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전만큼 설레지 않구나라고 느낀 건 한 한 달 정도 됐어.
물론 그냥 이유없이 그렇게 된 건 아니고, 1년 넘게 잘 만나다가 근래 서로 고집으로 부딪히는 일도 잦아지고 기분 상할만한 일이 몇 번 있었는데
그냥 1년간 큰 문제 없이 잘 만나오다가 한두 번 부딪히기 시작하니까 사랑하는 마음이 좀 깎이는 느낌이 들더라고
그래도 계속 붙들고 있으면 괜찮아지겠지, 잠깐 이러다 말겠지라는 생각으로 쭉 지내왔고, 애인도 내 맘이 전같지 않다는 걸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
왜냐면 내가 전보다 사랑한다, 보고싶다 이런 말도 잘 안 하고 스킨십도 잘 안 하려고 하거든.. 그냥 뭔가 하고 싶은 맘이 안 드는데 억지로 하고 싶진 않았어
무튼 그래도 연락은 꼬박꼬박 잘 해주려, 자기 전에 통화도 꼭 하려 내 나름 노력하고 있는데, 어젯밤에 잠들기 전에 내가 너무 졸려서 막 잠꼬대하듯 하니까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래서 에에에? 뭐야??? 울어?? 이러니까 안 운다 하면서 너무 우는 느낌인 거야.. 그래서 일단 달래주고 자긴 했는데
그 순간에도 내가 내 자신이 싫었던 게, 우는 애인이 걱정된다기 보다는
주말에도 일하고 집 들어와서 너무 힘들고 피곤한데 막 잠들려던 참에 울어서 내가 편하게 잠들지 못 하게 한 애인이 좀 .. 힘에 부치고 내가 걔만큼의 마음 크기에 응해줄 수 없을 것 같단 느낌, 부담스럽단 느낌이 확 들었어
그냥 솔직하게 말하고 헤어져주는 게 얘한테도 이롭겠지? 나도 여태 쭉 좋았다가 뭐 다른 남자가 생겼다거나 외부적인 이유가 생긴 것도 아닌데 몇 달 사이에 이렇게 마음이 확 꺾여버린 게 좀 이해가 안 가고 나도 속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