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원, 아동복지 증진 기여 표창 수상
| 김병만, 네팔 두번째 학교 완공 앞둬
| 어린이를 위해 고민하는 연예인들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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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의젓해서 마음이 아팠고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았어요. 한참 놀아야 하는 아이들이 종일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동생들을 먹이고 자신은 굶고. 아이들이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지난 3일 32년간 월드비전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아동복지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배우 박상원은 4일 한겨레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소감 대신 1995년 르완다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의 첫 외국 봉사 현장이었다. 그는 “내전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아이들의 일상이 참혹했다”며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투정부릴 수 있는 자유를 찾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진 계기가 됐다”고 했다.
박상원은 1992년부터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국내∙외에서 기부·봉사를 해오고 있다. 모금 캠페인 ‘사랑의 빵’에 참여했고 동전 모으기 캠페인이었던 ‘사랑의 동전 밭’ 은행장을 맡는 등 가난과 굶주림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한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32년간 케냐, 이란 등 긴급 구호가 필요한 현장에도 20여 차례 다녀왔다. 그는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을 목격하면서 당장 삶을 풍요롭게 해줄 수는 없더라도 죽음을 마주한 삶에서는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방법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사회공헌프로그램 ‘기아체험 24시간’을 10년간 총괄하면서 진행하고, 이를 에스비에스(SBS)에 제안해 지금의 ‘희망 티브이(TV)’가 탄생하는데 역할을 하는 등 시청자에게 관심을 호소하는 일에 애를 써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5월 방영 예정인 2024 ‘희망 티브이’(SBS)도 진행한다. 그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더 많은 어른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는 월드비전 같은 구호단체가 지구촌에서 할 일이 별로 없는 아름답고 평온한 세상을 꿈꾼다”고 했다.
비슷한 고민에서 아이들에게 미래를 열어주려고 노력해온 연예인들은 또 있다. 배우 최불암도 40년 넘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1971년부터 ‘수사반장’(MBC)에 출연하며 아이들 사건에 가슴이 아팠던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코미디언 김병만은 네팔에서도 특히 낙후된 지역에 사는 ‘따망 부족’을 위해 2013년에 사비를 털어 학교를 지었다.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SBS) 촬영차 방문했다가 따망 부족의 안타까운 사정을 듣고 외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김병만은 5일 한겨레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학교가 걸어서 3시간 거리에 있고 비가 오면 갈 수도 없었다. 모든 아이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이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짓기 시작한 네팔의 또 다른 학교도 완공을 앞뒀다. 그는 “나도 힘든 시절을 겪었기에 ‘꿈과 희망’이 주는 힘을 누구보다 잘 안다. 미래가 있는 삶은 아이들의 인생을 바꾸고 그러면서 세상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이 나무로 만든 게임을 즐기며 건강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친환경 나무 놀이터도 지난해 경기 양주의 한 공간에 만들었다. 102회 어린이날을 앞둔 4일에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마련한 봄축제에도 참여해 아이들과 나무 장난감을 갖고 놀며 시간도 보냈다. 그는 “언젠가 구름다리 등이 있는 작지만 풍요로운 자연 놀이터를 만드는 게 꿈이다. 한쪽에는 아이들이 가져온 나무로 숲을 조성해 자연은 정복하는 대상이 아니라 공존해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