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아기 어린이 집 갈 준비 좀 해줘." 주방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미영의 다급한 외침에 태연은 느적느적 일어나 침대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헝클어진 긴 머리카락을 정리하지 않고 덜 깬 잠에 가만히 있으니 태영이가 쫄랑쫄랑 걸어와 침대 위로 올라오더니 태연의 무릎에 털썩 앉았다. 태영이도 잠이 깨지 않았는지, 둘 다 멍하니 앉아있었다. 이상하게 조용해서 미영이 안방으로 와보니 둘이서 나란히 앉아 졸고있었다. 아, 정말 애 둘 키우는 기분이야. 미영을 보고 입술을 쭉 내미는 태영이에게 짧게 뽀뽀를 해주니 퉁퉁 부은 눈으로 셀쭉 웃고는 미영에게 안긴다. "태영이는 혼자서 세수하고 올 수 있지요?" "네!" "아이, 착하다. 그럼 빨리하고 오세요. 밥 먹고 어린이집 가야지." 안아든 아이를 내려놓자 쪼르르 욕실로 걸어간다. 이번엔 태연이 미영의 옷깃을 붙잡고 입술을 쭉 내민다. 미영이 엄지와 검지로 입술을 꼬집자, 옅은 눈썹이 잔뜩 일그러진다. 나도 태영이처럼 뽀뽀해줘! 아이처럼 떼를 쓰는 태연의 이마를 쥐어박은 미영이 허리춤에 손을 척 올리고 엄한 표정을 지으니 태연은 눈치를 보고 살며시 침대에 내려와 미영 앞에 섰다. "내가 다른 일 하고 있을 때에는 아기 좀 돌보라고 했지." "아니…. 잠이 덜 깨가지고…. 미영아, 화내지마…." 애교를 부리며 안겨오는 태연 때문에 미영은 픽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많이 화났어? 미영의 허리춤을 단단히 껴안고 미영의 볼에 입을 쪽쪽 맞추는 태연이 귀여웠다. 다음부터는 아기 좀 봐. 알았지? 미영의 한층 누그러진 말에 태연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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