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에 대해 K팝 팬들은 분명한 성희롱이며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소속사는 성희롱은 없었다고 일축하며 보안을 이유로 시행된 ‘보디 체크(Body check)’이므로 정당했다는 식의 사과문 아닌 사과문을 발표했다. 성희롱이 ‘보디 체크’라면 멱살잡이는 ‘프리 허그(Free hug)’인가? 분명히 발생한 사건을 기분 탓으로, 강압적 몸수색을 당하며 느꼈을 팬들의 공포와 모욕감을 없던 일로 취급하는 것은 전형적 2차 가해 수법이다. K팝이 전도유망한 미래 산업으로 추앙받으며 기획사 건물이 바벨탑처럼 높아지는 동안, 팬들에 대한 처우는 아이돌 음악이 ‘댄스 가요’의 하위 장르로 업신여김을 당하던 시절에서 근본적으로 나아지기는커녕 더 쇠퇴했다.
1세대 아이돌 여성 팬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저급 문화에나 빠진 계도해야 할 가부장제의 딸로서 차별받았다. 4세대 아이돌이 산업의 주류가 된 현재는 팬의 연령층이 전 세대로 넓어지고, 장르의 위상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음에도 차별당한다. 여성 팬의 낮은 인권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돌 팬사인회 속옷 검사 사건은 보안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이 아니다. K팝 산업이 극도로 자본화되고 비대해진 몸집만큼 더 많은 돈에 침을 흘리며, 팬과 가수의 인간적 교류에 속하던 영역까지 무차별 유료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폐단이다.
https://naver.me/G8t12i5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