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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6년 전 (2017/11/20) 게시물이에요
밥 먹듯 구원을 외쳤고, 해가 떠오를 때 마다  

속수무책으로 눈을 찡그릴 수 밖에 없어 

참으로 이상하지 

움켜쥐었던 네 마음의 생사가 문득 궁금해지고 

소리내 외칠 수 없어 볼펜을 겨우 붙잡고 

 

씌여지는 와중에도 검열할 수 없는 문장들이 

나란건 도무지 인정하고 싶지 않으니까 

미안해 

네게 줄 수 있는건 

그저 이런것들 뿐이야 

 

[우리는] 

 

 

 

짧은 손톱은 완벽한 실패라고 말했었지?  

왜 그런 소리를 하는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단 말이야. 

나 새벽까지 천장을 봤어.  

도무지 노력해도 좀처럼 어두워지지 않는 벽지를. 

꿈에서 예행연습을 했다고 했지.  

너는 오늘의 비상은 슬픔으로부터 시작된다 말했고,  

나는 아무런 반박하지 못하고 그저 네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됐어.  

순간 갑자기 네가 목을 매달았고, 

끝없이 잇몸으로 부터 자라나던 싹을 끊지 못해 죽을거라 말했지. 

당신이 작은 몸짓으로 줄 위에 올라탔을때,  

당신이 떨어지길 바라던 그 눈동자를 당신만은 보지 않길 바랐어. 

 

어느날 살갗을 뚫고 자라난 손톱이  

자정을 알리는 괘종처럼  

별안간 당신을 이해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 이다. 

극지처럼 먼 하늘이 가까운 천장이 될 때 

정말 그때는 말이야... 

그래 

짧은 손톱만큼 완벽한 실패가 어디있겠어 

 

[예행연습] 

 

 

 

 

마음이 모서리가 되는 순간 

어디서 나왔을지 모를 연기와 사랑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순간 

달이 뜨고 어둠은 여전히 부유하고 

여명을 기다리는 자에겐 언젠가 빛이 오겠지 

그런 헛된 기대를 거는 순간 

흐릿함이 모여 직선이 되고, 흩어진 직선은 

자꾸만 사라지고 

어디로 갔을지 모를 먼지만이 숨을 간질이네 

 

[모서리] 

 

 

 

 

방 안에 잠든 고요한 먼지를 떠 안아 

온전한 너의 세계는 황홀하고,병들었고 

그런것만이 네게 남겨질 땐 

내가 또 하나의 숨이 되어 

또는 언젠가 네가 창문을 열게 되었을 때 

부딪치는 것들이 아픔이 아니길 기도하는 게 

내 몫이란 걸 알아 

그게 참 뭐라고 

 

[그게 뭐라고] 

 

 

 

 

무슨 음악 들어? 

또 너처럼 시시한 것만 듣지 

 

 

[비교적 낮은 층계의 고백] 

 

 

 

 

문득 해맑은 불빛과 나만을 비껴가는 것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 

모래를 밟았을 때, 왜 내 발 밑의 것만 부서지지 않는지 

또는 흩어지지도 않는지 

그냥 문득 궁금해졌어 

참 이상한 환상통이지 

하고 웃는 네게 오늘도 애매한 미소인 나 

 

[오늘의 날씨는 흐림] 

 

 

 

남루한 차림의 청춘은 어떠한 일과성을 가지고 있단  

당신의 말로 치생하며, 두 글자는 여전히 발음하기 어렵다. 

당신은 마디마다 힘주어 말하는 버릇을 가졌지만, 

어둔한 내 발음을 비웃지는 않았지. 

철로 만든 식탁이라면 이 비린내를 없앨 수 있을까? 

바보야 식탁에서도 냄새가 날 거야. 

무심코 바라본 천장에는 곰팡이가 폭죽 모양으로 피어있고 

그것이 네가 살아가는 이유임을 알게 되었을땐 

청춘이 가지고 있는 일과성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린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불변과 희망] 

 

 

 

 

 

이상하게 비상한 감정이 들때면 

보고싶다는 말은 심장 아래로 감춰두고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 다행이란 

말 따위를 혀 언저리에 두는 밤 

망설이던 네가 고개를 끄덕이지 않길 

그런 우스운 생각을 했다. 

 

[혀의 감정] 

 

 

 

 

 

그는 늘 혼자 흐릿한 모습이다. 

하늘을 자주 쳐다봤고, 말 수가 적었고, 희었고, 찼고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셨다. 

그의 기억은 흐릿함을 제외하곤 그게 전부다. 

사랑하지 않지만 떠오르는 모습과 

사랑하지만 떠오르지 않는 모습 

그는 가을이었고, 어쩔땐 여름이었고 

온 계절을 돌아 사랑의 질량을 

네배로 만들어 주는 사람 

너를 다시 만난다면 말해줘야지 

감기로 시달리던 나의 밤들을, 

도무지 선명해지지 않는 네 모습이  

내게는 어떤 고통이었는지 

나와 함께 있을땐 하늘에 달이 백개나 떠있는 것 같다는 

유독 드물게 분명했던 네 모습은 내게 어떤 허공이었는지 

말해주어야지 

 

[그 날의 습도는 21도] 

 

 

 

 

 

 

쏘아올린 조명과 

순간 정지한 손가락 

무한의 반복은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이다. 

안개가 걷히고 네 하얀 모습과  

다시 마주했을땐, 나는 결국 눈물을 흘리겠지 

우리 다시 마주치지 말자 

우리 둘은 행복하지 못 할거야 

 

[레코드] 

 

 

 

 

 

이건 너한테만 말하는건데. 

이건 너가 나한테 했던 말 

너는 사람 눈을 잘 못마주치는구나. 

미안해 내가 널 좋아한건 죄야 

난 다시 되뇌여본다 

내가 네게 잘못한 것에 대하여 

사랑이 죄가 된다면, 

이세상에 죄악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 

그 어떤 것으로 사랑의 죗값을 치룰 수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만약 죗값을 치룰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냥 죽어버리는게 좋지 않을까 

 

[사랑이 죄가 된다면] 

 

 

 

 

 

나는 자주 무력감을 느껴, 내게 늘 행복을 주는 네게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손가락을 몇번 두드리는 일 이라는게 

넓고 넓은 지구에 비하면 내 사랑의 질량이 

너무나 작다고 느껴질 때, 

그게 어떤 기분인지는 네가 평생 알 수 없었으면 좋겠어. 

 

[Dear my B] 

 

 

 

 

 

밤마다 내게 속삭였던 고백의 음정을 기억해 

깊은 밤, 형광등 불빛 아래서 

얼굴이 엉망으로 터진 너는 

일종의 고백과 미안하단 말만 두고  

숨어버렸지 

네 뜨거웠던 눈동자와, 음성은 어떻게 설명할까 

내 정수리 위로 해맑은 불빛이 잘게 부서질 때 

깊은 바다 밑으로 잠긴 것 처럼 

앞에 있는 네가 보이지 않는 그 순간들은 

아직도 내겐 이상한 고요함 

음정들만이 날 뛰는 엉망진창의 연주 

 

[고백 오케스트라] 

 

 

 

 

 

어제 오빠를 보내고 묘했어 

또 언제쯤 만날까 

오늘 목욕도 갔다오고 하루종일 청소만 했더니  

 

나른한게 벌써 12시도 안됐는데 

눈이 감겨 일찍 자야겠어. 

오빠,미안해. 왜냐구? 

그냥 미안해. 

 

 

[94년도 교환일기] 

 

 

 

 

 

날씨가 많이 춥지 

오랜만에 밤하늘을 보니 유난히 별들이 많아. 

하늘로 빨려들어갈 것 같은 많은 별들이  

 

오빠의 하늘에도 떠 있겠지 

밤을 새워 사랑을 해도 시간은 가고  

 

밤을 새워 기다려도 오빠 없는 이곳엔  

아침은 오는데 그렇게 그렇게 빠른 시간이 지나면  

 

함께 눈뜨는 새벽 함께 누리는 사랑이 올까? 

 

[94년도 교환일기] 

 

 

 

 

 

 

너의 뺨에 얼룩진 분홍빛을 사랑해 

매일 아침, 네 눈두덩이의 그늘진 떨림을 읽어내고 

너의 작은 중얼거림까지 가슴속에 담아내면 

영원히 출렁이는 바다가 우리 앞에 펼쳐질거야 

이제서야 고백해 

네 콧잔등 위로 주름진 선들까지도 좋아한다고 

그럼 어느새 진해진 불그레한 빛은 별들처럼  

우리의 하늘을 지배하겠지 

 

 

[핑크-캔디] 

 

 

 

 

 

내게 아직도 사랑을 꿈꾸냐는 당신에게 

난 그래서는 안 될 영원한 빈칸  

차마 당신에게 물음표를 잃었느냐고 

물을 수 없어서요. 

 

 

[제목-미정] 

 

 

 

 

 

가로등 아래로 세상은 호박빛으로 물들고 

어스름한 거리 위엔 너와 내가 서서 

오늘은 죽도록 사랑하고 싶단 문장을  

서로에게 건네주는 밤 

내가 널 이해하게 될것만 같아 두려워 

괜찮아 그럴땐 우리 공평하게 두려움을 나눠 갖자 

나머지는 적요의 몫이야. 

 

 

 

[ 0 ] 

 

 

 

 

어제까지 오지 않았던 밤들이  

 

오늘은 수많은 무적함대가 되어 날 찾아올 때 

나는 까마득한 눈송이를 떠올리고  

까만색과 하얀색의 구분 조차 되지 않는 경계선에서 

흑과 백 보다 더 알 수 없는 무지개를 떠올리는데 

아침이 찾아왔다고 누군가 소리 지르고 

나는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여전히 알 수 없다 

 

 

[눈송이 무적함대] 

 

 

 

 

 

도무지 흐려지지 않는 당신이 있습니다. 

매일 당신의 뒷 모습만을 기록한 편지를 쓰고, 

전부 지워내고, 사라진 글씨를 후회하며 다시 펜을 잡습니다. 

마음을 어디에 묻어야 할지 알 수 없으니  

그저 제자리에 서 있을 수 밖에요. 

그러나 

하늘을 배회하던 당신이 저 멀리 빛을 보낸다면 

그땐 주저 않고  

편지를 먹에 적셔 밤하늘로 쏘아올리겠습니다. 

 

[밤편지] 

 

 

 

 

 

그를 생각하며 자주 밝아지는 창문을 본다. 

깜깜했고, 해가 떴고 비어있는 시간들을 나는 어떻게 보냈지 

그는 어떤 사람일까 그도 나 같을까? 아니야 나 같은건 될 수가 없지 

 

너는 고개를 왼쪽으로 20도 정도 틀었고,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아메리카노를 들고 무어라 이야기를 하고  

 

이내 양 뺨을 바르르 떨며 마이크를 잡았고 너의 노래를 했겠지 

그게 너의 꿈 인걸 알아  

 

나는 그를 자주 봐왔던 사람처럼 말한다.  

있잖아 그가 어떤 사람이냐면 

같은 나날들을 자꾸만 틀어지게 만들어 너 그게 얼마나 성가신 일 인줄 모르지?  

 

그게 정말 성가신데 눈물나게 고맙단 말이야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는 이야기이다. 

 

그를 좋아해 

나는 뱉은 문장의 의미를 생각한다. 

얼음을 오독오독 씹으며 입안에 가득찬 냉기가 너무 차다고 느끼며 

한번도 돌이켜보지 않은 구석에서 강한 불씨와 차오르는 삶을 느낀다. 

그가 왔다갔다 

 

누가 이해해줄까? 차라리 이해해주지 않는 편이 더 낫겠다.  

 

그가 나를 찾아온 것이 아니야 내가 그를 찾은거야 

그냥 이렇게 말할래  

 

그가 또 웃었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같이 웃겠지. 고마워 

 

 

 

 

[엉망이었던 삶이 더 엉망이 됐다] 

 

 

 

 

 

불쑥 튀어나온 것은 어둠으로 가리면 되지만 

틈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하늘로도 가릴 수가 없어서 

이따금 어찌해야 할지 도통 알 수가 없어요. 

당신이 제게 그래요. 

당신은 제게 그런 동쪽이에요. 

부르지도 않았는데, 당연하듯 매일 찾아오는 빛이에요. 

 

 

[東昊] 

 

 

 

 

얘는 대장 상어야 

상어면 상어지 왜 대장인데? 

모르겠어. 내가 대장이라고 정했으니까 

실없는 소리라 생각했다. 너 또한 그냥 한 말 이었을 것 이다.  

 

수조가 흔들릴때마다 오래된 침대의 테두리가 주저 앉았고  

 

너는 상어대신 헤엄치는 열대어를 보며 여기가 바다일까라는 헛 소리를 했다. 

 

 

상어는 어디에 있어? 

 

 

그가 열대어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는다. 

 

 

상어는 어디에나 있어 

 

 

그가 고개만 돌려 나를 마주본다. 

 

 

오래된 시트와 그의 온기를 길게 품었던 이불이 다시 새것으로 교체되었다.  

 

그가 있던 공간에 유일하게 남은것은 열대어 세마리가 전부인 수조 뿐 이다. 

나는 그가 남기고간 대장상어를 찾으려 무던히도 노력한다. 그의 바다 속으로 헤엄친 것 인지,  

 

정말 어디에나 대장상어가 함께하고 있는 것 인지, 

그럼 어디에 있는 것 인지 나는 아마 죽어서도 모를 것 이다. 

 

 

[대장상어] 

 

 

 

 

 

“왜, 봄에 죽으려 했어.” 

한참을 대답하지 못하던 내가 겨우 그에게 입을 뗐다. 그는 내 말에 푸스스 웃으며 창을 바라보았다.  

 

먼지가 쌓이고 창밖으로 무엇이 있을지 감히 가늠조차 못할 풍경을 보며 그는 내게 그럼 겨울에 죽을 순 없잖아 하며 웃어보였다. 

나는 무너진 얼굴과 그의 빨개진 얼굴을 보며 오늘이 마지막 신고임을 직감했다. 

 

 

 

[박준, 그해 봄에]라는 작품을 각색함 

 

 

 

 

 

 

 

 

 

 

더 있는데 창피해서 못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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