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남혐하는 애들을 왜 페미라고 부르냐, 걔넨 여자 일베지 페미 아니다,
페미니즘은 성평등인데 남혐이랑 싸잡지 마라하는 소리가 계속 보임.
그들의 말대로라면 2015년 메갈 등장 이후 자칭 그 정상적이라는 페미니스트들이 메갈 등을 적극적으로 배척하거나
남혐은 여성인권운동이 아니라고 선을 긋거나 하다못해 행보라도 다르게 보여야했음.
그런데 실제로 그랬을까?
메갈 이전에 한국 페미니즘이 집결해서 만든 주요 여성단체 중 하나인 한국 여성재단.
그 곳에서 2016년 9월에 주제했던 회의의 자료집을 발간함.
아무 데나 여혐 딱지 붙이는 것만 빼면 여느 시민단체 모임같지만
이들이 자신들 2세대를 이은 한국 3세대 페미니즘은 메갈리아로 공언을 했음.
그 직후 메갈과 워마드에서 혐오행위(배우 김주혁 사망 조롱, 남자독립운동가 조롱, 남자 어린이 ㅈ린이로 지칭하며 성희롱,
아동성범죄인 호주국자 사건에 대한 무조건적 옹호, 일본인 만화가 고마츠 사야카에 대한 린치, 참전용사 비하,
카톨릭 영성체 모독, 샤이니 종현 자살 조롱, 혜화역 시위 등등 떠오르는 것만 이 정도)를 자행하자
남자들 사이에서 일베와 같은 혐오집단, 저거 페미니즘이라면서 인권이 아니라 혐오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는데
정작 페미니즘에 동조하는 학자들과 페미니스트는 이를 일종의 여혐 책동이라 주장했음.
https://nodong.org/statement/7233820
2018년 3월 메갈짓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직장에서 짤리게 되자 민노총에서
"지금 페미니스트 중에 메갈 아닌 사람은 없다, (인권 챙기는)진짜 페미니즘, (남혐하는)가짜 페미니즘 구별하는 행위 자체가 반 페미니즘이다."
라고 성명을 냈고
https://www.womenlink.or.kr/statements/19962
같은 시기 같은 사안에 대해 여성민우회에서는 우리 메갈 맞다, 변질된건지 아닌지 니들이 판단하고 허락하지마라는 성명을 냈지.
같은 해 9월엔 언론학자 강준만 교수가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이란 책을 내고
(시기는 다르지만)진중권 교수를 비롯한
김자연 성우
안예은 가수 등등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표방하는 사람들이 메갈을 옹호하고 더러는 내가 메갈이라는 발언을 함.
(경향신문)
https://m.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1608011026001
언론도 크게 다를 게 없었고.
즉 지금 페미니스트들이 남혐하는 애들은 페미가 아니라 트페미라느니 여시라느니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인권운동으로서의 페미니즘과 메갈-워마드 등 남혐은 다른데 왜 같이 가느냐는 지적을 남자들이 하고
이런 지적을 페미니즘 진영이 거부했었다는거임.
심지어 2019년 12월 당시 카톨릭대 시간강사였던 윤지선 강사가
《'관음충’의 발생학: 한국남성성의 불완전변태과정(homomorphism)의 추이에 대한 신물질주의적 분석》
이라는 남혐 논문을 버젓이 발표하고 철학연구회라는 유서 깊은 등재 학술지에 등재까지 하는데도
페미니스트들이 말하는 원래 의미의 페미니즘, 학문과 사상으로서의 페미니즘을 전공한 여성학 학자들은
이에 대해 그 누구도 공개적인 비판은 커녕 언급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음
(등재 취소된 이후에는 있는지 모르겠지만).
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보도하는 것을 꺼렸으며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4618761?sid=102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4626652?sid=102
유일하게 보도했던 파이낸셜 타임즈 김성호 기자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6/0000109217?sid=102
윤강사 개인을 공격한 것도 아닌 논문 내용을 분석하고 논한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부장, 국장을 비롯한 윗선에서 불편해한다, 기사를 더 이어가선 안된다는 얘기를 듣고
결국 사표를 쓰게 됐어.
이런 역사를 보고도 과연 페미니즘이 메갈-워마드와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남자들이 저거 페미가 아니라 남혐이라는 지적을 할 땐 남자가 하는 소리라는 이유로 반발하다가,
그 이미지가 안 좋아지고 자신들을 옹호해주던 정권도 바뀌었겠다 더이상 지지해봐야 얻을 것보다 잃을 게 많아보이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페미니스트와 미산드리스트는 다르다는, 자기들이 부정했던 소리를 반복하는 게 과연 인권을 추구한다는 사람들이 보일 태도인가?
남자를 싸잡은 잠재적 가해자 이론처럼 여자를 싸잡아서 잠재적 남혐이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페미니즘이란 사상을 스스로 선택해서 동조하고 신봉해왔다던 사람들이 대체 어째서 그 사상이 참칭되며 본질을 훼손 당하는 것을 지금까지 지켜봤을까?
오히려 현재 페미니즘 주류인 래디컬은 페미가 아니라며 그들을 방치한 채 페미니즘 원래 뜻은 좋다는 얘기만 반복하는데
이건 마치 일본 우파들이 욱일기는 원래 풍어를 상징하는 좋은 문양이므로
자신들이 그 좋다는 문양에 어떤 역사와 행보를 새겨넣었는지 죄다 무시한 채 원래 뜻만 보면서 사용하자고 주장하는 걸 보는 듯함.
본래 좋은 뜻이었을 수도 있겠지. 근데 그걸 스스로 오염시켰잖아. 그렇다면 그 오염부터 어떻게 해야하는 거 아니야?
아니면 성평등이란 목적을 위한 방법으로 페미니즘 대신 다른 것을 찾을 수도 있고.
5공 청문회에서 당시 초선인 노무현 의원이 전두환의 일해재단에 대한 재벌들의 상납을 추궁할 때 정주영 당시 현대 명예회장과 이런 말을 했어.
정회장이 “나는 시류에 따라 삽니다.”라는 말로 군사정권과 영합한 것을 변명하자 노의원이
“시류에 순응한다는 것은 힘 있는 사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간다는, 그러한 뜻으로 해석해도 되겠습니까?”
“혹시 그 순응이 부정한 것이라도 따라가는 것도 포함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