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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0년 전 (2013/11/21) 게시물이에요

겁나짧게쓸예정이었는데 어쩐지 길어짐ㅋ

ㄱ 설은아닌데 어쩐지 육훈이 케미터져서 써본 육훈썰 | 인스티즈

어디서 비투비 단콘하면 막라끼리 트메하기로했다는 얘기를 주워듣고 삘받아서 써봤음

ㅋ.....육훈행쇼



고양이 귀 머리띠가 관자놀이를 짓눌렀다. 조금이라도 편해질까 싶어 머리띠 위치를 바꾸려고 손을 들었으나 코디 누나한테 찰싹 손등을 얻어맞았을 뿐이다. 아, 일훈아. 건드리면 안 돼. 가발에 고정시켜놓은 거라. 관자놀이가 계속해서 징징 울리는 것처럼 지끈거렸다. 희미하게 웃음기를 띈 코디 누나의 목소리 때문인지, 자기 무대를 끝내고 돌아와서는 장난 아니게 예쁘다며 하나도 기쁘지 않은 칭찬을 해 대는 민혁이 형 때문인지. 
아니면 옆에서 입이 귀에 걸릴 듯이 실실거리며 하지 말래도 자꾸만 찰칵찰칵 사진을 찍어대는 육성재, 저 개똥꼬자식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고보니까 이 빌어먹을 트러블메이커 무대를 해야한다고 끝까지 박박 우기며 콘서트 노래목록에 어거지로 끼워넣은 것도 저 자식이었다. 아 단콘 하면 일훈이형이랑 트러블메이커 하기로 했단 말이에요. 하고 찡얼찡얼. 팬들과의 약속을 지켜야한다나 뭐라나 입발린소리를 잘도 늘어놓으면서. 회의 내내 스탭들을 흐물흐물하게 만드는 상큼한 미소를 짓고서는.
어째서 현아 누나 역할이 나여야만 하냐고 항의하는 목소리는 내가 랩퍼이기 때문이라는, 딱히 변명할 말 없는 이유에 막혀버렸다. 내가 더 여성스럽다느니 하는 헛소리가 나왔더라면 모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했던 육성재의 여장이 얼마나 예뻤는지에 대해 열변을 토할 생각이었는데 말이다.


시간이 다 됐다는 말에 의자에서 일어나 무대 밑으로 종종걸음을 치면서 나는 다시 생각했다.
어쨌든 현아 누나 역할로 연습을 마쳤고, 다른 멤버들의 개인 무대 시간을 틈타 여장까지 다 끝난 데다 무대 시작 5분 전인 이 상황까지 와서는 불평해봤자 돌이킬 수도 없는 문제라고. 내 옆에서 같이 대기중인 성재를 말끄러미 올려다보며, 그래 내 힘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문득 무대 올라가기 직전인데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빙글거리며 양껏 웃고 있는 잘생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연습 때 마지막 뽀뽀 씬 연습 못 하게 했다고 내내 심통이 나 있는 것 같더니 지금은 또 기분이 괜찮은가 보다. 아니 참,이해가 안 되는 게, 굳이 필요도 없는 뽀뽀신을 넣은 건 그래 팬서비스라 치자. 그런데 그깟 뽀뽀 씬을 왜 굳이 연습을 해야 한다는 건지. 마지막에 얼굴을 끌어당기고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막으면서 키스하는 척 하면 끝나는 건데. 육성재 저게 아직 어려서 애드립의 개념을 이해 못 하는 게 분명하다. 꼭 연습한 대로 해야 하는 줄 안다니까. 정작 방송에서 신나면 돌발행동은 잘만 하면서....?

....응?
"야 육성재."
성재가 아직까지도 웃는 낯짝으로 응,하며 내려다본다. 저게 키만 커서는.
"너, 만약에"
돌발행동 같은 거 하면 주욱어....라는 소리는 무대 스탠바이를 알리는 스태프의 외침에 묻혀버렸다. 바짝 긴장한 채 무대장치 위로 서둘러 올라간 뒤 시작 포즈를 잡음과 동시에,
바닥이 서서히 올라가며 공연장이 크게 눈에 들어왔다. 귀가 찢어질 듯한 팬들의 함성 소리와 함께 인이어 안에서 휘파람 소리가 시작된다.

끝났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 이제 마지막 뽀뽀 씬만 남았으니까... 나는 땀에 젖어 더 무거운 것 같은 속눈썹을 힘겹게 깜빡거렸다. 고혹적인 표정을 짓는 것도 이제는 귀찮았다. 내 랩 파트에서 웃으라고 일부러 더 목소리를 깔아 랩을 했는데 아무도 안 웃은 것도 짜증나는 참이었다. 돌출무대에서 리듬을 타며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성재를 향해 마지막 간주를 들으며 하이힐이 신겨진 발을 내딛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그리고 서로 바라본 다음, 뽀뽀....를 해야 하는데.
이게 진짜. 난 뒷짐을 지고 선 잘생긴 놈의 얼굴을 당황스럽게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간주는 끝나기 직전인데 성재는 요지부동이다. 능청스럽게 웃으며 내 얼굴을 쳐다보고만 있을 뿐 도무지 얼굴을 내릴 기색이 없는 것이다. 패닉에 빠져 힐끔 콘서트장을 채운 팬들의 눈치를 보자 다음이 무슨 씬인지 안다는 듯 잔뜩 기대에 찬 얼굴들이다. 나 미치겠네 진짜!
간주가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내 심정과는 상관없이 마지막 휘파람 소리는 매정하게 끝나버렸다. 에라 모르겠다...나는 성재의 뒷목을 잡고 끌어내린 뒤 엄지손가락을 들어 막고는 입을 맞췄다. 팬들의 비명소리가 귀가 찢어질 듯이 울려댔다. 이제 만족하냐 이 개 자식아. 넌 무대 내려가면 나한테 뒤졌어.
그런데 이상했다. 조명이 꺼지질 않았다. 나는 입이 막혀 있는 관계로 불가피하게 코로 거친 숨을 내쉬며 조명스텝 쪽을 죽어라 노려보았다. 팬들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비명소리가 점차 잦아들고 있었다. 입술을 떼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심각하게 고민하던 그 때.


육성재가 드디어 뒷짐지고 있던 팔을 풀었다. 그리고, 입술을 막고 있던 내 손을 잡고 순식간에 밑으로 내렸다. 다른 한 쪽 손은 어느새 내 허리를 빈틈없이 끌어안은 채였다. 순간적으로 상황파악을 거부한 머리 대신 뜨거운 체온이 먼저 이 상황을 감각해왔다. 맞닿은 가슴이, 빈틈없이 맞물린 입술이 말도 안 되게 현실적이었다. 
그 찰나 콘서트장은 완벽한 정적에 휩싸였다. 다음 순간, 이제껏 들어본 적 없던 무시무시한 팬들의 비명소리가 쓰나미처럼 고막을 타고 밀려들어왔다.


그러나 나는 그 소리가 더 큰지, 전신으로 미친 듯이 퍼지는 내 심장소리가 더 큰지 제대로 판단할 수가 없었다. 육성재는 이제 내 입술을 벌리고 혀로 입 안을 헤집는 데 심취한 듯했다. 죽을 것처럼 숨이 찬데도 코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간헐적으로 응, 으응, 하는 소리만 앓는 것처럼 목 안에서 울렸다. 놈의 어깨에 얹어진 손끝이 찌릿찌릿했다. 성재의 혀가 내 입천장을 크게 핥아올리는 순간 드디어 조명이 꺼지고 홀이 어둠에 잠겨들었다. 완벽한 어둠 속에서 팬들의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쪽 하는 소리가 이상하게 크게 들리며 입술이 떨어졌다.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성재가 내 손목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그리고 그 손으로 엉킨 가발을 귀 뒤로 조심스레 넘기고, 인이어까지 빼는 일련의 동작들이 어느 때보다도 크게 감각되었다. 
귓가에 이상할 만큼 차분하게 들리는 숨소리가 가까이 와 닿았다. 이어서 낮은 목소리가 팬들의 비명소리를 뚫고 고막으로 파고들었다.


"내가,"


키득거리는 작은 웃음소리와.


"연습 한번만 해보자고 했잖아."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니까...하는. 장난기 담뿍 어린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서서히 무대장치가 내려갔다. 



제목은뭐지 트러블메이커?



 
여우1
바람직한 글이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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