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때 짝사랑하던 동아리누나가 있었는데
항상 나만 보면 꼬부기 닮았다고 귀여워해줬음
그래서 고백할려고 마음 먹고 누나 생일날 선물 줄려고 했는데, 그날 술자리에서 말하더라... 동아리회장 형이랑 사귄다고
소주 한 잔 못마시던 내가 그날 친구들이랑 두 병 넘게 마시고 토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후로 동아리활동도 안나가고, 쥐죽은듯이 살았다
누나가 무슨 일 있냐, 왜 동아리 안나오냐, 왜 자기 피하냐고 물어도 다 무시했다
아마 자기도 알았겠지? 자길 좋아했다는 걸, 그래서 더 미안했던거겠지 날 계속 옆에 두고 싶었을테고
입대 앞두고 오랜만에 형들이랑 술 마시는데 헤어졌다더라 그 회장형이 다른 새내기 여자애한테 찝적거리다 걸려서... 그냥 씁쓸하더라
그러고 입대 2주 앞두고 갑자기 누나한테 연락와서 나갔는데 술 취해서 전애인 욕하고 있더라 ㅋㅋ
춥다고 들어가자 했는데 계속 울다가 새벽 4시쯤 집앞까지 바래다 줌
그러고 들어가기 전에 묻더라 아직 좋아하냐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미안하다고, 이젠 아니라고
그러더니 누나도 웃으면서 대답하더라. 이제 꽤 남자다워 보인다고
그러고 군대 갔는데 훈련소에서 생각지도 못한 편지가 왔음
그 누나한테 온 편지
그냥 뭐 이런저런 얘기였는데 그땐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들더라
편지에 답장은 안했고, 그후로 연락이 끊겨서 지금은 어디서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잠시나마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그 사람이 어디서 뭘하던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