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부터 공장 주변에서 자랐는지라, 매케한 연기를 들이마실 때면 목언저리가 따끔 거리면서 눈물이 찔끔 솟아오르는 경향이있었다. 이런 나를 누구 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표지훈은 할짓없고 심심한 날이면 종종 나를 불러다 세우고 그 앞에서 담배 연기를 얼굴에 불어 넣곤 했다. 그날도 어김 없이 녀석과 마주보지 않으려 눈을 최대한 내리깔고 비스듬하게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훅 들이치는 회갈색 연기에 목구멍이 매워서 마른 기침만 연신 했다. 그 꼴이 사납다는 듯 놈은 비웃음을 지었고, 종국엔 괴로움에 몸서리 치는 나를 보고 혀를 끌끌 차더니 눈꼬리에 대롱대롱 매달린 눈물방울을 닦아줬다. 쓰레기 같은 새끼. 속으로 욕을 삼켰다. 잔뜩 먼지가 낀 눈동자 표면이 흐릿해서 몇번 깜빡 였더니 다시금 연기가 들어찬다. 더이상 참지 못하고 저절로 우수수 떨어지는 눈물에 표지훈이 더 크게 낄낄 거렸다. - 마지막엔 조롱기 가득한 욕지꺼리까지 달고서. 병주고 약주고 병주는건 뭐하자는 건데.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그새끼가 먹다 남은 맥주 위로 담배꽁초가 떨어졌다. 이제 끝난건가. 순간 서러움에 더 북받쳐올라서 눈물이 더 솟아 오르는걸 팔둑을 물어 세어 나가지 못하게 했다. 녀석은 우는걸 제일 싫어하니까 이걸 보면 때리고 싶어 안달이 날것이다. " 또 질질 짜냐? " " ... ... ... " " 또 저번처럼 눈 치켜 뜨고 발정난 고양이 마냥 대들어봐. " 금방이라도 베일듯, 날이선 말투와는 다르게 크고 남자다운 놈의 손이 내 반쪽 얼굴을 덮었다. 그칠줄 모르고 줄줄 흐르는 눈물을 엄지로 슥 닦아주더니 달달 떨고있는 내 턱을 부드럽게 잡아올렸다. 이제야 내가 무서워 졌나봐? 길게 늘여 말하며 살짝 벌어진 내 아랫입술을 통통 두들긴다. 그 안으로 미끄러지듯 검지를 넣어 혓바닥을 위에서 아래로 꾹 눌렀다. 침이 고여 질척해진 입술가에로 타액이 주륵 흘러내렸다. 눈뜨고 볼 수 없는 광경에 수치스러워, 나는 차라리 눈을 감아버렸다. 빨아. 아직 저번에 맞은 갈비뼈부분이 아려오는데 녀석은 그것을 캐치하고 그곳을 집중적으로 내리누르며 그렇게 짓껄였다. 거역했다가는 이 자리에서 뺨이라도 갈길 것 같았다. 빨으라는게 니 성기가 아닌것에 대해서 감사해야 하는걸까. 몸속에 잠식한 니코틴이 몽롱한 정신을 끄집어냈다. 채근하는 녀석에 반쯤벌린 입을 다물고 손가락끝을 촉 빨아 당겼다. 그에 상응 하듯 입안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입천장을 쓸어내리는 행동에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 손가락을 한개 더 늘려 삽입하듯 넣었다 빼는 모양세에 홀린듯 두손로 표지훈의 손목을 그러잡고 열성적으로 핥아댔다. 손찌검에 익숙해진 몸이 더이상의 폭력은 싫다 애원한다. 아프게 하지마, 제발... 그렁그렁한 내 눈과 마주치자 마자 표지훈은 입속에서 놀아나던 손가락을 빼고 내 허리를 끌어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