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생각나
나 초등학교 5학년 정도였던 것 같은데 나랑 동갑이거나 한 살 정도 많았던 것 같음
당시 네이버 카페가 되게 활발해서 한 카페에서 그 친구를 만났어
뭐가 웃겼는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그냥 진짜 웃기고 재밌는 애였어
걔랑 네이버 카페 채팅으로 맨날 소통하고 놀고
같이 크아도 하고
근데 어느 날은 걔가 나한테 번호를 줬어
그렇게 문자로 거의 매일 같이 연락했는데
나랑 이제 연락을 못 할 것 같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왜 그러냐고 물어봤는데
걔가 이 세상은 곧 종말을 할 거고
자긴 이 세상이 종말하기 전에 천국으로 간대
그래서 연락을 못 한대
내가 너를 정말 좋아해서 말하는 거라고
그 천국으로 가는 탈거(기억 안남)에는 인원 수가 제한돼있어서
다 못 타는데 너도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하느님 안 믿는 사람들은 모두 지옥으로 갈 거라고
나랑 같이 하느님 믿자
이제 진짜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
곧 지구가 멸망할 거야 이럼
진짜 평소에 그런 종교 이야기 1도 안 하던 애여서
너무 황당하고 무서웠음
하여튼 문자 좀 주고 받다가
너 왜 그러냐 이런 식으로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이 하루 이틀 정도 안 왔음
그래서 너무 걱정되고 무서우니까 전화를 해봤거든
근데 왠 아줌마가 여보세요 하고 전화를 받는 거야
그 당시에 난 너무 무서워서 끊었고
또 며칠 뒤에 다시 전화해보니까 없는 번호라고 나오더라고…
너무 소름끼쳤기도 하고
그 친구랑 너무 재밌게 놀았어서 아직도 생각나
걔는 진짜 뭐였을까
사이비? 아님 그냥 장난?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