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집에 귀신이 있다고요?"
"...네."
"그 귀신의 정체는 뭐라고 생각해요?"
"... ..."
한참동안 말을 꺼내지 못했다.
"도경수씨?"
"... ..."
"... ..."
"여자친구요."
"네?"
"제 여자친구요,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내 여자친구."
-
"경수야."
"응, 00아."
"앞으로 우리가 이 집에서 살 거라는 거지?"
"응."
"너무 행복하다, 너랑 같이 있다는것이."
"나도, 00아-"
-
"어떡해...어떡해..어떡하냐고 우리 00이!!!!"
"도경수씨 진정하세요."
"너 의사잖아, 의사잖아 살리라고!!!"
죽었다, 그녀가 죽었다. 교통사고로.
3톤짜리 트럭에 부딫혀서.
고통스럽게 죽었다.
하늘나라로 가버렸다, 나를 두고.
"00아..같이 살자며..! 같이 애도 낳고 결혼해서 살자며...!!"
어느날부터인가 그녀가 내 눈에 보이기시작했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책을읽고있으면 부엌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경수야, 밥먹어."
깜짝놀라 부엌으로 가보면 그녀가 나를보며 웃고있었다.
놀라서 그녀를 잡으려고하면 내 눈앞에서 먼지처럼 사라져버렸다.
처음에는 꿈인줄 알았다.
하지만 점차 선명해지는 그 목소리와 모습 때문에 꿈이 아니란것을 자각했다.
"경수야, 오늘 하루 어땠어?"
그녀는 꾸준히 나의 말동무가 되어주었다.
나를 외롭지않게, 그녀가 살아있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귀신이 아니라 진짜였다면.
씁쓸하게 웃었다.
"...어딨어, 어딨어 00아..!"
매일매일 나를 찾아오던 그녀가 어느샌가 부터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가버리면 어떡해, 난 어떡하라고..."
"경수야."
그녀의 목소리가 울렸다.
"00아.."
"경수야, 내가 계속 네 옆에서 있을수는 없어."
"... ..."
"그러니까.."
"그런말 하지마.."
"... ..."
"아무말도 하지말아줘.."
"나 없어도 행복하게 잘 살아."
그게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였다. 웃는모습.
-
"그래서 경수씨는 어떻게 하고 싶으신거에요?"
"... ..."
"경수씨는 그 여자친구분 보고싶어요?"
"..네.."
"그럼.."
"보고싶어요, 그녀가 보고싶어요. 같이 살고싶어요."
"... ..."
"영원히 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녀가 귀신이라도."
그러면 소원이 없겠네요.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