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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02l
이 글은 10년 전 (2014/2/14) 게시물이에요

 

 

 

 

*

 

 

 

“ 이상 졸업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

 

손에 든 졸업장과 꽃다발 그리고 단상 앞에서 인사를 하는 승현이의 뒷통수가 보인다. 마지막 교가를 부르고 모두들 바쁘게 교실로 갈때 최승현은 단상에서 그제서야 내려왔다. 졸업이라고 꼴에 옷 좀 차려입고왔는지 멀리서부터 자기 혼자 어른인척 온갖 폼을 부리며 들어왔었다. 다른애들은 다 사복을 입고올때 혼자 교복을 챙겨입고와 부끄러웠다. 밑부분은 다 늘어나버린 니트와 팔꿈치 부분을 두어번 수선한 마이는 충분히 내 얼굴을 빨갛게 만들었다. 혼자 고개를 푹 숙인채 신발 끝만 보고있으니까 최승현은 내게 우냐고 몇번이나 되물어봤다.

 

“ 부모님이랑 누나는? 안오셨어? ”

 

너도 알고있잖아, 우리집.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속으로 곱씹으면서 바쁘셔서 못왔다고 대답했다. 할머니의 건강문제로 부모님은 급하게 시골로 내려가셨고 누나는 일본으로 유학가있는 상태여서 못온다고 하였다. 평소에도 타지생활 하시던 부모님이여서 못오실거라고는 예상했는데 정말로 못오시니 마음 한쪽이 아려온다. 녀석의 가족들은 다 오셨나. 머뭇거리면서 밖으로 나서려고 하니까 내 손을 잡으며 교실로 데리고 갔다.

 

“ 그렇다고 아까 그렇게 숙이고 있냐. ”

“ … …. ”

“ 난 ‥ 아니다. 빨리 가자. ”

 

무언가를 말하려는듯이 벙긋거리던 입술을 굳게 닫히고 어느세 반 앞까지 질질 끌려왔다. 들어가 자리에 앉아 녀석도 익숙하게 내 옆자리에 앉았다. 뭐라하는지 다들 모르겠다. 그냥 형식적인 말 몇마디를 주고받고는 사진을 찍거나 서로 엉엉 울고 달래주고 그냥 평범한 졸업식이다. 창 너머로 눈송이가 하나둘씩 쌓여갔고 최승현도 나를 따라 함께 창 너머를 바라봤다. 나와 같은곳을 바라보며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입술을 깨문채 눈만 깜박깜박 거리고 있으니 이제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자고 하였다.

 

“ 밥 혼자 먹을꺼면 같이 먹자. ”

 

마지막이라면서 학교 한바퀴만 돌자던 녀석을 졸졸 따라서 학교를 한바퀴 돌았다. 함께 몰래 땡땡이를 치던 정자도, 점심시간을 모두 받쳤던 운동장도, 처음으로 담배를 피웠던 쓰레기 소각장도 모두 다 이제는 추억이란 하나의 책속으로 정리할때인가 보다. 힘없이 들고다니던 꽃다발에선 꽃잎이 하나둘씩 우리가 걸어왔던 길 위로 떨어졌다. 빙빙 돌고 돌아 옥상으로 통하는 문 앞까지 걸어왔다.

 

“ 승현아. ”

“ 왜? ”

“ 올라 갈까? ”

 

녀석의 앞으로 나가 문고리를 힘껏 잡아 열었다. 바로 올라 갈수 있도록 만든 계단이 눈에 보인다. 환기를 얼마나 안했으면 공중에 먼지가 떠다니는것이 보일까, 입을 막고 안으로 들어가자 최승현도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 한참을 걸어 올라가 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옥상이다. 탁 트인 공간에 서있으니까 찬바람이 뺨을 날카롭게 스쳐지나갔다. 들고온 꽃다발 속 꽃잎들이 모두 바람에 날라갔다.

 

“ 옥상에는 왜 오자고 했어? ”

“ 그냥 ‥ 이제 다 끝이니까. “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던 녀석은 입에 담배를 물었다. 희고 긴 담배는 아슬하게 녀석의 입술위에 걸쳐있었고 불을 붙이자 희뿌연 연기가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었다. 눈을 한번 깜박이니 뿌연 연기는 그대로였고 두번 깜박거리니 그제서야 연기가 사라지고 최승현이 눈에 담아졌다. 눈을 반쯤 감은채 반복적으로 연기를 들이 마셨다가 뱉었다가를 몇번 반복하더니 바닥으로 담배는 떨어졌다.

 

 

*

 

 

삼십분 더 옥상에 있다가 내려와 밥을 먹고 그렇게 녀석과는 헤어졌다. 손에 들린 졸업장과 오는길에 다시 사준 생생하게 꽃다발 모두다 마음 한쪽이 텅빈 기분만 더 들게 하였다. 아무도 없는 집은 서늘하였다. 정말로 이래서 사람들은 부대끼고 살아야 하나보다, 혼자 이곳저곳 치우다가 피곤해서 방으로 돌아와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책상 위에 있는 빈병속에 꽃을 담고 포장지를 버릴려고 하니까 쪽지가 한장 나왔다. 꼬깃꼬깃 오랫동안 접혀있었는지 다 낡은 종이가 안찢어지게 펼쳐보았다.

 

[ 졸업 축하해 ]

 

서툰 글씨로 쓴 녀석의 쪽지에 작게 웃고 뒤를 보니까 심장이 먹먹해졌다. 짧은 탄식과 함께 쪽지를 책상위에 올려놓고 아무런 행동도 할수없었다.

희미해진 글씨는 분명 [ 권지용 좋아해, 지용아 좋아해 ] 이라 적혀있다. 말없이 쪽지만 바라보니까 온갖 감정들이 모두다 파도처럼 내 가슴으로 밀려 들어온다.

책상 위에 있던 쪽지를 다시 들고 서둘러 옷을 챙겨입었다. 지난 3년동안 녀석을 속에 담았던것이 나 혼자는 아니였구나. 최승현도 나와 같았던 마음에 점점 마음이 조급해져온다. 녀석이 아까 하다 말았던 말도, 밥을 먹는 내내 말이 없었던것도 모두 다 흩어진 퍼즐들이 하나로 맞춰지는듯이 그렇게 녀석의 집 앞으로 달려갔다.

 

“ 승현아 ”

 

대문을 두들기며 녀석의 이름을 부르니까 꺼진 방불이 켜진다. 몇번 더 부르니 문이 열리면서 녀석이 내 앞에 나타났다. 말없이 헥헥 거리던 숨을 고르 쉬고는 녀석을 바라보자 들고온 쪽지를 한번, 내 얼굴을 한번씩 번갈아 보며 특유의 웃음을 보여줬다.

 

“ 좋아해 지용아. ”

“ 좋아해 승현아. ”

 

동시에 나간 말에 둘다 그자리에서 한참을 웃었다. 졸업을 끝으로 엇나갈줄 알았던 내 마음도 그리고 녀석의 마음도, 마치 잃어버렸던 퍼즐 조각을 찾은듯이 제자리를 찾아 완성이 되었다. 완성된 그림 위로 하나씩 덧그려가며 또 다른 그림을 만들고 만들어 나갔다. 하늘 위로는 꽃잎이 날아 가고 있었다.

 



 
둘리1
헐 허러허러허러허러허러 진짜
10년 전
둘리3
내가 너무좋아하는 문체야 헐 장이야 짱짱!!!!!!!!!!!!!!!!!!!!!!!!!!!!!!!1
10년 전
둘리4
내가좋아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둘리2
와 글.....쩔어..
할매 브금도 쩔어.....브금 이름이 뭐야??

10년 전
글쓴둘리
mtns - lost track of time!
10년 전
둘리5
이건 또봐도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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