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 원식이랑 너 빚쟁 달달 빙의글? 썰? 아무튼!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3/0/5/305b7a17a9b5a9428d661d06ade776c5.jpg)
화창한 봄날이었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거실 한 구석 테이블에 앉아있는 나를 본 원식이 조심스레 다가와 가냘픈 등을 껴안았다. 그 온기에 바깥 풍경을 그리느라 쥐고 있던 색색의 연필들을 손에서 놓았다. 뭐 그려? 그 물음에 자랑스럽다는듯 스케치북을 들어올리자 그것을 받아들며 원식이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잘 그렸다, 누구 줄거야?" "…으음, 너?" "아이구, 감사해서 절 해야겠네." 진짜 절을 하는 시늉을 해보이는 원식에게 그게 뭐야아. 하고 핀잔을 주자 스케치북을 테이블에 내려놓고는 색연필을 쥐느라 붉어진 나의 손을 잡아주었다. 다시 한번 전해지는 온기가 좋아 조금 힘을 주어 잡았다. 늘 그랬다, 조금이라도 물러서면 도망가버릴 존재가 사람이기에 나는 늘 불안해했다. 매번 그럴때마다 확신을 주는 원식이기에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였다. 그세 앞으로 와 눈높이를 맞추어 무릎을 꿇은 원식이 물었다. 또 그 생각해?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이자 흐트러진 옆머리를 손으로 넘겨주며 원식이 웃었다. "자꾸 그러면 나 어쩐다고 그랬지?" "…진짜 가버린다고." "그래. 그러니까 그런 생각 하지마, 알겠어?" 조금 어눌하게 으응. 하고 대답하자 영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약간의 엄한 표정을 지으며 원식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포근히 부는 바람에 분홍빛 커튼도 때마침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나 진짜 갈까? 그 말에 덜컥 겁이 나 눈물부터 고였다. 어쩌지? 어떡하면 좋지? 머릿속을 파고드는 나쁜 생각에 내 표정이 어두워지자 원식이 놀라 한 품에 저를 안아 토닥였다. "이거 봐, 이렇게 울거면서. 나쁜 생각 하지 마." 아이처럼 엉엉 울며 원식의 니트 끝자락을 손에 꼭 쥐었다. 엄지로는 제 눈물을 닦아주고 다른 한손으로는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지독스레 다정했다. 또다시 안아오는 원식에게 넋놓고 아, 하는 소리를 내자 듣기좋은 소리로 제게 속삭였다. 난 도망 안 가, 넌 도망 갈 거야? 그 물음에 안긴채로 고개를 저었다. 그럼 됐어, 도망가는 사람 없어 여기는. 테이블에 내리쬐는 햇살은 그 어느때보다 따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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