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말해봐.”
기가 막힌 타이밍이라고 생각한 크리스가 이윽고 시작한 경매 행사까지 간간히 신경 쓰며 두 귓가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조커는 구리빛 피부에….
민석의 말이 먼저 들려왔다.
-조커는 길티 화장만큼이나 흰 피부를 갖고 있어.
첸이 말했다.
-180이 넘는 큰 키라고 합니다.
민석이 좀 전의 말을 이었다.
-그리고 키가 작아.
그리고 이어진 첸의 말에 크리스가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점차 복잡해지는 듯한 기분을 받았다.
-또한, 아주 짙고 깊은 쌍꺼풀을 갖고 있습니다.
어김없이 왼쪽 소형 무전기가 먼저 들려왔다.
-쌍꺼풀 없는 큰 눈이지만 날선 잔뜩 선 눈매고.
오른쪽의 첸이 크리스의 귓가를 울렸다.
-두꺼운 입술을 갖고 있다고 하며….
민석이 말했다.
-얇은 입술이고….
첸이 잦은 호흡과 함께 말했다.
-탄탄하고 다부진 골격의 소유자라고 합니다.
다시 민석이 말했다. 홀 안은 사람들의 말소리로 점점 시끄러워졌다.
-왜소하고 가녀린 몸이래.
그리고 첸이 말했다.
-처음 보자마자 드는 인상은 표범이라고 하더군요.
왼쪽 귀에서 들려온 소리였다. 점점 극과 극으로 보고되는 조커의 외향에 크리스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못해 암전이었다.
-살쾡이와 고양이 사이의 날카로운 인상을 가졌다고 해.
첸의 목소리였다.
-등에 ‘Clown’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문신이 있다고 합니다.
-‘Clown’ 관련 문신이 있대, 등에.
이번엔 묘하게 크리스의 양쪽 귓가를 동시에 울린 두 사람의 목소리였다. 핸드폰을 잡고 있던 손엔 어느새 땀이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
다른 한 손으로 소형 무전기를 재차 만지던 크리스가 뭐라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조커는…….
-조커는…….
또 다시 크리스의 귓가에 동시에 들린 둘의 목소리에 크리스는 저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제 앞에 있습니다.
-그곳에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