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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강화 청원
이 시기 안기부는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던 시민을 간첩을 몰아 끌고 와 고문하고 죽게 만들었다. 방송을 통해 잘 알려진 수지킴사건(홍콩에서 김옥분 씨(수지킴)가 살해되자 안기부가 진상 은폐를 위해 그를 북한 공작원으로 조작한 조작극)도 1987년에 일어난 일이다.
다시 '설강화'로 돌아와서 우려가 되는 부분을 살펴보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그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고 시민의 손으로 이룩한 결과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화를 외치다 간첩이라는 누명이 씌워져 고문을 당하고 죽임을 당했고 그 피해자가 아직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화 운동 때 간첩이 있었다는 설정부터가 '설강화'의 문제다.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기 위해 간첩이라는 조작을 만들어냈던 그 시절 군부정권과 안기부다. 간첩의 등장은 군부세력과 안기부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장치가 되어 버린다.
안기부에게 대쪽 같은, 넘치는 열정 같은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안기부 요원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군부 지시 아래 시민을 협박하고 고문했던 사람. 시민을 간첩으로 몰아 협박과 고문을 일삼았으니 그런 면에서 대쪽 같고 열정 넘치는 인물은 맞겠다. 아무리 창작의 자유가 있는 드라마라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
화려한 휴가'나 '1987' 등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가 많았지만 그 어디에도 안기부를 사람처럼 묘한 곳은 없었다. 군부의 명으로 시민을 고문하고 죽이는 것이 일상이었고, 당연했던 그 시절 안기부에게 서사를 쥐어주는 것 자체가 문제다. 서사를 준 순간부터 억울하게 끌려가 죽었던 분들도, 그 피해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민주 열사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JTBC는 즉각 입장을 내놨다. 내용 일부까지 공개하면서 이해를 구한다고 했지만 입장문을 밝히면 밝힐수록 더더욱 제작되어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구구절절 해명하면 '아 그렇구나'하며 이해하고 넘어가기엔 너무나도 소중하고 중요한 역사이기 때문이다.
남파 공작원과 안기부 요원은 존재 자체로 조직과 정부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국가 조직에 속해 명을 받고 활동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조직과 정부를 대변할 수 없나. 이 한 줄이 안기부를 미화하겠다는 뜻인데 어떻게 안기부 미화가 아닌가. 안기부는 군부정권에 충성을 다하던 조직이다. 안기부에 환멸을 느끼고 조직에 등을 돌렸던 안기부 요원은 한 명도 없었다. 안기부 때문에 피해를 입고 고통스러워하는 분들은 아직 많이 계신다. 그랬던 안기부에게 정의를 주고 원칙주의자 설정을 준다? 그게 바로 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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