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 대는 비트로 가득한 클럽 안에는 음악에 몸을 맡긴 사람들로 가득찼다. 사람들끼리의 살이 부딪히면서 생기는 열기에 클럽 안이 후끈 달아오른다. 귓가에서 들려오는 다른 사람들의 숨결과 눈이 아프도록 세게 쏘아대는 화려한 색의 불빛들, 그리고 시끄러운 클럽 음악에 경수가 인상을 찌뿌렸다. 이 놈의 자식을 그냥 확! 2팀에 들어온 신입 저승사자가 차원을 뛰어넘는 또,라이라길래 심하면 얼마나 심하겠냐며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는데, 이 자식은 진짜 차원이 다른 또,라이인게 틀림 없었다. 분명 오늘까지 염라 대왕 앞에 인도해야 할 영혼이 50개가 넘었는데 그걸 한 방에 다 했을리가 없지. 안하고 튀었어 이 자식. 경수는 미간 사이에 자리한 주름을 엄지로 꾹 꾹 누르며 주위를 둘러보고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떴다. 흑갈색의 따스하던 눈동자의 색이 희뿌연 회색으로 변한다. 사안 (死眼). 영혼을 인도하기 위한 즉, 죽은 이를 보는 눈이라 하여 사안이라 불리는 능력은 모든 저승사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제공되는 능력인데, 2팀 1조의 조장 경수는 그것이 다른 이들에 비해 탁월한 편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사안을 통해 클럽 안의 또,라이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사람이 많다보니 그만큼 사안으로 보이는 영혼들이 가득했다. 저마다의 색을 지닌 채로 이리저리 흩날리는 영혼들 틈 사이를 한참이나 바라보던 경수가 짜증이 섞인 손길로 머리를 넘기며 DJ석 근처로 다가간다. 보통 사안으로 보이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저마다의 색을 지닌 채 불투명하게 보이는 영혼. 즉, 아직 살아있는 인간의 영혼과 둘째, 탁한 회색의 아지랑이처럼 보이는 영혼. 즉, 죽었으나 아직 저승사자에게 인도를 받지 못했거나 삶에 미련이 남아 저승사자로부터 도망다니거나 하는, 죽은 영혼이라 하여 사혼 (死魂).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로 무채색 계열로 아주 밝게는 흰색에서 어두울 경우 새까만 색으로 보이는, 저승사자의 혼. 경수는 DJ 석 근처에서 검은색 연기를 피우고 있는 또,라이를 발견하고 승리의 미소를 띠운채 그곳으로 다가갔다.
내가 이겼다 이 새기야. 경수는 헛웃음을 뱉어내고는 양 옆에 여자를 둔 채로 춤을 추고 있는 또,라이의 뒤로 천천히 다가가 그의 뒤통수를 세게 내리쳤다.
"변백현, 야 이 새기야!! 내가 땡땡이치면 죽여버릴거라 그랬지!!"
"아, 저, 그! 아, 아! 선배 아파요! 아아, 나 머리 어제 했어! 일단 좀, 아! 놓고! 아!"
아, 도경수 선수 분노 게이지 폭발하나요! 변백현 선수 크게 당황합니다! 아 역시 도경수 선수. 변백현 선수에게 차원이 다른 공격을 합니다!
ㅋㅋㅋ어때? 신참 저승사자 변백현x고참 저승사자 도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