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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 야, 김에리 네가 먼저 번호 달라고 했거든."


동창회 톡.


고2~고3까지 사귀다가 입시라는 정체기를 맞고 헤어지게 됐어요.

이유는 둘 다 예민했던 시기라서 그랬던 걸로.

고등학교에서도 꽤 유명한 커플이었는데 헤어졌다는 소식에 다들 놀라기도 했었고요.

둘 다 서로에 대한 열등감과 승부욕에 불타올라 열심히 고3 생활을 한 뒤에

어쩌다 우연히 대학교 들어와서 다시 사귀게 된 케이스.


고등학교 동창회를 같이 오게 됐는데

친구들이 하도 누가 먼저 좋아했냐 누가 먼저 고백했냐 어떻게 다시 사귀게 됐냐

물어보는 중인 상황인데

알콜 몇 잔 이미 술술 들어간 네가 취해서 또 술술 얘기 나오는 중인.



 
징1
흥, 뭐래. 네가 졸졸 쫓아다니면서 계속 번호 달라고 그랬었잖아. 그래서, 내가 엄청 귀찮아서 그냥 번호 딱 줬더니, 그날 저녁에 카톡 테러한 게 누군데.
•••답글
글쓴징
부분 기억 상실증 있냐. 네가 번호 주고 나서 내가 연락 안 했다고 우리 반으로 찾아와서 개진상을 떨어서 그제야 카톡 장문으로 보낸 거를 이걸 이렇게 잘라먹네. 기억 어디로 날려보냈냐. 어? 그리고 그만 먹지? 너 지금 취했어. (네 앞에 있는 술잔을 저만치 멀리 밀어버리고서는 사이다를 따른 잔을 네 앞으로 밀어주는)
•••
징1
부분 기억 상실증은 내가 아니라 네가 있는 거잖아. (널 째려보다 제 앞에 놓여있던 술잔을 밀어버리고 사이다를 따른 잔을 내 앞에 놓아주자 입술을 삐죽이며 사이다를 마시는) 안 취했거든? 지금 기분 딱 좋아. 내가 너네 반에서 개진상 짓을 해? 허, 참. 웃긴다. 내가 고등학교 때 별명이 에리 공주였잖아. 항상, 바르고, 어? 어.. 공주 같아서.
•••
글쓴징
(네 말에 순간 저도 모르게 풉 하고 웃고는 고개 숙여 어깨가 들썩이도록 큭큭 웃다가 아직 웃음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로 너를 보는) 에리야, 뭐라고? 다시 말해봐. 공. 뭐?
어구, 그래 우리 에리. 공주 소리가 그렇게 듣고 싶었어? 말을 하지 그랬어. (재밌다는 듯한 얼굴로 장난스러운 얼굴로 네 머리를 두 세번 쓰다듬으며 장난을 치는)

•••
징1
(큭큭 웃는 널 째려보다 제 옆자리에 앉은 친구의 잔을 뺏어 술을 마신 뒤 머리를 쓰담고 있는 손을 뿌리치는) 뭐, 왜. 공주, 공주. 듣고 싶었던 게 아니라 공주였다고. 그래서, 너도 한창 왕자라고 그랬었잖아. 웃긴다. 술은 네가 더 취했네. 술 취했으면 얼른 곱게 집 가자? 집은 알아서 기어 들어가고. 나는 애들이랑 더 놀다 들어갈 거야.
•••
글쓴징
1에게
뭐? 누가 그런 별명 지은 거냐. 여기 있냐? (테이블에 턱을 괴고 네 쪽을 쳐다보는) 그래, 지금 보니 좀 공주 같기도 하고? (제가 취했다는 네 말에 기가 찬 듯 허 하고 웃으며) 김에리, 취하긴 누가 취해. 지금 누구 때문에 오늘 여기까지 와서 옆에 딱 붙어있는 건데. 어?
•••
징2
야, 번호는 같이 조별 수행평가 해야 하니까 물어본 거지. 누가 보면 호감 있어서 번호 달라고 한 줄 알겠다. 그거 아니고, 수행평가 때문이잖아.
•••답글
글쓴징
그런 거 아니였어? 워낙에 수줍은 얼굴로 물어봐서 난 또 당연히 나한테 호감 있는 줄 알았지.
•••
징2
참나, 나 낯가림 심해서 그런 거야. 수줍음은 개뿔, 경계 가득한 눈빛이었거든. 네가 나 좋아해서 집까지 돌아서 데려다 주고 그랬잖아.
•••
징3
난 인생에서 누구한테 번호를 달라고 해본 적이 없어. 그거 너 누구랑 착각하네 지금. 웃겨, 진짜. 얘가 이렇다니까? (시치미를 뚝 떼고 기억나지 않는 척 거짓말을 슬슬 치다 어이가 없다는 듯 술잔만 연거푸 들이키는 네 입에 안주를 쏙 넣어주는) 오늘만 봐줄게 그냥. 어쨌든 박찬열이 나 따라다닌 건 맞아.
•••답글
글쓴징
내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어? (제 입을 막은 듯 넣어진 안주에 말 없이 씹다가 거짓말 하는 네가 귀엽다는 듯 보며 피식 웃는) 봐줘? 뭘 봐줘 네가. 한 번 다 말해봐? 끝장을 봐?
•••
징3
무슨 끝장. 지금 취했다 열아. 어? 그러니까 적당히 좀 마시라니까. (혹여나 네가 정말 애들 앞에서 이야기를 해버릴까 노심초사 하는 마음으로 어색하게 웃으며 말문을 돌리곤 테이블 밑으로 손을 내려 네 허벅지를 찰싹 내리치곤 흥미롭게 바라보는 친구들에게 말하는) 워낙 오래된 일이니까. 우리 만난지가 고등학교 때부터라서 기억이 잘 안 나나봐. 막, 너네도 옛날 일은 까먹고 그러잖아. 별 거 없어. 우리 다른 얘기 하자. 다른 거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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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징
(제 말에 눈이 저만 알 정도로 동그래지더니 진짜로 제가 다 얘기해버릴 것만 같은 표정이었는지 당황해서는 제 허벅지를 남들 모르게 때리며 협박하는 너에 어이 없다는 듯 피식 웃다가 다른 얘기로 넘어가자는 얘기에 장난스런 눈빛으로 너를 쳐다보며 말하는) 왜 끊고 그래. 재밌는데. 아, 우리 다시 사겼을 때 얘기해줄까? 글쎄, 김에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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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3
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말을 줄줄 이어가려 입을 여는 너에 테이블을 살짝 치고는 자리에서 저도 모르게 일어나선 저를 쳐다보는 친구들에게 안주를 더 시키라고 하곤 옆자리에서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네 손목을 잡고 밖으로 끌고 나와 취기가 오른 얼굴로 소리를 빽 지르는) 죽을래? 뭐가 재밌어. 내가 너 번호 딴 거랑 다시 사겨서 좋다고 운 것도 다 말하려고 그랬지. 진짜, 너 그러면 안돼. 남자가 쪼잔하게.
•••
글쓴징
3에게
(네가 제 손목을 잡고 나왔을 때부터 뭐가 좋은지 실실 웃으며 네가 끌고 가는 곳으로 순순히 끌려가다 멈춰세우고서는 발그레한 얼굴로 소리를 빽 지르는 너에 저는 그저 귀엽기만 해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왜, 삐졌어? (네 허리에 제 팔을 감아 제 쪽으로 끌고 와 끌어안고서는 장난스레 웃으며 네 입술에 가볍게 뽀뽀하는) 말하긴 뭘 말해. 김에리 성질만 돋우고 거기서 끝내려고 장난친 거지. 안 말할게, 안 말해.
•••
징3
글쓴이에게
안 삐졌거든? 그냥, 혹시 모르니까 너 부른거지. 이래놓고 들어가서 입 열기만 해. 그 자리에서 키스 할거야. 나 한다면 해, 진짜야. (제 덩치보다 두 배는 큰 네 품에 안겨 꼼짝도 못한 채로 으름장 아닌 으름장을 놓곤 뭐가 좋은지 웃는 네 볼을 잡고선 눈을 마주치는) 지금은 누가 더 좋아해. 여기서 딱 말 하고 들어가. 다시 사귈 땐 그렇다 치고 애들이 만약에 또 물으면 뭐라고 대답 할거냐고.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지금은 네가 더 나 좋아한다고 그럴거지. 박찬열은 김에리 없으면 죽고 못 살지?
•••
글쓴징
3에게
김에리, 관심 받고 싶어? 누구 관심이 그렇게 받고 싶어서 이래. 어? 동창회 한 번 뒤집어 놓고 싶은 거야? 키스는 무슨. (제 품에 안겨서 말티즈가 깡깡 짖듯이 으름장을 놓는 듯한 모습에 피식 웃고는 네가 잡은 제 볼에 시선을 마주치며 귀엽다는 듯 잠깐 푹 고개 숙여 어깨를 들썩이며 웃다가 다시 너를 보며 장난스레 웃으며 말하는) 그럼, 내가 또 김에리 없으면 죽고 못 살지. 꼭 이렇게 확인 받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거야? 애도 아니고. 내가 맨날 져주는 게 누구 때문에 그런 건데. 어? 몰라서 물어? 지금 애교부리는 거야 뭐야 나한테.
•••
징3
글쓴이에게
이게 애교면 애교인거지 뭐, 몰라. 원래 여자들은 맨날 확인 받고 싶어 해. 다른 애들 앞에서는 더 확인 받고 싶어 죽겠구만. 남의 속도 모르고 이상한 말만 하려고 하고. 바보야. (네 말을 듣고서야 기분이 풀려 괜히 몇 번을 더 틱틱대다가 찬바람이 불자 네 품으로 더욱 파고들어 몇 분간을 그렇게 널 안고 있다 따뜻하고 나른한 기분과 술기운이 합쳐져 졸린건지 하품을 하는) 이러고 있으니까 나 잠 온다. 얼마나 더 마실거야? 조금만 있다가 집 가자. 애들한테 더 풀 얘기도 없고 더 있다간 우리 둘 연애사 온 세상이 다 알겠어.
•••
글쓴징
3에게
평소에도 좀 이렇게 애교 좀 부려봐라. 맨날 틱틱 대지 말고. 어? (네 말과 행동에 귀여운 듯 피식 웃고서는 제 품에서 너를 살짝 떼어내고서는 네 상태를 살피려 고개를 조금 숙이고 눈을 마주치는데 졸린 건지 하품을 하는 네 모습에 못 살겠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서 네 이마에 아프지 않게 꿀밤을 살짝 놓는) 어쩐지. 술 들어오자마자 퍼마시더라. 누구 믿고서 그렇게 마셨냐. 나 없었으면 어쩌려고. 조금만 있다가 바로 가자. 네 눈이 못 버티겠네.
•••
징3
글쓴이에게
언젠 틱틱거려도 다 귀엽다며. 아야. (기별도 가지 않을만큼 아프지 않게 네가 때렸다는 걸 잘 알지만 오늘따라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마음에 괜히 이마를 매만지며 엄살을 부리자 그새 눈이 동그래진 너에 소리나게 웃고는 네게 파묻힌 듯 널 안은채로 걸음을 옮기는) 누구 믿고 마시긴. 박찬열 믿고 마셨지. 남자친구 이럴 때 써먹으라고 있는 거잖아. 근데, 너 오늘따라 되게 따뜻하다. 자고 갈래? 막 안고 자면 잠 되게 잘 올 거 같은 날이야 오늘은.
•••
글쓴징
3에게
(별로 세게 때린 것 같지는 않은데 네가 아파하는 소리에 혹시 제가 힘 조절을 잘못했나 싶어 조금 눈이 커졌는데 장난을 친 모양이었던 건지 금세 소리나게 히죽 웃고는 저에게 다시 안겨오는 네 모습에 피식 웃으며 네 양 볼을 제 손으로 잡아 너를 밀어내며) 진짜 오늘 애교가 왜 이렇게 많아. 엄청 안 떨어지려고 하네. 너 내 껌딱지야 뭐야, 어? (제가 졌다는 듯 피식 웃고 있다가 네 입에서 나온 자고 갈래? 라는 말에 반응하는) 뭐? 야, 너 지금 뭐라했냐. 지금 취해서 못 하는 말이 없네. 지금 너 누구 꼬시고 있는 줄은 알고?
•••
징3
글쓴이에게
오늘만 내가 네 껌딱지 하지 뭐. 술이 들어가서 그런가. 오늘따라 막 더 잘생겨 보여서 안기고 싶어. 너 이런 날 흔치 않다? 자꾸 좋으면서 튕기기는. (고개를 까딱거리곤 네 얼굴을 풀린 눈으로 멍하게 쳐다보다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아냐며 도리어 얼굴이 붉어져 어버버거리는 너에 픽 웃곤 네 어깨를 손가락으로 살짝 미는) 자고 가라고. 박찬열 너 꼬시는 거 맞으니까 자고 가라고. 싫어? 싫음 말아. (대답도 듣지 않곤 홱 돌아 술집 안으로 걸음을 옮기며 벙쪄있을 네 모습이 보여 작게 웃는)
•••
징5
야, 번호는 내가 먼저 달라고 했을지는 몰라도 네가 먼저 막 자꾸 나 따라다니고 그랬잖아.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답글
징6
네가 하도 나 귀찮게 해서 그냥 번호 먼저 받아서 연락 몇 번 좀 하다가 무시하려고 했었던 건데? (널 향해 메롱, 혓바닥을 내밀어보이고는 취기가 오를 대로 오른 머리를 부여잡고 테이블에 머리를 뉘이는) 박찬열 진짜 웃기는 애야.
•••답글
징7
에? 그게 무슨 말이야. 와, 맨날 나 힐끔힐끔 보다가 변백현이 다리 놔줘서 나한테 처음으로 말 걸었던 거 생각 안 나? (네 말에 제대로 떠지지도 않는 눈을 한껏 크게 뜨곤 널 바라보다 고갤 저으며 술잔을 한 번에 비우곤 얼굴을 찌푸리는) 이것 봐, 완전 변했어. 나밖에 몰라서 부둥부둥하던 박찬열 다 사라졌어.
•••답글
글쓴징
야, 내가 언제 힐끔힐끔 봤어. (고개 숙여 살짝 어깨를 들썩이고 웃으며) 누가 자꾸 나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에 너인가 해서 쳐다봤는데 네가 나 몰래 훔쳐보다 계속 모른 척 했었던 거였잖아. 와, 이 얘기를 이렇게 말할 수도 있네. (변했다는 네 말에 얼굴을 장난스레 찡그리고는 웃으며) 변하긴 뭘 변해. 난 똑같거든?
•••
징7
아냐, 완전 변했어. 옛날엔 자기 입으로 나 너무 좋아서 쫓아다녔다고 얘기해주더니, 이제는 안 그러잖아. (네 말에 잔뜩 토라진 듯 뾰로퉁해진 얼굴로 널 바라보다 입술을 삐죽이는) 자꾸 이런 식으로 변심하면 나 정말 곤란해. 천년만년 같이 백년해로 하자더니, 박찬열 진짜 너무했어.
•••
징8
야, 그건 내가 반장이고 네가 부반장이어서 달라고 했던 거지. 너 좋아서 달라고 한거 아니었거든? 내가 먼저 사심 담아서 번호 달라고 했던 사람은 민석오빠 밖에 없었어.(내 말에 큰 눈으로 날 째려보자 앞에 놓인 치킨을 네 입가에 가져다 대는) 또, 미운 눈 하지.
•••답글
징9
(입술을 약간 삐죽인 채 너를 보다가 말을 꺼내는) 나는 그때 어? 뭐냐 그 팀플이 아니라 그... 아 수행평가! 그거 때문에 그런 거야 우리 동아시아 발표같이 해야 해서 그래서 물어본 건데 네가 먼저 나 좋아했거든!
•••답글
징10
야, 무슨 소리야. 양심도 없네. 그거는 같은 동아리니까 물어봤던 거고. 그리고 네가 나 좋아한다는 거 전교생이 다 알았다니까? 매점 가면 박찬열 형이 좋아하는 누나다, 어쩐다 다 수군수군 떠들더만. 아무리 부인해봤자 소용 없다? (너를 톡톡 손가락으로 치며 멀어 닿지 않는 안주를 달라는 시늉을 하고 빈 술잔에 술을 따르는) 박찬, 큰일 났어. 나 오늘 술이 달아.
•••답글
글쓴징
그래서 싫었어? 은근 즐긴 게 누군데. 너 그거 알고서 매점에서 1학년에 예쁘다고 소문났던 애가 나한테 음료수 줬을 때 일부러 내가 박찬열이 좋아한다는 애다 떵떵거렸었잖아. 기억 안 나? (조용히 안주를 네 앞으로 밀어주고서는 제 손가락으로 네 볼을 가볍게 톡톡 치는) 적당히 먹어. 나 너 감당 못 해.
•••
징10
참 나, 그러는 너도 세훈인가 종인이가 나한테 젤리 사줬을 때 온갖 오바는 다 떨었잖아. 소문도 못 들은 거냐고 운동장에서 애원하듯 떠들던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아주 나 이겨 먹으려고만 하고. 박찬열 흑역사 썰 한 번 풀어봐? 얘 나랑 싸운 썰 무궁무진한데. (내 볼을 톡톡 치자 슬쩍 너를 올려다보고는 다시 휙 고개를 돌리고 술병을 살랑살랑 흔드는) 뭐야, 이제 나 업을 힘도 없어? 아니면 날 업을 애정이 부족한 거야,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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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징
야, 내가 언제. 야, 야 그리고 그 소문내가 낸 거 아니거든? ( 제 앞에 있던 과일 안주 하나를 포크로 집어 네 입에 넣어주는 걸로 입을 막으며) 네가 가만히 업혀 있기만 하냐? 술을 먹기만 하면 말을 안 듣잖아, 말을. 나도 헤어지고 나서 술 먹고 나한테 진상 부린 김에리 써하면 무궁무진한데. 네가 얘기 꺼내니깐 갑자기 생각나네.
•••
징10
발뺌 해도 소용 없어. 이제 다 알려져서 들통 난 이야기인데 해명해서 뭐 하려고? (살짝 웃으며 손장난을 치다 네가 먹인 과일을 울상을 지으며 우물대고 삼키고는 네 입에도 똑같이 과일 하나를 집어 넣어 막는) 무슨. 나 취하면 조용하게 잔다고 다들 그랬는데. 내 흑역사도 많이 알아서 센 거는 말 안 해도, 내가 화나서 집에 가버리니까 울면서 집 앞에서 서서 기다리던 게 누구더라. 리트리버 한 마리가 울고 있어서 놀랐었는데.
•••
글쓴징
(제가 울었었던 얘기를 하는 너에 친구들이 박찬열이 울었었냐며 고등학교 때 우는 거 한 번도 못 봤는데 대박이라며 말하는 통에 괜히 민망해져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며 네가 넣어준 과일만 말없이 우물대며 씹고 있는데 그때 일어난 남자 자리에서 애들이 제 쪽으로 와 박찬열 담배 안 피냐? 하며 바깥쪽을 향해 턱짓하며 묻는데 네가 담배 냄새를 싫어하는 걸 알아 너와 사귀기 시작하고 끊었던 담배라 너는 제가 지금까지 담배를 피운 줄도 모르고 있어 괜히 뜨끔하며 친구들에게만 보이게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진짜 뒤'질'래? 당장 꺼'져'라고 턱짓하며 입모양으로 말한 뒤 )
•••
징10
오구 예뻐. 조용히 하고 과일 먹고 있었어요? 누나가 과일 더 줄까요? (괜히 네가 별로 좋아라 하지 않는 애 취급을 하며 머리를 쓰다듬으며 네 입가에 과일을 하나 더 집어 갖다 놓고 들린 담배 관련한 말에 눈을 굴리며 너와 친구 무리를 살피다 네 오른손을 끌어와 냄새를 맡는 시늉을 하는) 똑바로 말해. 나 거짓말 싫어하는 거 알지? 오늘도 울면서 우리집 앞에서 나 기다리기 싫으면 잘하자. (순식간에 가라앉은 기분에 괜히 술을 한 잔 더 들이키고 고개를 뒤로 젖혀 쇼파에 기대고 네 등을 문 쪽으로 미는) 나랑 만나는 한 오늘 피우는 게 마지막 담배가 될 거니까, 가서 한 대 피우고 오든가. 담배 피우는 거 진짜 감쪽같이 속였네, 박찬.
•••
글쓴징
(말이 끝나자마자 제 오른손을 끌어와 냄새를 맡는 네 모습에 다시 제 팔을 거두고서는 조금 눈치를 보며 생각하는 듯 작게 한숨을 쉬다가 말하는) 안 폈어, 안 폈어. 고딩 때 너 만나기 전에 잠깐 애들 따라 호기심에 몇 대 핀 게 다야. 속인 적도 없어. 내 옷에서 담배 냄새 조금이라도 나는 거 봤어? 야, 나 억울해죽겠다. 내가 누구 때문에 끊게 됐는데. 쟤네는 오랜만에 봤으니깐 나 아직도 담배 피우는 줄 알고 그랬나봐. 미쳐버리겠네 진짜.
•••
징10
(아무리 냄새를 맡아도 담배 냄새는 맡아지지 않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차에 네가 팔을 거두자 의심스런 눈초리로 계속 지켜보다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는) 내가 2번 의심했다가는 그 큰 눈에서 눈물 퐁퐁 솟겠다. 암튼, 오늘은 이대로 넘어간다. 그래서 누구 때문에 끊었는데? 나 이전에 전여친인가? (나를 두고 하는 말인 걸 알면서도 너를 놀리려 장난스레 말꼬리를 늘이다 다른 친구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느라 바쁘자 술잔을 내려놓고 네 볼을 두 손으로 감싸는) 박찬, 내가 의심해서 서운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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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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