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시골 작은 마을이거든
이 동네로 이사온지 이제 한 5년 됐는데 왔을때부터 배송해주신 기사님이거든
다른 택배 기사님들보다 되게 무뚝뚝하긴 했어도
오배송 없고 시간 잘 맞추고 별 문제는 없었어
그런데 한 2주 전 낮에 마침 택배가 왔더라고
참고로 주택임
현관 앞에 놔두는 거 소리듣고 부랴부랴 나가서 기사님한테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도 했거든
그랬더니 기사님이 다시 돌아오시더니 머뭇머뭇
신용카드를 두고왔는데 기름값이 없다고 있는대로 좀 빌려달래..
근데 하루이틀도 아니고 무려 5년간 본 기사님이잖아
마침 지갑에 5만원이 있어서 별 망설임 없이 빌려드렸어
내일 꼭 갚겠다고 하시더라
근데 담날.. 연락이 없더라고
나도 바쁘고 해서 잊어버리고 있었어
그러다 문득 일주일이나 지난거야
그래서 공손하게 혹시 바쁘셨냐고 문자를 했어
그랬더니 담날 아침에 준다고 하대
ㅎㅎ 담날 또 연락 없음..
나도 계속 연락하기 뭣해서 넘어갔다가
오늘 생각이 나서 다시 '혹시 잊어버리셨을까요?'하고 다시 문자 보냈는데
전화가 왔더라
옆에 있는 사람한테 5만원을 빌리려고 했는데 못빌렸다(???응???)
돈이 하나도 없는데 월요일에 월급이니까 주겠다
계좌 남겨놔라
그래서 계좌를 남겨놨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근뎋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근처에서 카페하는 언니가 있는데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이런 일이 있었다니까
작년에 언니 카페에도 그 기사님이 똑같은 말로 돈 빌려달라고 했었대....
언닌 딱 잘라서 없다고 했다는데..
이거 뭐지???
이 좁은 시골 구역 다 돌면서 돈 빌리는 것 같은데
얼마나 사정이 힘들면 그럴까 싶기도 하고
주식하다 돈 물리셨나..
도박을 하시나..
어디 아픈 가족이 있나.. 별 생각이 다 드네
그간 이런식으로 빌리고 안갚은 사람들도 있겠지 싶기도 하고
월요일날 또 연락 없으면...
사실 5년 동안 오실때마다 포카리 한캔씩 드렸다고 생각하자고 맘도 먹은 상태긴 해
어떻게 하는게 맞는 것 같아?
엄마는 5만원짜리 액땜했다고 치래
사주 보는게 취미신데 그쯤이 나한테 겁재??? 인가 그런거였대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