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가 친중 논란에 휘말리며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참지 않는 대중이 일으킨 이례적인 불매 운동이었다.
3월 26일 SBS 측이 공식 입장을 통해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방영권 구매 계약 해지와 방송 취소 결정을 밝혔다.
이날 SBS 측에 따르면 '조선구마사' 해외 판권 건은 계약 해지 수순을 밟고 있으며 서비스 중이던 모든 해외 스트리밍은 이미 내렸거나 절차에 따라 내려질 예정이다. 현재 '조선구마사' 공식 홈페이지 역시 닫혔다.
이후 연출을 맡은 신경수 감독부터 출연 배우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 등이 사과문을 게재했다. 또한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 역시 사과하며 사태를 일단락 지으려 했다. 다만, 이들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이미 뿔난 대중의 마음을 돌리긴 쉽지 않을 듯 보인다. 배우들 역시 줄줄이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방송분과 별개로 이미 몇 차례 촬영이 어이진 상황에서 역사 왜곡 논란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 실망감이 더해진다.
특히 '조선구마사' 논란이 불거진 직후 협찬사들은 줄줄이 '손절'을 외쳤다. 협찬사들 역시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이들이 사전에 대본을 공유받지 못했다는 점에선 어느 정도 참작이 가능하다. 반면 배우들의 책임 무게는 협찬사와 다소 다르다. 이들은 사전에 대본 내용을 파악했으며 소품, 의상 역시 확인 절차를 거쳤다. 그럼에도 '조선구마사'를 선택했다는 점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박계옥 작가는 사과문을 통해 "많은 시청자 분들께서 염려하시고 우려하셨던 의도적인 역사왜곡은 추호도 의도한 적이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남긴 점 역시 뼈에 새기는 심정으로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의도가 없었다 할지라도 '조선구마사'가 첫 방송과 동시에 중국풍 소품과 의상 논란이 거세게 불어닥쳤다는 점에선 PD와 작가, 출연 배우들 모두 이에 대해 다소 안일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걸 몸소 인증한 꼴이다.
결국 갈길을 잃은 '조선구마사'는 SBS가 '펜트하우스 시즌1' 이후로 야심 차게 준비한 월화극임에도 이례적으로 단 2회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이 과정을 통해 최근 대중이 역사 왜곡과 관련된 동북 공정 사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과거 시청자들이 수동적으로 매체를 받아들였다면 이젠 능동적으로 직접 개입하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조선구마사' 사태로 미루어 보았을 때 방송사 역시 대중의 의견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음을 알려준다.
'조선구마사'에 앞서 '철인왕후'도 역사 왜곡 논란으로 거세게 비난을 받았다. 심지어 JTBC '설강화'는 방송 전부터 민주화 운동 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설강화'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민주화 운동 폄훼 및 간첩 미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상태. 그럼에도 시청자들의 예민한 눈초리는 쉽게 거둬지지 않고 있다.
앞서 다수의 작품들이 역사 왜곡을 비롯해 직업 비하, 성희롱, 가학성 등 다수의 논란들에 휘말려 여러 차례 고개를 숙여왔다. '드라마적 허용'이라기엔 선을 넘은 장면들이었고, 이에 대중은 매번 불편함을 표해왔다. 일각에선 이들을 '프로 불편러'라는 단어로 뭉뚱그리지만 이 같은 반응이 존재해야 더욱 양질의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 (사진=SBS)
뉴스엔 서지현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609&aid=0000419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