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리퀘 - 인스티즈(instiz) (ㄱ) 숩준 카테고리

손등에 입을 맞추자 뒤집힌 손이 뺨을 쓸었다. 올려다보니 잠에서 깬 형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침을 삼키며 밭은 숨을 뱉은 형이 협탁 위의 등을 켰다.

“깼어요? 깨우려던 건 아니었는데.”
“아니야 나 안 잤어.”
“형 목은 완전 푹 잤다는데요?”

꽉 잠긴 목소리에 웃으며 장난을 치자 에잇, 하며 가는 몸이 훅 덮쳐왔다. 포근한 냄새가 났다.

“보고 싶었어.”
“나도요.”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속상해서요.”
“누구야 누가 우리 수빈이 속상하게 했어?”
“형이요.”
“나?”

놀라 몸을 뗀 형이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순진한 얼굴로 눈꺼풀을 깜빡였다. 아무 일 없었다고 속아 넘어가 줘야 되나. 진짜 아무 일이 없었나. 형 얼굴을 보니 왠지 혼자 악몽을 꾼 것 같기도 했다.

“형, 그때 왜 그랬어요.”
“언제?”
“저랑 눈 마주쳤는데도 모르는 척했잖아요.”
“내가? 설마.”
“그랬는데, 형이.”
“너…….”

형이 킁킁거리는 소리를 냈다. 냄새나나. 별로 안 마셨는데. 가글도 했는데.

“술 마셨어?”
“조금요.”
“나 때문에 속상해서?”
“아니, 그냥 좀 마시고 싶어서요.”
“우리 수빈이가 내가 모르는 척해서 서운했구나.”

늘어지는 목소리와 안고 토닥이는 손길이 꼭 7살 조카 달래는 것 같았다. 근데 왜 싫지가 않지. 자존심은 상하는데 형한테서 너무 좋은 냄새가 나서, 형이 서운할까 봐 밀어내지도 하지 말라고 말하지도 못했다.

“다른 애들이 너 보는 거 싫어서 그랬어. 내가 인사하면 다 너 쳐다볼 거 아니야. 누구냐고 막 소개해 달라고 그럴 거 뻔한데 질투 나서 그랬어.”
“그게 뭐야. 나 달래려고 거짓말하는 거죠?”
“아닌데. 그리고 어떻게 아냐고 물어보면 거짓말해야 하잖아. 애인인데 애인이라고도 못하고. 아는 동생이라고 하기 싫었어.”
“거짓말. 내가 얼마나 상처받았는데.”
“어구 그래쪄요? 근데 왜 여태 말 안 했어. 그게 언젠데.”
“그냥요. 그냥…….”
“그래, 형이 잘못했네. 엄청 잘못했네.”

어르고 달래는 손길에 서운했던 마음이 멀어졌다. 따뜻하고 좋은 냄새에 형 목소리. 혼자 속 끓였던 긴 악몽이 끝난 느낌이 들었다. 형은 아주 오래 달래듯 토닥였고 나긋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대로 잠들면 아주 좋은 꿈을 꿀 것 같은데 아직 잠들기는 싫었다. 이 밤이 아주 길었으면 싶었다.
4년 전

둠쿵1

헉 천재둠쿵이닷!!!! 글솜씨 없는 나로써는 20분만에 이런 천재적 문장을 써내는 쓰니가 존경스럽군,,, 연상미 넘치는 연준이 너무 좋다ㅠㅠ 연하의 치댐이란ㅠㅠ 마치 라잌 대형견,,, 숩준 해줘서 감사합니다,,,
4년 전

글쓴둠쿵

헉 아니 천재라니ㅜㅜㅜ 대사가 너무 좋아서 쭉쭉 쓴 것 같아! 당연히 아무도 신청 안 해주겠지... 하고 올렸는데 신청해줘서 너무 고마워!! 덕분에 나도 재밌었오
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