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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시점)
5교시, 꿀맛같은 낮잠을 즐기고 종이 칠때 일어나 우아하게 기지개를 키고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들 분주했다.
아. 체육시간이었지 참. 살랑살랑 걸어가 사물함의 문을 여니...없다
"어? 어 내 체육복?"
"너 어제 빨아서 가져온다고 가져갔잖아, 안가져왔어?"
"아.. 아 어떡해"
체육복에 팔을 꿰차며 말하는 재희의 체육복을 한번 보고는 어떡하지 발을 굴려댔다.
"어쩌긴, 상혁인 체육복 없대?"
"있겠지. 있는데..."
"또 무슨 사고쳤구만?"
바지를 입기 시작한 재희의 태평한 소리에 점심시간의 악몽을 되살리고만 말았다.
아...새,끼 하필이면, 오늘따라 건들여서. 제일 싫어하는 짓을 할 게 뭐람..
아.
"희야. 희야 재환오빠한테 부탁하면 안될까? 나 오늘 진짜 그 새,끼랑 세게 한판해서 절대,네버 빌려줄 거 같지가 않아아아"
"...우리 오빠 점심때 그 옷입고 농구했는데..."
치마를 내리며 조용히 말한 희야의 말에 절로 숙연해지는 기분이었다.
"ㅇ아아아아ㅏ!!! 그냥 맞을까.."
"오늘 체육 뿔났던데.."
소리를 지르며 윗층으로 뛰어올라갔다. 아마 희야는 혀를 차며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겠지.
에라이, 한상혁 나쁜새,끼. 왜 생선을 못 쳐,먹어서..
윗층엔 남자반밖에 없어서 밑층보다 조금, 아니 완전 많이 시끄러운 듯 했다.
그만 좀 뛰어다녀 각설이들아, 밑층 무너질까 두렵다고..
한상혁의 반을 찾아가 뒷문, 보단 앞문쪽에 가까이 있는 너를 한번 더 속으로 씹으면서 열심히 문제를 풀고있는 네 앞에 섰다.
"뭐"
"아 보지도 않고 누가 왔는지 어떻게 알아?"
"아가씨 누군데요?"
"아아. 오라버니이, 오빠아. 나 한번만 봐봐 응?"
여전히 문제집에 시선을 고정시키콘 나를 쳐다도 보지 않는 네 안경을 그냥 잡아서 뺐다.
"아 한상희 죽을래? 안경 내놔"
"아아 오빠, 오빠 나 부탁이 있는데에..."
"체육복 얘기면 그냥 가라?"
"와.. 천재다 역시. 그 머리는 쓸 데가 많다니깐?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오빠아아. 상희 체육복 빌려주세요, 웅?"
집에서 아빠한테도 써보지 않은 애교스킬을 시전하며 손가락을 올려 한껏 애교를 부렸다.
가만히 너의 눈치를 살피다가 그럼 그렇지란 생각으로 손가락을 내렸다. 역시..생선보다 더 못 볼껄 눈에 담았단 표정의 너를 보며 오늘은 역시 날이 아닌가보다..
에휴, 매나 맞으러 가야지..
"됐다 됐어. 너한테 뭘 바래. 나 오늘 죽으면 엄마한테 니 방 잘보이는데 묻어달라 그래라. 평생 너 저주할꺼니ㄲ.."
"오빠가 체육복 빌려줄까?"
혀를 끌끌 차며 뒤돌아서 가려는데 그순간 천상의 목소리가 들린 줄 알았으나,
"하..하하 재환오빠, 2학년반엔 왠일이세..요?"
"아, 동아리때문에 잠깐 내려왔다가, 왜, 얘가 체육복 안 빌려줘? 오빠가 빌려줄까?"
"하..하하..저기..'
아까 희야한테 못 들었다면 덥썩 물었겠지만.. 난처한 상황에 재환오빠는 눈치도 없이 자기반까지 갔다올 기세였다.
"아이, 거 참. 형 아까 그 옷 입고 농구했잖아요. 얘 숨막혀 죽어요, 안돼안돼. 그럼 우리엄마가 너무 슬프니까 안돼"
갑자기 쥐고있던 샤프를 내려놓으며 사물함쪽으로 휘적휘적 걸어가나는 네 뒷모습이 오늘따라 더 커보인건 내 착각이었겟지.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아니라고만 말하는 재환오빠를 웃으면서 바라보다가 내 손에 턱 걸린 체육복. 그리고 앞에 니가 서있었다.
"3분 남았다."
"아아! 재환오빠 말은 고마워요. 오빠 너는 내가 나중에 맛있는거 사줄게 땡큐!"
조끼ㅇ에 그대로 체육복 윗옷을 머리에 꿰며 밖으로 나갔다. 아싸, 안 맞는다
"..오늘 밖에 되게 더운데"
체육은, 무슨 기분나쁜일이 있었는지 체력단련이라며 힘차게 운동장을 돌렸다. 옷도 제대로 벗지 못하고 갈아입은 탓에..
그냥 벌이나 설껄, 이란 생각이 정말 간절하게 들었다.
-Fin-
다음은 뭐하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