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현이는 내숭도 없고 털털하고 단순한 성격. 그래서 영재 수트핏 보고 반한 대현이는 스스러 없이 같이 당직 서고 돌아가는 길에 영재한테 가운 벗어보라고 함. 영재가 뭐지? 싶어서 벗어주니까 엄지 치켜세우면서 "유영재 오빠다, 영재 오빠." 하고 혼자 크으- 하고 감탄하면서 걸어감. 영재는 오빠 소리에 당황하다가 기분 좋아져서 대현이 쫓아가서 어깨동무하면서 "왜 임마, 이제 오빠가 매일 이렇게 입을까?" "에이, 자주하면 감흥이 없지- 가끔해, 가끔." "얼마나 가끔?" "음... 내가 영재오빠 보고 싶을 때?" 대현이 입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영재오빠란 단어가 나와서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하고 기분이 좋음. 그래서 정말로 가끔 하얀 와이셔츠 입어줌. 그럴 때마다 대현이는 먼저 영재 찾아와서 영재오빠 왔냐며 넉살 떰. 그러다 점심시간에 둘이서 옥상에 올라가서 이야기함. "정대현, 너는 수트 안 입냐?" "수트는 무슨. 너는 어깨 부자지만 나 어깨 빈곤층이거든? 그리고 별로야. 그냥 안 어울려." "그래? 그래, 지금도 충분히 귀엽다." "어?" "왜? 내가 뭐라고 했냐?" 영재가 댄디하고 정갈하게 옷 입는 스타일이라면 대현이는 그냥 티셔츠에 청바지 입는 캐주얼한 스타일. 영재는 잠시 수트입은 대현이 생각해보다가 그냥 피식 웃고 살짝 고개 저음. 대현이는 또 멀찍이 서서 영재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역시 영재오빠. 너 임마 내 오빠해라." 하고 헤실헤실 웃는데 영재는 순간적으로 응 하고 대답할 뻔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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