부군이 아니라 내 손에 뒤'질 줄 알아, 알겠냐!"

분노로 감싸진 걱정이 꽤나 따스하다. 다시 봄이 오듯.
겨울이 지나 같은 계절이 찾아오듯.

"...응. 알겠어. 안 죽을 테니까 곧 죽을 것 같은 사람처럼 보지는 말아 줄래..."

난 억울해서라도 못 죽거든.
무서워서라도 못 죽어. 다시 찾아야 해. 만나야 해.

사과해야만 해.

1년 전
글쓴닝겐
61.

같은 계절이 찾아오면,
이 계절이 3번쯤 지나가면

그때는 찾을 수 있을까.

"있잖아, 이와쨩'..."
"...입 다물라니..."
"겨울이 오면, 나랑 눈사람 만들자. 최대한 많이."
"...지금이 겨울이야. 만들려면 지금도 충분히 만들 수 있잖아."
"아니. 지금 말고..."

다음 겨울에.
안 되면 다다음 겨울에. 눈이 오면...

'...저기서 혼자 뭐 하는 거지.'
'오이카와 선배 파트너 같은데? 눈사람 만드는 건가.'
'혼자서?'

"...그때 같이 만들자."

많이 만들자. 멀리서도 보일 만큼. 누구 좀 보라고, 많이. 아주 많이.

그때 그 순간에 혼자 눈사람을 만들고 있던 그 애가 자꾸만 눈에 밟혀서.
보여주고 싶어졌어. 말해주고 싶어졌어.

나 여전히, 여기에 있다고.

1년 전
닝겐21
어흑...... 벌써 눈물....
1년 전
글쓴닝겐
여기서 더 적으면 진짜 완결에 한발짝 더 가까워질 것 같아서^^
일단 여기까지 적고 더 적고 싶으면 올게욥6_< 호출 너무 자주 누르는 것 같아서 부끄러워요... (수줍) 나만 그래?!

솔직히 엔딩도 새드로 낼까 생각했다가 전개도 피폐한데ㅋㅋㅋㅋㅋㅋ
차차 생각하는 걸로 하고^^😘

* 호출은 다시 오면 또 누르겠습니다!
* 너무 오래 떨어져 있는 것 같아서 답답하시져 원래 아 구간 지나야 포텐 터지잖아요!! 조금만 기다려주깅❤️

호출 누르고 튑니다 ♥︎=3

1년 전
닝겐14
호출. 다다익선. 너무 좋아요... 근데 너무 슬퍼...🥹
1년 전
닝겐19
(내용 없음)
1년 전
글쓴닝겐

🕕

1년 전
글쓴닝겐
62.

엄마를 찾아 헤매던 소년처럼 기로를 헤매던 남자는,
다시 일어서 앞을 바라본다.

다시 찾기 위해서.
잃어버린 것을 다시 손에 쥐기 위해서.

1년 전
글쓴닝겐
63.

"이야, 오이카와. 드디어 정신 차렸나 봐? 파트너 실종되고 영 빌빌거리더니... 이번에도 올 A야."

잃어버린 것을 다시 손에 쥐기 위해서는 일어날 구실이 필요했다.
다시 말하자면 어느 것 하나에 제대로 미칠 시간이 필요했다는 거다.

"...언제까지 없는 사람 그리워하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부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던가?"
"그렇지, 알지. 암, 정신 차려야지."

우리 센터 간판 센티넬인데.

"아... 그럼 기사 다시 내보내야겠네. 천재 센티넬이 몇 년간의 후유증으로 공백기를 가지다 복귀한다고. 그림도 얼마나 좋아? 인터뷰도 할 거지? 몇 년 만의 재기잖아."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미련이겠고 그것이 내게는 실적이었을 뿐.
겉으로는 미쳐버릴 것만 같던 두통도 무언가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잊혀져갔다.

1년 전
글쓴닝겐
64.

물론, 그때 그 순간뿐이었지만.

"...글쎄요. 생명 수당 조금 더 올려주시면, 생각해볼 수도 있고."

진통의 순간을 지나면 다시 하나하나 머리에 새기듯 고통이 잇따른다.
아, 고통까지는 아닌가. 그래. 네 존재가 어떻게 내게 고통이겠어, 그치. 마냥 고통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말이 안 맞는 것 같지만. 그냥 넘기기로 한다. 상사병으로 돌아버린 머리도 통증이라고 쳐주는 사회의 포용력에 감탄하며.

"에이, 왜 그래. 그래, 네가 고생한 건 인정. 실종된 파트너 찾겠다고 근 1년을 전국을 쑤시고 다니다 머리통도 날아갈 뻔하고. 오지게 고생했던 게 이제야 빛을 발하나 보다, 그치?"

탁탁, 키득키득 웃으며 어깨를 탁탁 두드리는 손길이 투박하다. 귓가를 스치고 지나치는 비아냥 섞인 어조에 툭 웃음만 뱉어내고.

...당신의 그 가벼운 입에 쉽게 올릴 이름이 아닌데.

"그러게요."

당장이라도 저 같잖은 입을 찢어발기고 싶어져서.

애꿎은 아랫입술에 피가 맺힐 정도로 세게 짓씹어댔다.

1년 전
글쓴닝겐
65.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는."

나는 그 애가 떠난 이후 매번 할당량 미달이었던 성과를 점점 본래대로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매달 팩스로 보내오는 성과표의 가장 상단, 오이카와 토오루라는 이름이 눈가에 살랑거렸다.

"너 진짜 제정신 맞기는 하냐?"
"엑, 이와쨩? 나 이래 봬도 센터 실적 1위야."
"그러니까. 머리통 날아갈 뻔 해놓고 한 달 만에 일선 복귀? 장난하냐?"

상사병으로 미쳐버렸다던 센티넬에게도 일감은 공정하게 분배해주는 센터의 자비로움에 감읍하며,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들을 뒤적거린다.

"음... 이건 너무 멀 것 같은데. 벤으로 되려나?"
"...쿠소카와. 내가 진짜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시치미 떼는 거냐?"
"내가 뭐를?"

때이른 복숭아를 크게 한 입 베어 물면서. 여름이 오기 전의 봄의 향기를 여실히 느낀다. 벚꽃을 닮은 색이 꼭 언젠가의 그 애의 뺨을 닮아있어서, 더욱.

1년 전
글쓴닝겐
66.

"왜 갑자기 다 잊은 사람처럼 구는 건데."
"...그렇게 보여?"
"까는 소리 하지 말고. 드라마 찍냐? 겨우겨우 1년 만에 다른 가이드랑 파트너 맺나 했더니."

이제 몇 달이나 됐다고 파트너를 끊어. 미친'놈.

중간중간 끼어드는 친구의 걱정 어린 분노를 가볍지만은 않은 마음으로 넘기며. 괜찮다는 말은 내가 죽을 뻔한 그날 이후로 더 이상 꺼내지 않았지만,

"그건 그냥 가이딩이 안 맞아서 그런 거지. 이와쨩도 파트너 끊은 적 많-"
"까는 소리 하지 말랬지. 심지어 장거리 출장이 체크된 항목만 뒤적거리잖아. 속 보여."

이 서류들은 장식이냐?

얼굴만은 정말 괜찮은 것처럼 꾸며내본다. 어차피 이 웃음이 가짜라는 것을 알아챌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쉽게 알아차릴 것을 알면서도. 신발코로 서류 더미들을 툭 치는 그의 얼굴을 보면서 또다시 웃어 보인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안 하면 정말 안 괜찮은 것 같아서 무섭단 말이야. 이와쨩도 좀 괜찮은 서류 좀 솎아내주면 안 돼? 출장 핑계로..."

그 애가 있을 만한 곳 좀 찾아보게.

보고 싶다고 말하면, 안고 싶다고 말하면 정말로 꾹꾹 눌러놨던 마음이 터질 것 같아서.

"...등'신."

무서워.

1년 전
글쓴닝겐
67.

12월 1일

기다리다 보면 될 거야, 그렇지.
근데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는 거 보니까. 이 근방은 아닌가봐.

넌 눈이 오는 날씨를 좋아했고.
눈사람을 만드는 걸 좋아했으니까. 아마 다른 곳, 삿포로 쪽에 있으려나.

그래. 미야기나 도쿄 일대에서 눈이 자주 오는 지역은 드무니까.
봄부터는 삿포로 일대를 뒤'져야겠어.

1년 전
글쓴닝겐
68.

12월 1일

...삿포로도 아니야.
정반대의 후쿠오카도 아니야.
그렇다고 미야기는 더더욱 아닐 텐데.

넌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았는데. 말해주고 싶은 것도 정말 많았는데.
나타나면 아마 묻지 말아야겠다. 물으면 묻는다고 도망치면 어떡해.
다시 내게서 멀어지면 어떡해.

계절은 또 같아져서 여전히 겨울에 머무는데.
여전히 네가 없어. 찾을 수가 없어.

온갖 곳을 다 찌르고 다닌다고 위에서 한마디씩 내려오는데.
내년에도 어김없이 같은 곳을 찌르고 다니면 또 뭐라고 말이 내려오려나?

죽는 건 두렵지 않은데
사과하지 못하고 죽어버리면 너무 억울해지잖아. 그 말이 진심이 아니었다고 말해주기에 3년은, 여전히 너무 적은 시간인가?

1년 전
글쓴닝겐
69.

닝쨩, 제발 대답해줘

넌 어디에 있어?
난 어디로 가야만 해?

그리고 만약에 내가 널 찾으면 그 다음에 우리는...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야?

1년 전
글쓴닝겐
맨날 포카포카만 적다 후회물 오랜만에 적으니까 뭔가 재밌네요 히히
진도 좀 빨리 빼고 싶은데... 나 이거 완결내면 또 적을 게 없어서 좀 느리게ㅎㅎ
임신튀 후회물 너무 재밌어서 시리즈로 써볼까 싶기도 하고?

- 임신튀는 후회물의 도입에서 아츠무.ver

이런 식으로ㅋㅋㅋㅋㅋㅋㅋ
뇌절일까요~! 일단 어느정도 내용 풀었으니 호출하겠습니다! 호출 너무 많다! 싶으면 언제나 알려주세요 (굽신굽신)❤️

1년 전
닝겐21
흐아악 센세 너무 재밌어요 진짜로🥹🥹🥹🥹 감질나요 흐아악
1년 전
글쓴닝겐
히히 재밌다니 다행이네요!! 너무 늘어지고 지루한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0^
1년 전
닝겐21
머선소리에요!!!!!! 지루하다뇻 지루하다는 말 압수😫😫😫
1년 전
글쓴닝겐
70.

이번에는 나가노현으로의 출장 승인이 떨어졌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외근 연장에 대한 승인이 떨어진 것이었지만.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잖아.
...닝쨩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는 말이 인터넷에서 대충 찾아본 사전에 적혀있었을 때부터 나는 반쯤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다른 건 별로 상관없었다.

"...벤으로 몇 시간을 가야 하더라."

몇 시간이 걸리는지 찾아보지도 않을 정도로. 나는 부주의할 만큼, 그 애에 관련된 것만큼은 그리도 확고했으니까.

'...하루면 되는 일을, 굳이 연장하겠다는 거지.'
'쉬고 싶어서요. 센터장님도 제 덕 톡톡하게 보셨을 텐데. 그냥 이대로 내버려 두는 건 너무하지 않아요?'

본래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 공간 계통의 센티넬을 데려가면 하루도 안 걸릴 외근이었지만 조금만 더 머물고 싶다는 핑계를 댔다.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을 여름에 방문하는 나도 나였기에, 내 입으로 말하고서도 작게 웃음이 났다.

3년째 계속 제자리인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그 아이 때문이냐는 부장의 비아냥도, 이제쯤 잊을 때도 되지 않느냐는 동료들의 말도 무시한 채 기숙사 복도를 홀로 걸었다.

타박-
텅 빈 복도는 꼭 그때, 그 순간과 꼭 닮아있어서. 쓸데없이 괜히 또 그 애가 보고 싶어졌다. 이제는 온갖 이유를 붙여서 이 그리움을 정당화하는 꼴이 우스웠다.

1년 전
글쓴닝겐
71.

그때도 여름이었는데. 아닌가.
그때는 가을에 가까웠으려나.

그런 실 없는 생각을 하며 기계적으로 기숙사 문 앞에 다가가 선다.
손을 뻗어 문 손잡이를 잡고 안으로 밀어 연다.
3년 전에는 네 방이었을 내 방 안으로 들어가 눈을 깜빡인다.

닝쨩도, 너도 이런 내 꼴을 봤어야 했는데.

"... 나 왔어."

내가 얼마나 우습냐면 말이야.
문을 열고 다녀왔다고 말하면 네가 대답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겠어. 넌 꿈에도 나타나주지 않아 이제는 얼굴마저 흐릿한데도.

1년 전
글쓴닝겐
72.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전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살피며 괜히 뒷목을 주물러본다. 갈색의 머리칼을 손끝으로 살살 털어 정리하고 입꼬리를 슬쩍 올려 보며 네게 인사하듯 말한다.

"나 왔다니까."

이러니까 꼭 데이트라도 가는 사람 같네. 3년 내도록 가식적이게 웃으며 여러 가이드들을 들먹여대는 부장 때문에 속 깨나 썩었었는데. 썩 우스운 꼬락서니에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고.

나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뜨며 속으로 되뇐다.

이건 여행이라고.
너를 찾으러 가기 위해서, 나는 또 여행을 가는 거라고.

그렇게, 문득 든 생각에 입을 벙긋거린다.

"...이 길 끝에 네가 있으면 좋겠어, 닝쨩'."

잘 다녀오겠다고도. 덧붙인다.

1년 전
글쓴닝겐
73.

모순적이게도 나가노현으로 가는 길에서는 좋은 꿈을 꿨다.
마침내 꿈에 나온 네가 내 뺨을 쓸어주며 말을 거는 꿈. 나는 그 꿈에서 바보같이 웃었다. 아이처럼 그 애의 소맷자락을 쥐고 웃었다.

닝쨩, 왜 이제서야 날 찾아왔어.
왜 날 찾아주지 않았어.

그렇게 칭얼거리며. 표정 하나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좋았다. 그 애의 품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환한 웃음이 지워진 다음에는 모순되게도 펑펑 울음을 터트렸다. 엄마를 찾아낸 아이처럼, 그렇게 한참을, 아주 한참을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 그 애의 몸뚱이를 붙잡고 엉엉 울었다.

보고 싶었다고. 안고 싶었다고. 그리고...

가지 마. 돌아와. 떠나지 마.

그때 했던 말은 진심이 아니었다고.

1년 전
닝겐18
갹.... 두근두근하다.... 뇌절 전혀 아니에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다음 편도 신나게 기다릴 수 있워요....❤️❤️❤️❤️❤️❤️❤️❤️❤️
1년 전
글쓴닝겐
지금 거의 기승전결의 승 끄트머리? 그런 느낌으로 데굴데굴 가는 중이라서...! 너무 페이지가 길어지면 안 되니 오이카와 임신튀 후회물은 2편을 팔 것 같기는 합니다^0^❤️ 히히 당연히 아츠무? 썰은 스핀오브 격이니까 세계관이 연결될지도😏❤️
1년 전
닝겐22
진짜 최고...너무 맛있어요 센세....😭💗💗💗
1년 전
글쓴닝겐
ㅠㅠㅠ맛나게 먹어주니 너무 고마워요!! 솔직히 임신튀 후회오해물 너무 맛나지 않나요😘!
1년 전
닝겐16
츄베릅
1년 전
글쓴닝겐
(수줍)💕
1년 전
닝겐14
호출조아. 너무... 너무 맛있어요!!!!!!
1년 전
글쓴닝겐
호, 호출 좋아요?! 그래도 매번 부끄러운 건 어쩔 수가 웞어 8ㅁ8...👉👈❤️
잘 눌러보려고 노력할게욥!!

1년 전
닝겐3
최고다.. 해피엔딩이면 좋겠따ㅠㅠㅠㅠㅠㅠ 구를만큼 구르고 행복해줘~~~!!!!!!
1년 전
글쓴닝겐
첨엔 새드로 써보려고도 했는데... 전개도 묵직한데 결말도 묵직하면 좀 글차나요!! 그쳐ㅋㅋㅋㅋㅋ 메리 베드까지는 몰라도(?) 👀💕
1년 전
닝겐19
퓨ㅠㅠㅠㅠㅠ 센세 호출 많이 해주셔도 됩니다... 진짜 넘 마시써요...ㅠㅠㅠㅠㅠㅠㅠ 호출만을 기다리는 .... ㅠㅜㅜㅜㅜㅠㅠㅠ❤️❤️
1년 전
글쓴닝겐
아앗...!! 호출이랑 낯가리는 거 좀 고쳐야겠네요!! ㅋㅋㅋㅋ지금이라도 늦지만 눌러야겠답 총춍=3 맛있게 먹어주니 다행이에요ㅠㅠㅠㅠㅠ❤️
1년 전
글쓴닝겐
74.

"엄마아."
"응?"
"여름에는 눈이 안 와?"

같은 계절이 다시 찾아온다.
같은 계절이지만 왜 이리 낯선지. 이해가 되질 않고.

"응. 여름에는 눈이 안 와. 우리 마을이 아무리 추워도."
"왜애...? 눈 왔으면 좋겠어..."
"그래야 겨울에 보는 눈이 더 예뻐 보이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만난 건 그만큼 더 예뻐 보이는 법이거든."

그래야 기다리는 사람이 지치지 않으니까.

"우응... 잘 모르겠어."

같은 계절을 3번쯤 마주했을까. 나를 보며 눈만 깜빡이던 작은 아이는 이제 나를 보면 방긋 웃어 보인다. 제 아빠를 닮은 부드러운 호선의 입꼬리가 씩 올라간다. 꼭,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한 그의 미소를 마주한 기분이라

"...응, 엄마도. 사실 잘은 몰라."

여전히 익숙해지질 않는 것 같다.
갈색 눈동자도, 눈을 사르르 접을 때면 보이는 애교살도. 전부.

1년 전
글쓴닝겐
75.

한 번쯤은 생각해본 적이 있다.
내 손바닥에 얼굴을 묻고 꺄르르 웃는 아이를 보며

'엄마 손, 커.'
'커?'
'응, 커.'

얼굴이, 다아 사라져!

토오루가 만약 내게 이랬다면 어땠을까, 하는.
어차피 이루어지지 않을 일, 생각 정도는 할 수 있는 거니까.

"이야... 그 조그맣던 애가 이렇게 큰 거야? 시간 참 빨라. 3년이 훅훅 지나가네, 아주."
"그러게요."

이곳저곳을 누비다 스르륵 잠든 아이의 배를 토닥이며 대꾸한다. 뽑아도 뽑아도 계속 자라나는 잡초를 한 번 흘끗거리고.

"아참, 아주머니 첫째 아드님 입시 끝났다면서요."
"아, 몰라. 도쿄로 상경하겠다나 뭐라나... 나가노현 변두리에서 썩기 싫대. 고얀 놈."
"참으세요. 그것 때문에 반년을 비우셨으면서?"

익숙해지지 않는 건 여전히 많고.
3년이라는 시간은 적지만은 않아서 내 주위 역시 변해갔다. 반년 만에 마을을 찾은 옆집 아주머니도. 적당히 낡은 경로당도. 다시 복숭아가 열리는 계절도. 뭐 하나 예전과 같은 게 없고 하나 둘 마을을 떠나갔다.

"어떻게 할 수가 있나. 자식 뒷바라지는 하고 살아야지."

아이가 커가는 것이 당연하듯,
주위 사람이 달라지는 것도 당연했지만. 어딘가 낯선 기분은 지울 수가 없었다.

1년 전
글쓴닝겐
76.

"그러는 새댁은. 계속 여기서 살려고?"

여기 집값도 괜찮고 눈도 자주 오고, 그래서 버스도 자꾸 끊기긴 하지만.

"지겹지 않아? 아이랑 둘이서 시골에서만 사는 거."

지겹다라...
계속 여기서 살아갈 생각을 했던 건지. 이런 질문도 이상스러울 만큼 낯설다. 아이의 배를 토닥이던 손도 어느새 멈춘 채 허공을 배회하고. 도망을 친 직후 처음으로 둥지를 튼 곳이 이곳이어서 그럴까 마음이 이상하게 요동친다.

"...그렇다고 상경하기에는 반정부군이든 괴수든 머리가 아픈걸요."

애 아빠 문제도, 조금 있고...
물론, 뒷말을 살짝 삼켜내며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희미한 웃음을 짓는다. 애 아빠라는 말은, 여전히 낯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그건 그래. 솔직히 반정부군이 뭐 얻어먹을 게 있다고 여기 변두리까지 오겠어."
"그럼 나가노시(長野市)는요? 괜찮아요?"
"글쎄... 요즘 괴수든 반정부군이든 출현 빈도가 잦아서 다른 현에서도 센티넬 몇몇 파견시켜 알아보는 중이라는데, 모르지."

또, 그런 윗분들이 여기까지 내려올 리도 없고.

1년 전
글쓴닝겐
77.

몇몇 센티넬이라면... 혹시 그도 있는 걸까.

"...아."

조금은 익숙한 단어가 귓가를 스치자마자 반사적으로, 이제는 홀쭉한 배에 손을 얹고 몸을 웅크린다. 아무래도 한 번 주인을 정한 마음은 줏대 없는 감정에 비해 굳건한가 보다. 이름이 나온 것도 아닌데도 심장이 움찔거리는 느낌이 드는 것을 보니.

"윗분들이라면, 대충 어떤..."
"시내 조금만 가도 대대적으로 홍보하더만. 그 어디더라... 미야기현에서 알아주는 센티넬이 나가노현 이곳저곳을 쑤시고 돌아다닌다고."
"...미야기현 센티넬이요?"

...아니야.
아닐 거야.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한사코 부정을 해댔다. 머릿속을 스친 어떠한 인물이, 내 옆에서 잠든 작은 아이가 닮은 인물이 아니어야만 한다고.

"...미야기 어디서, 왔다는데요?"

우습기도 하지. 이름이 나온 것도 아니고. 인상착의가 나온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긴장하다니. 새삼 이런 내 꼴이 우습게만 느껴져 픽 웃음을 떨군다.

"어디더라... 꽤 유명한 시였는데..."

애써 당긴 입꼬리가 작게 경련하는 것을 느끼며 앞을 바라보고. 여전히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듯한 아주머니를 향해 시선을 맞춘다.

1년 전
글쓴닝겐
78.

왜 부정하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네가 이곳에 없기를 바란다.
나와 네가 다시 엮이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꽤나 고민하는 듯 보이는 아주머니의 입을 좀처럼 열릴 기색이 보이질 않아서. 아랫입술이 터져라 짓씹고 손끝을 꼼지락거린다. 대체 왜 이럴까.

왜 그의 일만 관련되면 이토록 줏대가 없어지는 걸까.

"아, 기억났다. 기억났어."

1년 전
글쓴닝겐
79.

"센다이시에서 왔댔다."

1년 전
글쓴닝겐
80.

3년 만에 들은 소식은 그다지 달지 않았다.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쓰기만 한 과거가 떠올라 그럴까. 달갑지 않았다고 하기에도 애매했고 그저 아랫배를 짚은 손에 힘이 들어갔을 뿐이었다.

"..."

언젠가는 듣게 됐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마음이 쓰렸다. 그래도 이렇게 빨리 듣게될 줄은 몰랐는데... 허탈한 웃음이 흘러나오고야 만다.

"...혹시, 그 센티넬 이름이..."

그래.
이게, 어딜가나 유능하다는 찬사가 따르는 사람을 사랑했던 죄인가 봐. 토오루.

"오이카와 토오루인가요?"

잠든 아이의 배를 토닥이던 손은 여전히 허공에 머물러 있고.
그의 이름을 묻는 말투에는 한철의 애정, 지나간 그리움, 실패해버린 첫사랑에 대한 씁쓸함이 앙금처럼 남아있을 뿐이다. 시작조차 해보기도 전에, 실연을 당하기도 전에 차인 불쌍한 내 첫사랑.

몇 년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름보다 성이 더 익숙한,

"어머, 어떻게 알았대? 역시 홍보가 과하다니까."

...내 첫사랑.

1년 전
글쓴닝겐
81.

"...역시."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표정을 짓고 말을 중얼거린다. 그 사이로 그에 대한 그리움인지 미움인지 모를 감정이 흩날리고.

내 시선은 아이에게로.
그의 흔적이자, 여전히 놓지 못한 과거이자, 그를 꼭 닮은

"...집요한 건 여전하네."

나와 네 아들에게로 흘러간다.

1년 전
닝겐2
흐어어어어 센세 혹시 해서 왔는데ㅠㅠ
1년 전
글쓴닝겐
히히 닝!! 호출 누르기 부끄러워소👉👈...❤️
1년 전
닝겐2
하지만 몰래 기웃거리고 있었쬬 히히
1년 전
글쓴닝겐
갸악 맛나게 먹어준다는 말 얼마나 기쁜지!! 히히 기웃거리는 거 너무 사랑스럽다구요😘❤️
1년 전
닝겐2
히히 센세가 더❤️ 와주셔서 감사해요
1년 전
글쓴닝겐

🕘

1년 전
글쓴닝겐
82.

감정이 가라앉는다. 아닌가, 떠오르는 건지도 모르겠다.

- 돌아오지 마.

그게 아니라면 굳이 굳이, 과거를 끄집어내서 아파할 이유가 없으니까.

"...새댁? 새댁, 울어?"

오이카와 토오루,
그 잘난 남자 뭐라고 3년간 숨어살고만 있는 내 모습이 우습게 느껴지고. 차갑게 가라앉은 머릿속에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유명한 구절이 떠오른다. 네가 찾지 못할 만한 곳을 물색하고 찾고 또 찾아 도달한 곳이 여기였는데.

...나는 나도 모르게 이곳을 낙원처럼 사용하고 있었나.

다시 너를 마주했을 때 어떤 얼굴일지 몰라 두려워 도망친 주제에.

"아이고, 왜 그럴까. 왜, 왜... 혼자 애 키우는 게 서럽긴 하지. 그치. 애 아빠가 나빴네. 나중에 다시 만나면 아주 반쯤 죽여놓자고, 어?"

...아니지.
어쩌면 네게서 도망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널 생각해도 하나 이상하지 않을 곳을 물색했는지도. 지금도 봐, 난 널 곱씹으면서도 제대로 버리지조차 못하니. 파리한 낯짝에 미소를 그려내려 또다시 애쓴다.

"...아니에요. 괜, 찮아요. 정말로."

아무에게도 너와 내가 어떠한 접점이 있었다는 것을,
그것 때문에 내가 또 하릴없이 흔들린다는 것을 알려주기 싫어서 그랬다.

1년 전
닝겐23
다음편..다음편 주세요..후회물 최고다
1년 전
글쓴닝겐
전개는 느리지만...! 오이캉의 후회루트, 닝의 애증루트로 데굴데굴 굴러가는 중입니다!
1년 전
글쓴닝겐
83.

반쯤 죽여놓는다고 하면 마음이 좀 편해질까?
아니, 이대로 또 몸을 숨길 만한 장소를 다시 물색해야 하나?

'...어디로?'

나는 아주머니가 돌아가고도 계속, 멍'청하게도 계속 그에 대한 생각만 해댔다.
마을 앞까지 왔다는 말을 들은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마주칠까 덜덜 떨어대는 모양새가 딱했고,

'오이카와 토오루가 찾지 못할 곳으로.'

제 피를 이은 아이를 발견할까 두려워 손톱에서 피가 흐를 때까지 씹어대는 모습이 불쌍했다. 그런 내 모습을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잠든 아이를 두고 화장실로 무작정 도망쳐 엉엉 울었다.

'...그런 곳이 있을까?'

마음만 먹으면 당장에라도 찾아내 원망을 쏟아낼 텐데.

...마치 그날로 돌아간 것만 같다.
처음 오이카와를 떠나기로 결심했던 날.
오늘처럼 화장실에서 엉엉 울었던, 마지막으로 그를 만났던 날처럼

여전히, 비참했다.

1년 전
글쓴닝겐
84.

...왜 굳이 나가노현으로 왔을까.
하고많은 현 중에서 왜 굳이.

대충 찾아본 뉴스 기사를 보면 하루로 예정되어 있던 근무일을 임의적으로 늘렸다던데. 물론, 이제 와 나를 돌아보기 위해 찾아왔을 것이란 망상은 하지 않는다. 그런 망상에 허덕이다 도망친 것이니까.

애초에 나를 찾으러 왔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만약에 그렇다면 내가 실종된 이후 상부에서 표면적으로나마 경고를 줬기 때문일 거라 공연히 넘겨짚는다.

등급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바닥이니까.
그 고고한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냈다면,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라는 것을 아니까.

'파트너 가이드.'

파트너,
그에게는 딱 세 글자에 불과한 그 단어에 그리 집착했던 것이 여전히 수치스러워서. 쪼그려 앉아 세운 두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나를 한 번쯤 돌아봐줄 거라고 생각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계속 상기시킨다.

'...이해가 안 되네. 가이드면 가이딩을 해줘야 할 거 아니야. 하루 종일 기숙사 방에 박혀만 있고.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해.'

...하아. 답답하네, 진짜.

그를 기다리며 하루 종일 기숙사 방안에 박혀있던 숱한 밤을 떠올리며, 다른 가이드와 입술을 맞대고 내겐 한 번 보여주지조차 않았던 미소를 지었던 그를 계속 상기시켜댄다.

...내가 죽어도,
내가 사라져도

오이카와 토오루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그가 반쯤 죽여놓을 만큼 미웠던 것도, 내가 아닌 다른 가이드를 옆에 끼고 돌아다니는 것도. 매번 내게 연락조차 주지 않고 현장으로 향했던 것도.

계속해서 상기시킨다.

사실이니까 전보다는 아프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1년 전
글쓴닝겐
85.

그리고 그 모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만들어낸 결론은,

"...참 쉽네."

나도, 그가 나를 미워했던 만큼 미워해주자는 것이었다.

그래. 누군가를 미워하는 건 좋아하는 것보다 쉬운 일이겠지, 그리 생각하며,

눈이 퉁퉁 부은 채로 화장실을 나와 터덜터덜 아이에게로 걸어간다. 우중충한 꼴을 들키지 않기 위해 조용히 아이의 옆에 앉아 배를 토닥여준다.

어차피 마주할 일이야 없겠지만. 만약 마주한다면 그가 옛날에 내게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대해주자고.

"...잘 자네."

모순되게도, 그를 똑 닮은 내 아들을 내려다보며 또 한 번 다짐한다.

이제는 네가 밉다고.
미워졌다고.

너도 나만큼 아팠으면 좋겠다고.

1년 전
닝겐3
혹시나 해서 들어왔는데 역시나~~~ 자기전에 읽고 잘게!!! 굿굿 ㅜㅜ
1년 전
글쓴닝겐
호출도 안 눌렀는데 댓이 달려있어서 놀랐어ㅋㅋㅋㅋㅋ🥺❤️ 내용이 너무 적은 것 같아서 추가하려고 왔는데...! 재밌었으면 좋겠어 히히
1년 전
닝겐21
대박 진짜 혹시나해서 들어와봤는데 글이새로생겼었네욧 센세!! 센세 쓰면 호출 부탁해요옹~
1년 전
글쓴닝겐
ㅠㅠㅠㅠㅠ앗 닝이 와있었다니! 적게 추가하더라도 누르는 게 좋을까요...?! 사실 내용을 너무 적게 추가한 것 같아서 더 적고 누르려고 했다는🥹❤️
1년 전
닝겐21
다른 닝들은 모르겠지만 전 새 부분 생기면 바로 읽는편이라 적어두 괜차나용ㅎ_ㅎ❤
1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ㅋㅋ다행이다🥹❤️ 또 얼른얼른 둘이 만나게 하고 싶은데... 이 부분이 전개에 정말 필요한 부분이라!! 조금만 기다려주기...❤️
1년 전
닝겐23
완결나면 볼걸...엉엉....
1년 전
글쓴닝겐
핫 왜요?! 내용 전개가 너무 느린가요...! 🥹
1년 전
닝겐23
아냐 안느려 근데 기다리는 1분1초가 너무 애가타......유료결제해서 미리보기 보고싶은 기분..
1년 전
닝겐23
근데 이제 미리보기까지 다 봐서 더 볼게없는 기분..
1년 전
닝겐23
너무 재밌어서 그래...
1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ㅋㅋㅋㅋ다행이다...🥹❤️ 사실 완결 빨리 내려고 빨랑 적으려 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길어져섴ㅋㅋㅋㅋㅋ 아... 사실 지금 승 끄트머리도 아닌 것 같아...
1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ㅋㅋ화해 루트만 타고 끝내기에는 뭐가 좀 아쉽잖아...^^ 오이캉도 닝이 맛봤던 설움을 좀 맛봐야지... 그치...?
1년 전
닝겐23
글쓴이에게
그치~~~^^ 눈밭에 패딩도 안입구 실컷 굴러보라그래~~~ㅋㅋㅋㅋㅋㅋ난 장편이 좋아!!+

1년 전
글쓴닝겐
23에게
그럼 전결은 2편을 파야겠네^~^❤️ ㅋㅋㅋㅋㅋㅋㅋ아... 얼른 제대로 구르는 거 쓰고 싶다... 그거 적으려고 이 썰 판 건데...

1년 전
글쓴닝겐
86.

"참 희한해."
"으응? 뭐가요."
"아니. 요즘 반정부군의 출현 빈도가 잦다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인력을 동원할 일인가 싶어서."

2주간 한 거라고는 시찰.
아니, 시찰을 빙자한 너를 찾는 일의 연속이었다. 나가노현이 오죽 넓어야지. 대충 찾고 넘기기에는 묘한 기시감이 들어서 그런지 더 찾을 것도 없는 시골 변두리에까지 가서 쑤셔봐야 직성이 풀렸다.

...이렇게 꼭꼭 숨을 정도로 내가 미웠다면,
내가 널 찾아가면 되잖아.

'날 잊지 않았다고 말해 줘.'

네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이렇게 애가 타고 오지도 않는 사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말라갔을까.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든다. 또... 네가 아직 나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기심도 함께 끼어든다.

"괴수라고 해봤자 위험 등급도 아닌 피라미인데. 굳이 2주씩이나 출장을 연장할 이유가 있나 하는 거지."

물론, 그것을 이상하게 여긴 것인지 이렇게 한 번씩 답을 정해놓고 물음을 내는 이들이 종종 있었지만.

...알게 뭐야?

1년 전
글쓴닝겐
87.

"요즘 소문이 자자하거든. 사실 시찰이 아니라 '누굴' 찾고 싶어서 이러고 있는 거라고. 웃기지 않냐? 다른 놈들이면 몰라도, 너 같이 인지도 높은 센티넬한테 가이드는 그냥 수틀리면 팔아치울 수 있는 부품 정도인데."

정신의 한계에 몰려있어서 그랬나,
아니면 그저 그 얘기에 아무런 변명조차 할 수 없이 내가 최악이라는 것이 사실이어서 그랬나.

"혹시... 센터장한테 밉보여서 좌천된 건 아니지?

나는 네 얼굴조차 본 적 없을 사람이 너에 대해 떠들어대는 것을 한참을 멀거니 듣고만 있었다. 묵묵하게 닫힌 입에 비해 점점 속이 뒤틀리는 느낌과 함께 종국에는 손이 부르르 떨리는 게 우스꽝스러웠다. 화가 났다기보다는,

"...그 말 하시려고 부르신 겁니까?"

시찰 중에?
이'딴 시답잖은 일로 불러재낀 것이었나 싶어서.

"시찰이랄 것도 없더만. 네 근무지 황량하다 못해 황폐하던데. 왜 시찰에 그렇게 목숨을 걸어?"

이제 며칠 남짓 남지도 않은 기한 동안 남은 마을을 뒤'져야 하는데.
뭐 얼마나 대단한 얘기 하나 했네.

"그깟 햇병아리 가이드 하나 뭐라고."

그래.
그래서 햇병아리 가이드, 그 말 하나에 눈이 돌아갈 만큼의 분노를 느꼈던 건가 보다. 이 바닥 생활이 녹록지 않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나는 답지 않게, 처음으로 선임의 멱살을 쥐고 벽에 밀치며 말했다. 부글부글 끓는 속과 상반되게 입가에는 미소를 띤 채로.

"...당신이 뭔데."

당신이 뭔데 그 애를 판단해.
나도 제대로 부르기 힘든데. 나조차 3년을 내리 찾아도 발견조차 못했는데.

"...너, 너 미쳤..."
"응. 당신 말대로 내 머리가 좀 돌아서 말이야. 그러니까... 입 좀 다물어줄래요? 계속 나불거린다면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나도 몰라서."

여기가 황량해 좋은 점이 있지 않겠어?

입은 부드럽게 웃고 있는데 눈은 웃고 있지 않은 게 꼭 정말 미쳐버린 사람 같아서. 우습게도 자꾸만 웃음이 났다.

1년 전
글쓴닝겐
88.

[미쳤어, 넌.]

"왜애... 이와쨩까지 그렇게 말하면 나 속상해."

[아무리 속상하다고 해도 어떻게 선임 멱살을 잡냐? 미쳤어?]

"...맨날 미쳤다고 했으면서 뭘 새삼스럽게."

[너 진짜... 더 갔으면 영창이었어. ...하아, 수습 어떻게 하려고 그래, 대체.]

"안 갔으면 됐지, 뭐. 어쨌든 난 한 대도 안 때렸다?"

오히려 때린 건 그쪽이지.
거울에 비친 빨갛게 부어오른 뺨 한쪽을 살살 매만지며 말한다. 군대도 아니고 뭔 놈의 영창이냐고 한 번 받아치고 구급상자 안에서 찾은 연고를 바르며.

"...조금 말랐나?"

뭐, 그도 그럴 게 3년 동안 먹은 것이라고는 이른 아침, 센터에서 보급품으로 나누어진 빵조각 두 개 정도 빼고는 일절 먹지를 않았으니까.

[...너 대체 몇 킬로나 빠진 거야.]

"글쎄... 체중 잴 때마다 빠져서 1년 차부터는 안 살려봤어."

장거리 출장인 통에 전화밖에 되지 않는 판국에도 영락없이 태연하다. 대충 한 대 맞아주고 끝냈으니 뒤탈은 없겠지. 센터장이나 이 바닥은 내 쓸모가 다할 때까지 날 필요로 할 테니 이깟 일로 버릴 일도 없을 테고.

부어오른 뺨의 통증보다 나는 여전히 다른 게 신경 쓰이니 말이다.

"아무리 세게 때려봤자 B급인데, 나가봤자 관절이겠지."

그리 대충 대꾸하니

"...어? 어, 이와쨩? 지, 지금 전화 끊어버린 거야?! 아니이... 멀쩡한 전화를 왜 끊어..."

말없이 전화를 끊어버린다.

1년 전
글쓴닝겐
89.

붉게 부푼 뺨.
잠이 통 오질 않아 검게 물든 눈시울. 센터 앞을 배회하는 낙엽.
유난히 건조한 날씨. 그리고... 목도리.

오늘의 나는 영락없이 누군가에게 차인 것 같은 모양새다. 여름과 가을의 애매모호한 경계선에 위치한, 사전 브리핑도 없이 무작정 현장으로 향하는 벤에 타고서. 난 코끝을 조금 붉게 물들인 채로 손끝을 꼼지락거린다.

"...오이카와. 오늘은 사고 치면 안 돼."
"...이거 왜 이래? 이 오이카와 씨가 실적 1등인 걸 잊어버린 거야, 맛층?"
"실적 1등인 사람이 이러고 있냐? 네가 얼마나 걱정됐으면 이와이즈미가 월권을 행사했겠어. 나더러 내려가보라고 할 정도면."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하는 표정이 우습다.

"...아무리 내가 불면증이라지만 그런 얼굴로 보는 건 실례야, 맛층."

누가 보면 죽으러 가는 건 줄 알겠네.

실없는 소리를 하며 픽 헛웃음을 내뱉고. 멍하니 창문 밖을 바라본다. 그래. 아직 속상함보다 서러움이 먼저 앞서는 걸 보면 아직 살만 한가 보지.

"...그 누구가 혹시 나냐?"
"글쎄. 그럴 수도."
"미친'놈."

시작도 하기 전에 내 손으로 꺾은 첫사랑을 기리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부족한. 결핍으로 둘러싸인 흔적에 픽 웃음을 흘려보낸 채로,

또다시 눈을 감는다.

나가노현으로 가는 길에서 꿨던 좋은 꿈을 다시 한 번 꾸기 위해서.

1년 전
글쓴닝겐
일단 호출은 여기서 한 번 누르겠습니다6_<❤️
1년 전
닝겐16
하앙.... 센세 글 너무 잘써...😢
1년 전
글쓴닝겐
고마워요 니잉😘❤️ 며칠간 바빠서 못 들어왔는데 댓글 있어서 행복사합니다!
1년 전
닝겐16
흐윽... 센보싶.... 기말과제하다 센세 댓보고 헐레벌떡 뛰어왔자나
1년 전
글쓴닝겐
헉!! 뛰어와주다니🥹❤️ 우리 닝 힘들지 않아야 할 텐데!! 저는 고대로 여기있어요! 걱정마요...💕
사실 TMI로 이대로 가면 너무 쉽게 완결 날 것 같아서...! 1편 2편으로 나누어서 진행하려구 해요! 1편은 기승/ 2편은 전결! 전결이 아마 오이캉이 제일 구르고 구르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까지의 후회는 발끝에도 못 미쳐요 호호😘

1년 전
닝겐16
캬아아아아ㅏㅇㅇ!!!!! 너무좋아여! 기숙산데 소리지를뻔해써...! 센세 소중해😘
1년 전
글쓴닝겐
16에게
ㅋㅋㅋㅋㅋㅋ좋아해주니 너무 행복해요!! 소재가 취향타는 거라 걱정했달까ヽ(✿゚▽゚)ノ닝도 너무너무 소중해욥!! 힌트를 주자면! 노래가 새로 나올 때마다 시계 바늘이 점점 움직이고 있는데... (소근소근) 이거 좀 중요할지도😘

1년 전
닝겐16
글쓴이에게
허어얼... 센세 그런 대박적 힌트를 주시다니...🙊 이런 갓소재 흔하지 않다...기다리고 있을게용😄😄

1년 전
닝겐22
오늘도 와주시다니 센세 최고예요,,😭❤️❤️❤️
1년 전
글쓴닝겐
흑흑 제 비루한 썰을 좋아해줘서 그저 기쁠뿐!! 재밌게 봐줘서 고맙습니다!! 😘❤️❤️❤️
1년 전
닝겐19
센세...진짜 글이 술술 읽혀서 나 취했어여.,,...만취다...., 더 주세요.,...(재촉 아니에요 그냥 사랑이에여...)🥹❤️
1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닝의 사랑 와앙❤️ 술술 읽히나요 정말루?! 중간중간 뚝뚝 끊어질까 걱정했는데 다행이에요...!!
1년 전
닝겐19
정말루 정말우 !!! 최고에웅..❤️ 언제든 바쁘지않고 편할때 꼬옥 와주세오 센세 .. 난 언제나 여기에 .. 🥹🫶🏻
1년 전
닝겐24
센세 너무 재밌습니다 ㅜㅜ
1년 전
닝겐24
다녀가셨네요 ㅎㅎ 복습하며 경건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팬이에요♥️♥️♥️
1년 전
글쓴닝겐
헉 댓글 확인을 미처 못 했다니!! 미안해요 니잉🥹♥︎
ㅋㅋㅋㅋㅋㅋ재밌게 읽어줘서 너무 기분이 좋아요!! 사실 더 빨리 올 수 있는데... 2편 플롯이 꼬여서!! (와장창) 최대한 빨리 오겠습니다...😚💋
이런 비루한 쓰니의 팬이 되어주다니...!! 무한한 감사를 닝에게 바칩니다... (넙죽)

1년 전
닝겐24
🙇🏻‍♂️ 저도 넙죽입니다 ㅋㅋㅋ
1년 전
글쓴닝겐
어 뭐야... 이런 글에 뜨길래 들어왔더니 내 거네...?
1년 전
닝겐25
센세 나 기다려요....
1년 전
글쓴닝겐
아마 다음주 불시에 2편 팔 것 같습니다...♥︎
지금 몸이 좀 안 좋아서 바로 파는 건 무리고...! 늦어지면 여기에 외전이라도 총총 가져다 놓으러 올게요😆💕 우리 임신튀 시리즈로 먹어야죠 그쵸...! 츠무라던가 니로라던가!!

1년 전
글쓴닝겐
호출은 오면 누를게요잉(* ´ ▽ `* )
1년 전
닝겐9
ㄱㅇ
1년 전
글쓴닝겐
귯귯(?)
1년 전
글쓴닝겐
IF. 1 : 그가 가이드였다면

* 본편과 상관없는 외전 스핀오브격의 이야기입니다.
* 오이카와가 가이드 / 닝이 센티넬이라고 생각해주면 됩니다.

1년 전
글쓴닝겐
01.

흔한 이야기다.
미디어에서 떠들어대는 것처럼. 여자는 살기 위해 남자를 필요로 하고, 남자는 그런 여자가 지긋지긋한.

날이 좋으면 파트너와 함께 나들이를 간다던 동료들의 말을 대충 넘기고.
괴수들에게 이곳저곳, 맞지 않은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수북하게 얻어맞은 흔적을 소매로 감추고.
목 끝까지 차오른 핏덩이들을 겨우 삼키며 익숙하고도 낯선,

그의 방 앞에 선다.

...또 이런 꼴로 만나러 왔다고 하면 화낼 텐데.
필요할 때만 찾아댄다며 혀나 차 댈 텐데.

우습게도 나는 생각보다 더한 반편이였는지 반 죽어가는 내 몸 상태보다 그의 감정 하나에 더 신경이 쓰여서. 핏기 없는 입술 위로 바르지도 않던 립스틱을 발라본다.

1년 전
글쓴닝겐
02.

딱히 발라본 적이 없어 입술 위를 칠하는 손짓은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삐뚤빼뚤, 못나기만 선. 마치 그와 나의 관계같다.

운 좋게 그의 가이딩이 내게 가장 적합하다는 이유로, 같은 선상에 묶이기에는 나는...

강하지도 그렇다고 똑똑하지도 않은,
그저그런. 흔히 널린 센티넬 중 하나였으니까.

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기에도 충분한, 딱 그 정도의.

"...어울리지도 않는데... 괜히 발랐나?"

'안 하던 짓 하면 죽을 때가 된 거라던데.'

안 하던 짓 하면 죽을 때가 다 된 거라던 선배의 말을 상기시키자 피식, 답지도 않은 헛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래요, 제가 이 바닥에서 구른 것치고는 오래 살기는 했죠.

1년 전
글쓴닝겐
03.

그래서일까.
열기도 전에 열려버린 문에 이렇게도 손이 떨리는 건.

...그 누가 파트너를 만나러 가는 거라고 생각이라도 할까.
꼭 적진 한가운데에 놓인 것 같잖아.

"...닝쨩이 이 시간이 웬일이야."

연락도 없이.

"이런 식으로 무작정 찾아오는 거, 불쾌한데 말이지."

...아닌가.
적진 한가운데 놓여도, 그 사람의 감정을 이렇게 재고 따지려 하지는 않을 테니.

당신은 내게 그 이상인가.

1년 전
닝겐24
센세!! 왔구나!!!!! 😭 복습하러 왔어
1년 전
글쓴닝겐
헉?!!! 닝이자나!!! 호출도 안 했는데 (감격) 🥹❤️
이번 주에 2편 파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늦어져서 외전 올리러 왔어요!!!

1년 전
닝겐24
탑돌이하듯 글돌이 하고있어ㅋㅋㅋ 다시 봐도 항상 재밌어
1년 전
글쓴닝겐
ㅋㅋㅋㅋㅋ진짜요?!! 아 뭔데 너무 행복하지...!! 뒤로 갈 수록 몰입도 떨어진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 ▽ `* )❤️
1년 전
글쓴닝겐
04.

...그래도.
다쳤냐는 말이 먼저일 줄 알았는데.

"임무 다녀온다더니... 이제 마치고 돌아왔나 보지.

여전히 나는 바보같이 그의 관심을 갈구하나 보다. 그래도 한 번쯤은, 다른 사람에게 굴 듯이 안부를 물어줄 줄 알았던 것을 보면.

"... 응. 생각보다 이번에, 빨리 끝나서."

그래,
문을 열기 직전에도 당신에게 어떻게 보일까 그게 걱정돼서
어울리지도 않는 립스틱이나 발랐던 것을 보면.

"... 윽, 피 냄새."

여전히, 나는

"... 아. 지운다고, 지웠는데..."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멍'청하고, 미련하다.

"... 미안해. 냄새나지. 빼고 왔어야 했는데."

지금도 내 상태보다, 피비린내 때문에 기분이 나빠진 당신의 감정을 먼저 살피는 것을 보면. 이제쯤 보면... 그럴만 한가.

1년 전
글쓴닝겐
그래.
당신 말 하나에 이렇게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걸 보니 나도 정상은 아닌가 보다. ...아니, 일찌감치 미쳤는데 아니라고 우기고 있는 건지도.

"...하아. 다쳤으면 병동을 가던가. 약을 먹던가... 왜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일을 키워? 닝쨩 바보야?"

...잘 만나주지도 않으면서.
한 번 만나러 올 때마다 생색이라는 생색은 다 내지.

미간을 가득 찌푸린 그의 얼굴에서 괜히 그 예전, 내게는 한 번도 유효하지 않았던 그 옛날 TV 속에서 보았던, 앳된 미소를 보였던 그가 떠올랐다.

참으로 상반된 얼굴일 수가 없다.
웃음기 한점 없이 불쾌감으로 점칠 된 내 앞의 그와,

"병동 가이드들은 월급 꽁으로 먹으며 일한대? 하아... 왜 닝쨩은 자꾸 나만 나쁜 사람 만드는 거야?"

티끌 하나, 어두운 그늘 한 점 없던 TV 속 얼굴의 미소.
내게는 한 번도 유효한 적이 없던 미소가 머릿속을 하염 없이 배회하며 나를 옥죈다.

...병동 가이드는 파트너 있는 센티넬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걸
그가 더 잘 알 텐데도. 진심인 건지 아닌 건지. 이제는 잘... 분간조차 가질 않는다.

"..."

그럼에도 나는,

당신에게 화조차 쉽게 낼 수가 없어서. 피가 흐르는 손목을 숨기기 위해 소맷자락을 더 세게 쥘 뿐이었다. 이제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졌을 텐데. 왜...

"...병동에서 받는 가이딩은... 잘 안 맞아서."

부탁할게.

"...한 번만 도와줘."

서럽지. 이제 와.

1년 전
글쓴닝겐
05.

"... 부탁?"

순간 내 말의 어떤 부분에서 그의 심기를 거슬렀는지.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지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양상의 감정을 취한다. 내가 뭘... 또 실수했나?

"... 하. 부탁이라..."

이보다 더 비굴하게 굴 수 없을 정도로 굽혔잖아. 어떤 원망도 미움도 분노도 티 내지 않고. 당신의 심기 하나 거스를까 봐, 매번.

...그런데 왜 그런 표정이야?

고개 숙이고 있는 나도, 속까지 다 파 먹혀 더는 내어줄 것도 없는 나도 가만히 있는데. 당신이, 네가 왜.

1년 전
닝겐24
아 ㅠㅠㅠ 닝 어쩌면 좋아
1년 전
글쓴닝겐
06.

그 뒤로는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기억의 잔재를 끌어다 모아 샅샅이 훑어도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얼굴, 돌리지 마.'

피 묻은 내 손목을 붙들고서 제 방으로 끌고 들어오던 오이카와와
배려 없이 거칠게 안기던 순간에서조차 나보다 더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의 얼굴뿐.

'눈 떠. 나 봐.'

살이 찢어지는 아픔보다 상처가 치유되는 것이 더 빨랐기에 작은 엄살조차 내지 못하고 입술만 꾹 깨물어댔다. 어떤 이유로든 당신 앞에서는 울고 싶지 않아서가 더 컸으려나.

그래. 정말 여기서 울면 내 신세가 이다지도 불쌍하다는 것을, 비참하다는 것을 내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될 것 같아서. 울고 싶지 않았다. 적어서 당신 앞에서는. 절대로.

...뜨거운 열기가 나를 잠식하던 순간이 너무 생생해서.
날이 너무 꿉꿉해서. 장마철의 습기가 지긋지긋해서.

그냥 온갖 이유를 갖다붙이고서, 내 기숙사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1년 전
글쓴닝겐
뭘 그렇게 노력하고.
뭘 그렇게 애를 쓰고.
뭘 그렇게 예뻐 보일 거라고...

가이드고 뭐고. 센티넬이고 자시고.

코끝이 붉어질수록 눈시울이 점점 부풀어 올랐고. 눈물은 장맛비처럼 주륵주륵 흘러내렸다. 변명의 여지없는 서러움의 자취였음을, 홀로 남게 되어서야 인지했고 인정해나갔다.

아, 그 인간 뭐라고 억울해해.
그 인간 뭐라고 서러워해.

그래, 오이카와 토오루.
그 사람 그거 뭐라고.

1년 전
글쓴닝겐
아참, 스핀오브격이기 때문에

* 본편과 흐름이 유사하게 흘러갑니다.
* 본편 지문에서 발췌해 각색하고 첨삭한 것도 존재합니다.
* ...이 정도 수위는 잘리지 않겠죠🥺? 잘리지 않도록 최대한 은유했는데 무섭네요 덜덜🥹❤️

1년 전
글쓴닝겐
07.

그중 가장 서러웠던 것은 아마, 그의 심기를 거스를까 무서워 발랐던 립스틱이 한참의 입맞춤 때문에 엉망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려나.

어울리지조차 않은 색의 립스틱이 입가에 번지고
붙었다 떨어진 그의 입술에 짙은 자욱을 남기고.

버거울 정도의 진한 가이딩이 흘러들어올 때면 이상하게도 코끝이 찡하게 붉어져왔다. 이 정도의 가이딩을 한 번에 넘겨받는 게 처음이라 그런지 뭐든 어색하게만 느껴져 왔던 탓이었다.

나는 그의 움직임이 멈출 때까지도,
그렇게 한참을 어리숙하고 어색하게. 맞지도 않는 립스틱을 바를 때처럼 서투르게만 굴었다.

그게 끝끝내 머릿속에서 잊히질 않아 며칠을,
그 며칠이 몇 달이 될 때까지 내내 밤잠을 설쳤다.

여전히 비굴할 정도로 몸을 사리는 것은 나인데도.
왜 너는, 그 순간 저가 더 복잡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을까. 네가 왜.

1년 전
닝겐24
둘이 또 엇갈리는것인가ㅜㅜㅜ 찌통이 ㅜㅜ
1년 전
글쓴닝겐
ㅠㅠㅠ새벽에는 찌통 아니겠습니까 껄껄... 가이드 오이카와로 임신튀도 맛있네요... 그런데... 본편 오이카와보다 더한 쑤렉이짓하고 있는 것 같은 건 기분탓일까요...
1년 전
닝겐24
좀 그렇긴 한데… 복잡한 표정에서 희망을 읽어봅니다!
1년 전
글쓴닝겐
08.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옛말은 역시 사실인가 보다. 옛말 무시해서 좋을 것 하나 없다니까. 그 흔한 경고문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그에게 다가간 내 잘못인가, 괜히 헛웃음만 툭, 또 한 번 뱉어낸다.

"너, 너무 오래 자는 거 아니야? 너무 많이 자도 안 좋아."
"...자꾸 졸려서요. 임무에서는 방해 안 되게... 잘 할 테니까 걱정 마세요..."

무능하면 몸으로라도 많이 때워야죠. 안 그래요.

"에헤이... 네가 열등한 게 아니라 그 인간이 너무 잘난 거지. 그러니까 남들이 다 잘났다 하는 남자는 잡는 게 아니라니까 그러네..."

마음고생만 하고 이게 뭐야?

독한 담배를 입에 물고 내게도 하나 건네는 모습이 험악한 말과는 달리 조금은 상냥하다. 나처럼 현장을 죽어라 구르는 동종 업계 센티넬이라 그런가. 그 투박한 애정 하나에도 마음은 줏대 없이 움찔거려서 잠깐만 고민을 거듭하다 이내 고개를 젓고.

"...실 없긴. 됐고 정신 차리고 얼른 떠나던가 해."
"뭐를요."
"네 파트너든 이 바닥이든. 둘 다면 더 좋고."

넌 여기랑 안 맞아.
네 파트너랑은 더더욱. 말하기도 입 아프고.

"떠날 때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능하면 빨리. 오케이?"

1년 전
글쓴닝겐
이 바닥과도, 그와도. 영영 안녕이라니.
꼭 꿈처럼 들리는 말에 고개만 깔짝거리다 이내 푸스스 답 없이 웃어버리고 답한다.

"오케이. 알았어요."

어떤 이유라도 내가 그를 훌훌 털어버리고 떠날 수 있는 것을 찾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겠다고.

진심이었다. 거짓 한 점 없는.

아직 그러한 마땅한 구실을 찾기 못해서 그런지. 난 아직 수평선처럼 그의 곁을 맴돌고 제대로 떠나지 못하니까. 마음만은 언제든 떠날 수 있게, 그의 냉대가 시작되었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제자리를 서성여대는 내 신세가 여전히 비참해서.

1년 전
글쓴닝겐
09.

어떤 이유가 됐건 찾기만 하면.
그때는 내가, 너를.

1년 전
글쓴닝겐
10.

"...무슨."

그래서였나.
현실을 도피할 무언가를 절실히 원하고 또 원해서인지. 그 갈망이 겹겹이 쌓여서 그런지. 정말 내 갈망이 이유를 만들어냈나 보다.

기어코, 현실을 부정하고 싶나 보다.

생리가 몇 달째 밀리길래 반신반의하며 사 왔던 테스트기의 빨간 두 줄을 바라보며

내 어리숙한 모습을, 거칠게 안기던 순간을 잊지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던 내 모습을 상기시킨다.

"..."

날도 습하고.
새로운 만남도 있고.

이별하기에 딱 좋은 날이야, 그치. 토오루.

1년 전
글쓴닝겐
11.

...이상하게 요즘 잠이 몰려온다고 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서 낮에 그렇게 잠이 많이 오는 거라고 넘겼었는데...

그 이유를 눈앞에서 발견하니,
기분이 너무... 묘해서.

"..."

그냥 빨갛네.
두 줄이네.

거기까지가 감상의 끝일 거라고만 막연히 여겼었는데.
막상 이렇게 바라보고 있노라니 속이 뒤집히는 것만 같다. 욱, 입덧인지 그저 토기인지 모를 구토감이 솟구치자 반사적으로 입가를 틀어막고 테스트기를 휴지통에 처박는다.

차라리 엿이라도 한 번 먹으라며 불그스름한 두 줄이 선연히 찍힌 테스트기를 보여줄까.
열이라도 한 번 받아보라고 센터에 소문이라도 내볼까. 좁아터진 이 바닥의 성격상 나 몰라라 한다면 매장되기 십상이고. 제일 쉽게 엿 먹일 수 있는 방법일 텐데.

물러터진 나는 여전히 멍'청해빠졌는지.
여전히 그가 완전히 매장당할까 걱정돼, 그의 안위나 걱정하고 있으니.

그렇게 무엇도 결정하지 못한 채 한참을 휴지통에 처박힌, 내 뱃속에 든 작은 생명체의 첫 발자취를 멀거니 바라만 보았다. 그저 떠나야 한다는 생각만이 확실했을 뿐이었다.

1년 전
닝겐24
참 안타깝네… ㅜㅜ 참 착해 닝은 ㅜㅜ지 복 지가 차는 오이카와
1년 전
글쓴닝겐
12.

그저 내게 온 생명체를 복수의 도구로 써먹기 싫었을뿐더러.
한때 좋아했던, 이곳으로 올 수 있게 인도해준 첫사랑을 내가 있는 수렁으로 끌어들이기 싫었던 탓이라고.

자꾸만 움츠려드는 어깨를 스스로 토닥이며 위안해댔다.
그래서 나갈 때만이라도 숙이지 말고. 비굴하게 굴지 말고. 마주쳐도 위축되지 말자고 다짐하며 거울 앞에 서서 한참을 중얼거렸다.

"... 이건 여행일 뿐이야. 내가 떠나주는 거지. 버려지는 게 아니야."

아직 채 나오지도 않은 아랫배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나기도 전에 아버지 흉을 어머니의 입으로 듣지 않도록 속삭거린다.

"그치 아가. 우리는 그저... 잠깐 여행을 떠날 뿐이야."

결코 버려지는 게 아니라고.

1년 전
글쓴닝겐
* 너무 졸려서 여기까지만 적고 내일 다시 외전 이으러 오겠습니다...! 생각보다 길어졌네요...^_ㅠ ㅋㅋㅋㅋㅋ적다 보니 재밌어서...!

* 새벽 호출로 잠이 깨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미안합니다...! 예쁘게 봐주세요^_^❤️

1년 전
닝겐24
센세❤️ 잘자. 또 불러줘🙏🏼🙏🏼🙏🏼
1년 전
닝겐17
센세 좋은 꿈 꾸세용!❤️
1년 전
닝겐21
센세의 새 이야기!!! 역쉬 최고ㅜㅜㅜ
1년 전
글쓴닝겐
13.

떠날 이유가 쥐어진 순간, 포기는 빨랐고.
시간이 흘러갈수록 그간 내 신세가 얼마나 처량한지 차츰차츰 깨달아갔다.

잠이나 설치고. 밥도 거르고. 혹시나 뭐 하나 도움될 만한 게 없을까, 생각하던 내 신세 말이다.

...그래, 뭐 얼마나 대단한 남자라고.

남들 눈에도 잘났고 제 눈에는 더 잘난, 그런 남자는 잡는 게 아니라던 선배의 말이 맞았던 거예요.

"...닝?"

당신도 나 같은 방해물이 앞길 가로막았던 시간이 답답했을 테니까.

"...매번 기숙사 방에만 박혀있더니. 이 시간에 왜..."

그래. 만약에 다시 마주친다 해도
운 나쁘게 지금처럼 마주쳐도,
서로 모르는 사이처럼. 남은 빚 하나 없는 사이처럼. 그렇게 지나가는 걸로 해요. 원래,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오랜만이네요."

우리는 나이만 같을 뿐 직급과 평판은 하늘과 땅 차이였는데도 이제껏 존대하지 않았던 것은, 그래도 우리가 같은 파트너 직급으로 묶인 사이라는 것을 잊고 싶지 않아서였고. 더는 존대하지 않는 건,

"...오이카와 선배."

더는 당신이 내 안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걸 용납하기 싫어서였다. 그래봤자 당신에게는 티끌만큼의 상처도 남기지 못할 테지만. 그래도.

1년 전
글쓴닝겐
"...오이카와 선배?"

내 입으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호칭에 놀란 건지, 당혹스럽게 일그러지는 낯이 어색하다. 꼭 그 표정이, 나를 거칠게 안을 때처럼 복잡해 보이기 짝이 없어서. 조금 가슴이 시큰거렸다.

...상처는 당신이 아닌 내가 받고 있는 건지도.

"...왜."

며칠 잠을 설쳐서인지 푸석푸석한 피부를 손끝으로 매만지다 그를 다시 훑는다. 나는 아이 때문이라고 쳐도 왜 너는, 당신은 그런 미묘한 표정인 건지.

끝에 다다라서도 당신 감정이나 헤아리고 있다니. 여직 미련한 게, 역시 나는

"...늦어서요. 가야 해요."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걸. 다시 한 번 깨닫고야 만다.

1년 전
글쓴닝겐
14.

그거 알아요, 오이카와 선배.
난 당신을 꽤 오래 동경해 왔었고. 당신처럼 되고 싶었어요.

TV 속에서 피를 뒤집어쓰고서도 생존자를 안심시키려 애써 웃어 보이던 그 눈을.
자신이 죽을 뻔한 상황에서조차 품에 안은 아이를 달래려 손을 흔들어 보이던 그 순간을,

나는 잊을 수가 없었으니까.

"...임무 내려온 것도 없을 텐데.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

그의 눈은 꼭, 내가 숨기고자 그리 애쓰던 것을 한 번에 파헤쳐 버리는 것 같이 예리해서. 나는 꼭 죄인처럼 고개를 숙인 채 시선을 피해버리고야 만다. 아까의 다짐은 또 어디에 갔는지. 움츠려든 어깨가 처량했다.

"임무, 아니에요. 사직서 내고 오는 길이었어요."

그래. 굳이 아빠가 없어도 괜찮아.
어차피 말해봤자 애정 없는 관계의 부산물, 찌꺼기 정도로 여길 테니. 네 존재는 엄마와 너만의 비밀로 하자.

"이제 저한테 따로 신경 써주시지 않아도 돼요. 선배."

아무도 펴주지 않아 이대로 굽을 것만 같아 괜히 아랫배에 손을 얹고 속으로 하지 못할 말을 몇 번이고 되뇐다. 낭만이라고는 없는 첫 비밀 약속에 옅은 웃음기가 입가에 감돌고. 이상하게도 아까보다 훨씬 일그러진 그의 낯을 눈에 담는다.

"감사했습니다."

1년 전
닝겐19
아 센세.. 외전까지 넘.. 맛집...
행복한 연말 .. 최고 ...🥹❤️

1년 전
닝겐24
아 ㅜㅜ 아련하다 아련아련🥺 센세 고마워요
1년 전
닝겐26
이게뭐야??
1년 전
글쓴닝겐
아 이런글 추천 받고 오셨나요? 하이큐 2차창작 드림썰입니다^_^❤️
1년 전
글쓴닝겐
15.

남자는, 떠나가는 여자의 등을 보았다.
그러나 잡지 않았다. 이게 마지막이 되어도 좋냐는 물음에 쉽게 대답할 수는 없었지만, 이제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것은 확실했기에.

너는 매번 뭐가 그렇게 감사하고, 뭐가 그렇게 미안한 건데.

할 수 있는 말도 해줄 수 있는 조언도 없었다. 그저 배알이 꼴렸을 뿐이다.

'...죄송합니다.'

아주 가끔 작전지가 겹칠 때마다, 현장에서도 항상 달고 사는 말이 사과였으니까.

그래, 이 끈적하고 불쾌한 감정. 눅눅한 기분이, 그녀가 오이카와 토오루에게 차지하는 비중, 딱 그마만큼의 값어치인 줄만 알았다. 어쩌면 지금까지도, 그는, 오이카와 토오루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가란다고 진짜 가네."

게다가 사직서? 누구 마음대로.

멀어져 가는 등을 바라보면서도 남자는 여전히 주먹만 꽉 쥐었다.
아무리 재계약 결정권이 센티넬에게 가있다지만, 일방적 파기라고? 잘 느끼지는 못해도 늘상 같이 있던 사람에게 자존심이 밟히는 기분은 생각보다 더 불쾌한 것이었다.

'이 바닥이 얼마나 좁은데. 지금 떠난다고 평생 마주치지 않으란 보장 있어?'
'...앞으로 마주치면 서로 모르는 척하고 지나가요.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당신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 아닌가요.

순간 여자가 했던 말이 다시 귓가를 스친다. 담담한 어조였다. 이게 마지막이 되어도 하나 아쉬울 것 없는 사람처럼.

갈색 머리 남자의 눈이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잘게 흘러내리는 눈빛에서 변명의 여지없는 미련이 묻어났다. 이건 어떤 종류의 미련이려나. 미련이라고 부를 정도의 애틋한 감정이 그녀와 자신, 그 사이에 끼어들만하던가.

그렇지 않은가. 이제까지 곁 한 번 주지 않고 차갑게 내치고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허울좋게 묶어두기만 했을 뿐.

안부 같은 겉치레를 물어본 적조차 없는데.

이런 감정이 들 자격이 있는지조차 확신이 들지 않는다.

1년 전
닝겐24
흔들리는 갈색 눈동자….. 미워할래야 미워지질 않아요 센세ㅠㅠ
1년 전
글쓴닝겐
업보가 참 많은 친구지만... 미워할 수가 없는 게 이 썰 오이카와의 핵심 아니겠어요🥹 외전 오이카와는 좀... 많이 심했지만... 그래도^_ㅜ
1년 전
글쓴닝겐
16.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멍'청한 선택이었는지.
그는 비로소 깨닫게 된다.

1년 전
글쓴닝겐
17.

"...뭐라고요."

때마침 그녀의 방을 비울 때, 그래도 여전히 신경이 쓰여서.
한 번 제대로 걸음 한 적도 없던 곳으로 향했던 것이 화근이었나 보다. 왜, 그런 옛말 있지 않은가. 안 하던 짓을 할 때면,

"아니 글쎄... 욕실에서 이게 나왔다니까?"

죽을 때가 다가온 것이라던.

그래,
그 정도로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 아마 오이카와 역시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기에 부릴 수 있는 변덕, 정도의 마음으로 그녀의 기숙사 방 앞으로 향했을 터였다.

생각지도 못한 것을 맞닥뜨리기 전까지는, 그저 몇 년간 함께한 파트너의 마지막 자취를 보러 온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였으니까.

1년 전
글쓴닝겐
18.

"계약 기간도 안 끝났는데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해서 위약금도 엄청 물었다던데... 그 아가씨 불쌍해서 어떡혀? 한순간에 미혼모 신세 돼버린 거 아녀."

청소를 하기 위해 그녀의 방에 들어간 노파의 손에 들린 것은 우습게도,
새빨간색의, 변명의 여지조차 없이 선명한 두 줄이 찍힌 임신 테스트기였다. 버린 지 한참이 지난 것이 분명한.

"아이... 이걸 윗선에 보고해 말어. 우리 가이드 님이 똑똑하시니께.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아시겠지. 방법 좀 알려 주이."

파트너인 자신 이외에는 결코 가이딩을 받지 않았던 그녀이기에.
아이 아빠가 누구인지도, 머리가 아플 만큼 분명한.

...내가 그렇게 지긋지긋했나?
그래도, 내 아이일 텐데. 어떻게 아무런 말도 없이 모르는 사이처럼 지내자고 하지.

"...하."

그는 한참 말없이 그것을 내려다 보고만 있다, 종국에는 더운 숨을 뱉어낸다. 머리가 아픈 걸까. 머리가 아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걸까.

어떻게. 이렇게 쉽게.

그래, 그런 것 같다. 아니라면 이제 와 그 순간 붙잡아야만 했다고, 그때 멀어지는 등을 붙잡지 않은 제 머리를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절박한 심정이 들 리가 없으니까.

1년 전
글쓴닝겐
19.

'...앞으로 마주치면 서로 모르는 척하고 지나가요.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당신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 아닌가요.

그녀가 했던 말이, 어떠한 감정조차 실리지 않은 담담한 어조가 귓가를 떠나지를 않았다. 아니, 그보다 더 견딜 수 없는 것은.

'...그건 그냥 닝쨩이 바라는 거 아니야? 이제야 본심을 드러내네. 그냥 이렇게까지 미루지 말고 진작 말하지 그랬어?'

지긋지긋하니까 그만 좀 하라고.

그 순간, 욱해서 뱉어버린 주워 담을 수조차 없는 자신의 말이었다.

1년 전
글쓴닝겐
20.

그때... 네 표정이 어땠지?
너는, 어떤 얼굴이었지...?

1년 전
글쓴닝겐
21.

...잘 모르겠어.

어떻게, 이렇게 쉽게. 잊어버릴 수가 있는지.

자신의 질문에 덧붙은, 완전한 대답임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 노파의 눈에는 그녀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오이카와 토오루의 모습이 들어섰다. 인정할 수 없다는 듯이.

그때, 남자는 울고 있었던가.

1년 전
글쓴닝겐
IF. 1 : 그가 가이드였다면 完
1년 전
글쓴닝겐
* 개엉성해보이지만, 이게 외전의 끝입니다!! 껄껄
* 본편은 엔딩 샤따 시원하게 내려드릴 테니 걱정마세욥ㅎㅁㅎ❤️
* 질문이 만약에 계신다면 달아주셔도 됩니답~!!

1년 전
닝겐24
오이카와의 눈물이군요 센세 ㅠㅠㅠㅠㅠ
1년 전
닝겐16
하아앙
1년 전
닝겐16
엉성이라뇻...! 빛밖에 안보이는데욧?
1년 전
닝겐19
뭐가 엉성해!!!!!!!!!!!(요)!!!!!!!!!!!!!!
두근두근..복습하면서 기다릴게용 🥹🫶🏻🫶🏻🫶🏻

1년 전
닝겐27
센세 대박이야.. 내가 표현을 잘 못하는게 한이다 증말.. 사룽함다.. 미리메리크리스마스에용🎅
1년 전
글쓴닝겐
메리크리스마스 닝!! 이렇게 다들 좋아해주다니... 나 너무 행복한 거 있죠🥹❤️ 사룽해요 나둡...🎂🍰
1년 전
닝겐28
최고입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1년 전
닝겐24
연어처럼 다시 돌아왔습니다 ㅋㅋㅋ 메리크리스마스 샌세🍰
1년 전
글쓴닝겐
히히 너무 바빠서 이제 들어와봤네요!! 메리크리스마스 닝😘❤️ 맛난 거 많이 먹어욥...🎂🍰❤️
1년 전
닝겐24
🐰 새해복 많이 받아요 센세
1년 전
글쓴닝겐
ㅠㅠ정말 늦었지만 닝도 새해복 많이 받아요!! 움쪽😘❤️
1년 전
닝겐24
드림글 찾아보고 있는데 이 글만한게 없네요ㅠ
1년 전
닝겐23
센세,, 언제 올라오나요,,,
1년 전
글쓴닝겐
꾸금 외전은...! 오늘 올려놨습니다 (코쓱) 👀❤️ 2편은 아마 곧ㅎㅎ
1년 전
닝겐9
센세@!!!
1년 전
닝겐19
센세!!!!! 오셨슴네까!!!!!!
1년 전
글쓴닝겐
여러분 너무 오랜만이죠ㅋㅋㅋ큐ㅠㅠㅠ...
1년 전
글쓴닝겐   글쓴이가 고정함
올까 말까도 정말 고민했는데 제가 이 썰을 정말 열심히 써서...!
꼭 완결을 내고 싶기 때문에... 이렇게 호출을 하게 됐습니다! 19금 외전은 물글에 링크를 따로 올릴 수가 없기 때문에!

지금 적어놓고 튈 제목만 적고 튀겠습니다!

19금 외전: 🏐 임신튀는 후회물의 끝장에서 - 🔥 외전

오래 기다리셨을텐데 이렇게 늦게 찾아와서 미안합니다...!!
2편은 아마 곧 적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공지 아닌 공지임다...!

1년 전
글쓴닝겐
또 이거 스포 아닌 스포인데... 오이카와 후회물 원루트로 가려했으나... 남주 하나가 더 추가될 것 같아요^~^❤️
1년 전
글쓴닝겐
대충 내용 길어진다는 소리ㅎㅎ 일단 적어봐야 알겠지만! 보고 싶었습니다 닝들ㅠㅜㅠ
1년 전
닝겐19
파블로프의 개처럼 뛰어왔어요.,,
언제든 기다릴 수 이써요.....,,
나 기다리는거 잘해여,...
뭐든 센세라면 미슐랭 3스타,,,..
저도 보고싶었슴다...., 🥹🫶🏻

1년 전
글쓴닝겐
이잉ㅠㅜㅠ 저 감 떨어진 것 같긴 한데... 재밌게 봐준다면 정말 고마워요🥹
2편은 무리고 일단 외전이라도 빨랑 쓰자 싶어서 왔어요ㅎㅎ! 진짜 닝들 와줘서 너무 기분 좋아요 엉엉...
시리즈 물로 가자고 해놓고 왜 나 잠수탄 거야ㅋㅋ큐ㅠㅠ 사랑해요 닝...😘❤️

1년 전
닝겐19
센세 시간 날 때, 쓰고 싶을 때~ 편하게 써주세요 ㅎㅎ 천천히 즐기는 것 또한 미학~ 저도 센세 올 때마다 지루한 일상 속 소확행.. 센세 짱❤️
1년 전
닝겐9
뭐든 좋아요
1년 전
글쓴닝겐
GIF
진짜 닝 내 사랑 먹어줘요 나 진지해 궁서체야

1년 전
닝겐29
헐 너무 글을 잘쓰세요 ㅠㅠ 이런 귀한글 보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0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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