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모네랑 같이 살 적에 버려진 강아지를 주워왔었어. 버려진 지 오래 돼서 털도 지저분하게 다 자라고 얼굴도 제대로 안 보이던 애였는데 애가 되게 순하고 착했어. 그렇게 키우던 중에 내가 이사를 갔었고 이모네가 강아지를 키웠거든. 이사가서도 간간히 강아지 보러 이모네 오고 같이 놀아주고 내 졸업식때도 강아지 데리고 이모가 오시고 그랬단 말이야. 강아지가 차츰 나이를 먹어가더니 눈도 잘 안 보이고 그렇더라. 최근엔 털도 다 빠지고 바짝 마르고 입이었나 턱 주변 털들도 썩고 그런대. 이모가 최근들어 계속 그랬거든. 개가 요새 많이 아프니까 와서 놀아주라고 그랬었어. 그저께 친척모임 있어서 이모를 만났는데 원래 그저께 안락사 시킬 예정이었대. 병원에서 권했는데 말렸다더라고.. 그러면서 얼른 보러 오라고 정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하는데 솔직히 진짜 나는 많이 무서워. 아직도 내 갤러리속의 강아지는 건강하고 너무 팔팔한데 이모가 최근에 찍은 강아지가 너무 말라서 그게 진짜 마음이 아파.. 어느덧 키운 지 10년이 넘었으니까, 노견이니까 젊을 적과는 다른 게 당연한 건데 자꾸 마지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겁이 난다.. 강아지 보러 가길 더 미루면 후에 정말로.. 정말로 후회하게 될까봐 이번주 약속 다 빼고 가기로 했는데..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그냥 시간이 지나서 이모네를 갔는데 늘 거기 있던 그 아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게 도저히 상상이 안 가서 너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