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내겐 그 아이가 너무 컸나보다.
세계였나보다. 세계가 무너졌나보다.
지금 생각으론 더이상 사랑 못할 거 같은데.
누굴 그리 온전히 사랑하고 아파하고 아끼면서 함께할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리 속 다 드러내 속닥거릴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렇게 사랑받을 수 없을 것 같은데.
괜히 누굴 더 만나봤자 자꾸 민폐만 거듭할 것 같은데.
그래도 외롭다.
그래서 슬프다.
조금 바보같다.
지워내고 치워내고 이겨냈다 자부해도 어느새 제자릴세.
사는게 뭐 이래.
빤하고 빤하지 않아서, 어찌해도 어찌할 수 없는 그 거대함 앞에, 자꾸 한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