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형한테 나는 뭐에요?" "뭐긴 뭐야 동생이지." "그럼 그땐 왜 나한테 먼저 키스했어요?" 역시 어제 술자리를 가는게 아니었다. 술버릇이 고약해서 술자리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친한 형이 한번만 가자고 애걸복걸 부탁하던걸 들어준게 실수였다. 괜찮다고 내일 아침부터 스케줄이 있다고 이리저리 둘러대며 술잔을 피한다고 피했는데도 그 놈의 막내가 뭔지 결국엔 술이 떡이되게 마셔버린 나는 술김에 아무번호나 눌러서 데리러 오라고 전하고 바로 끊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술이 떡이 된 나를 데리러 온게 남우현이라니- 술이 취하면 상대를 불문하고 들러붙고 스킨십을 하는 나인데 스킨십을 싫어하는 남우현은 최악의 조합이었다. 방송에서야 온갖 하트와 애교를 남발하는 우현이지만 사석나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평소 생활에선 애교도 없고 스킨십을 잘 안하는 우현인데...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대화 내용을 들으면 알겠지만 뻔한 것 아닌가. 업어달라고 징징대고 업히고 나서는 내려달라고 징징대고 볼도 쭉쭉 늘려보고 그러다 마지막엔... '우혀나-' '또 왜요? 업어달라는건 사절이에요.' '아니아니.. 그거 아니야-' '그럼요? 손잡아달라구요?' '아아니-' '그럼요.' '나 키스해줘!' '...형?' 당황한 우현이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다 결국엔 입이 맞닿았고 필름이 끊겼으면 그나마 나았으련만 필름도 안끊기는 바람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머리를 쥐어뜯고 난리를 피운건 당연한 얘기다. 기억안난다고 모르쇠 잡아뗄 수도 없는게 내 연기는 내가 생각해도 속아주는게 신기할 정도니... 근데 내 술버릇이 저정도로 심했던적은 없는거 같은데 언제 저렇게 심해진걸까 함부로 회식도 못나가게 생겼다 이젠. "어허- 딴생각?" "으어어어?" "감히 딴생각해요? 내가 얘기하는데?" "...미안해.." "미안해요?" "응? 응.." "뭐뭐 미안한데요?" "네가 말하는데 딴생각한거." "또?" "키..키스한거" "그래도 잘못을 알기는아네? 형 진짜 큰잘못한거에요-" 남자가 남자한테 뽀뽀도 아니고 키스를 했다는게 예민한 문제이긴 하니까 정색하며 뭐가 미안하냐는 우현이의 말에 긴장한채로 소심하게 하나하나 대답했다. 원래라면 짜증내면서 뿌리치고 갔겠지만 문제가 문제다 보니 이러지도 못하겠고 저러지도 못하겠고, 그냥 눈썹을 늘어뜨리며 서있는 수밖에. 큭큭- "...?" "형 이리와봐요" "으응?" "와보라구요" 무표정히 나를 보다가 갑자기 큭큭대며 침대 끝자락에 앉아 와보라며 툭툭치는 우현이 때문에 사실 좀 당황했다. 쟤 화난거 아니었나? 왜 갑자기 웃는거야- 오만가지의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갈때, 귓속말로 우현이 나즈막하게 말했다. "형- 형이 한 제일 큰 잘못이 뭔지 알아요?" "뭔데..." "사실 어제 그거 제 첫키스였는데-" 당황하지 않았다면 이상한거겠지 티를 안내려고 했지만 애석하게도 더듬더듬거리며 그래서 어쩌라고 하고 쏘아붙이자 우현이 특유의 미소를 씨익 지으며 다시 귓속말로 말했다. 어쩌긴 뭘 어째요- 기왕에 형이랑 첫키스 한거, 첫경험도 해보게. ============= 첫키스일 일은 없겟지만 그냥 패스하죠. 나뚝 심란함. 스포보면 눙물 날거같지만 자꾸 클릭하게 되서 싸질러봄 (떡안쓴건 약올리는거라곤 절대 말못함.. 사실 떡 한번도 안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