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 오래오래 기다릴 수 있었을 거야. 뱀은 겨울잠에 들려는 것 같았다. -나라면, -만약에 나였다면, [로맨스, 신해욱]
나만 특별하다는 생각을 버렸다 어마어마한 보균자들처럼 자기가 어떤 가능성을 가졌는지 모르는 채 사는 행운이 살짝 비껴갔을 뿐 발병했을 뿐 -여파, 김이듬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말과 다르게 움직이는 시인들에게 편지를 쓸 수 있다 -교정, 김이듬
멈추지 않는 슬픔, 검은 파도, 도저히 볼 수 없는 사람들을 사랑해. 금이 간 찻잔 같은 얼굴로 나는 웃고 있겠어. -모르는 기쁨, 김이듬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손 내밀지 않고 그대를 다 가지겠습니다 -낙화, 첫사랑 : 김선우
이야기를 잃은 사물들아, 그러니 근심을 접고 이리 와봐. 여기가 아주 좋아. -주사위 던지기, 신해욱
조카여, 진심을 말하자면, 네가 자빠지고 엎어지고 무르팍이 깨지면서도 꿋꿋이 교과서 속을 걸어가서 끝내 기적이 되었으면 한다 졸업 같은 거, 하지 말았으면 한다 -기적, 이영광
나는 잊으려 하지 않았다 단 한 번도 죽으려 하지 않았다 안도가 아니어도, 안도에 지쳐 진주알 같은 하얀 잠들을 입안에 털어넣는다 -불을 끄려고 한다, 이영광
더듬거리면서도 자꾸만 더듬거리려 하고 있다 사람에 빠진 사랑이 되어 안고 있었는데, 더 멀리 안겨 있었다 돌 속에 들어가 누운 돌처럼 사랑의 하인이던 때는 좋았다 -사랑의 하인, 이영광
나는 걸핏하면 아프지도 않고 사랑에 빠지지도 않고 환생은 없을 것 같으니 용감하지 않게, 용감하지 않게 죽겠다 -유언, 이영광
당신을 안고 하룻밤 잘 수 있다면 잠든 당신을 냄새 맡고 맛보고 다시 토닥일 수 있다면 용광로의 쇳물에라도 뛰어들겠어요 -장석원, 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