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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0년 전 (2013/8/22) 게시물이에요

바라지 않던 그 날이 왔다. 슬픔 마음에 나는 밤새 뒤척였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먹먹한 마음에 창가로 나가 고요한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잠들 때 즈음, 나를 깨우던 차가 달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부분부분 켜져있는 가로등이 도로 위를 밝혔다. 달이 노란 보름달이다. 꽤 오래전, 그녀와 보았던 민들레 꽃을 닮았다. 그리고 그 보름달은 그녀의 얼굴이 되었다. 해사하게 웃는 얼굴. 보고 싶어졌다. 너에게 내일은 어떤 것이니. 나는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데. 가슴께가 아릿하다. 울컥이는 눈물에 먹먹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밤하늘이다. 내일이면 너는 형장의 이슬이 되어버리는데 날은 왜 이리도 맑고 밝을까. 밉다. 별들이 징그럽게도 예쁘다. 언젠가 읽었던 책, 박범신의 '은교' 에서 이적요는 누구도 별들이 아름답다고 가르친 적이 없다고 했다.  가난한 이에게는 티밥처럼 보일 수 있다는 그 별. 그 구절을 이해 할 수 없었다. 별들은 내게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알 수 있었다. 내일이 올 준비를 하는 밤의 별들은 내겐 징그러운 존재들이다. 너무 가슴이 아리고 아파서 말 한마디 나오지 않는다. 눈물도 쑥 들어간 느낌이다. 그녀는 내게 이런 존재란 것을 알려주고 싶다. 왜 예전에 말해주지 않았을까. 왜 더 뜨겁게 그녀를 안아주지 못했을까. 왜 멋드러진 말 한마디 못해주었을까. 고통스러운 마음에 머리칼을 뜯었다. 사랑한다는 말이 입가에서 맴돌았지만, 왜 말해주지 못했을까. 어느새 날이 어슴푸레해지기 시작했다. 끝이 다가왔다. 죽어가는 너를 보며 나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아마 웃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미영아."


그녀는 없지만, 애처로운 그 이름이라도 불러보았다. 말이 공중에서 분해되어 사라진다. 이름도 예뻤다. 美英. 아름다울 미에 꽃부리 영. 한자를 잘 아는 내게 너는 꽃부리의 의미를 물었었다. 그 것도 모르냐며 면박을 주었던 것이 미안했다. 만약 우리에게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알려주었을텐데 더이상 '우리'의 시간은 없었다. 작은 쪽지를 펼쳤다. 


「공개교수형. 4시. 」


동글동글한 글씨에 어울리지 않는 차가운 내용이다. 교수형. 네게는 너무 큰 벌이다. 상처가 가득한 흰 손을 작은 창구사이로 내비쳤다가 다시 쑥 들어갔었다. 나한테 꽃 한송이가 있었는데 꽃이 주인의 관리가 서툴러서 곧 지게 생겼네. 네가 흰 손으로 쪽지를 건낸 날, 내가 해준 말이다. 다른 말은 하지않았다. 딱 그 두 문장만 말했었다. 단단한 아크릴 벽이 우리사이를 가렸었다. 차라리 화를 내주었으면 했다. 그 말에도 넌 눈이 가려진 체, 해사하게 웃었다. 마치, 민들레 꽃 같았다. 부스럭 거리며 수백번을 본 것 같은 뒷면을 펴 들었다. 


「태연언니, 보고싶어요.」


엄지로 종이 위를 쓸었다. 넌 말이지, 날 먹먹하게 해. 눈물이 엄지 위에 떨어졌다. 손 끝이 바들바들 떨린다. 사랑한다는 구구절절한 말이 아니라 그 한 줄로도 난 충분히 아팠다. 눈물에 글자가 번지기 전에 쪽지를 다시 곱게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내일의 아침이 밝았다. 




+) 연재는 ㅅㄴㅅㄷ ㅇㅇㅎ 에서





 
여우1
오 금손여신님...
10년 전
여우2
ㅠㅠㅠㅠ눈물나네ㅠㅜㅜㅜ
10년 전
여우3
소녀시대 으으흥?
10년 전
글쓴여우
올어홈
10년 전
여우4
슬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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