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익숙했던 컬러링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달칵 하는 소리가 들리며 낮은 음의 여보세요 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너의 목소리에 나는 술김을 빌려 너에게 말을 걸어본다.
"자고 있었어?"
'...'
한동안 침묵이 이어진다.
"자고 있는데 깨운거야?"
'...어'
"미안해"
너의 뒤에서 듣지 못했던 여자가 너에게 누구냐고 물어보는 소리가 들리고 너는 그저 내가 친한친구라고 소개한다.
우리는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된건지
항상 했던 통화가 언제부터 이렇게 어려워졌고 한 번 하면 밤이 새도 모를 정도로 얘기했던 우리인데 지금은 1분도 채 넘기기 힘들다.
"지금...여자친구랑 있나봐...?"
'어 내일 통화하자.'
내가 알겠다는 말을 채 다하기도 전에 너는 이미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한참을 그렇게 끊어진 전화기만 멍하니 보고 있었다.
10분...20분...1시간이 지나도록 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전화기가 울렸다.
발신인은 너였다.
나는 주저않고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원식아..."
'우리 이제 끝났다고 하지 않았나? 무슨 미련이 남았는데?'
"..."
'나 이제 너한테 관심도 없고 미련도 없으니까 더 이상 전화하지마.'
"..."
'너 때문에 내가 내 애인이랑 사이 이상해져야겠냐?'
누가...누가 네 애인인지...
이제 나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아니라는 네 말에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들었다.
그 뒤로도 너는 내게 지겹다느니 짜증난다느니 모진 말을 했지만 나는 그저 들었다.
그렇게 그냥 듣고 있다보니 어느새 전화는 또 꺼져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끊어주는 게 다행일지도 모른다.
괜한 기대감 같은 건 같지 않게
이제는 정말 끝이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