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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0년 전 (2013/10/03) 게시물이에요

 

 

 

 

 

 

 

1.

 

 

 

"야. 심심해. 너 뭐 재미있는 썰 같은거 없냐?"

 

"썰? 흐음.. 썰이라.. 아! 이건 어제 있었던 일인데."

 

 

 

엄마 심부름 때문에 슈퍼로 가는데, 어떤 키 큰 남자가 서 있는거야.

옆 모습 밖에 안 보였는데 코도 완전 높고 머리도 작고.. 옆선이 장난 아닌거 있지.

연예인인가 싶어서 좀 더 가까이 가 봤어.

안 보는 척 하면서 곁눈질로 그 사람 얼굴을 봤는데. 진짜 잘생긴거야. 이국적으로 생겼는데.. 뭐라 표현을 못 하겠다.

 

막 내가 멍하니 그 사람 보고 있는데.. 결국 눈이 마주쳤어. 그래서 난 황급히 눈을 돌렸지.

그리고 다시 한번 용기내서 그 사람을 봤는데, 여전히 나를 보고 있었어.

입을 헤 벌리고 나를 보는데, 뭔가 좀 이상한거야.

모르는 사람이랑 눈이 마주쳤는데,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사람이 있냐?

 

모르는 척 하면서 가게로 들어가려고 발을 옮겼는데.

 

 

 

"나 재환이야. 재화니."

 

 

 

완전 멋있는 목소리로 나한테 말을 거는거야.

 

 

 

"네?"

 

 

"나, 재화니야. 사탕 먹고 시퍼."

 

 

 

그 때 딱 느꼈지. 이 사람.. 일반인들하고 뭔가가 다르다는거.

 

 

 

 

 

"야. 그래서, 그래서? 끊지 말고 이야기 좀 해 봐."

 

"아, 알겠어! 재촉하지 말아 봐."

 

 

 

그러니까. 그 사람의 이름이 재환이라는 것 같았어.

가게로 들어가려다 궁금해져서 다시 그 사람 앞으로 갔어. 똘망똘망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데.. 후아.

이번엔 내가 먼저 말을 걸어 봤지.

나 원래 내성적인데 모르는 사람한테 갑자기 왜 그랬는지 몰라.

 

 

"재환 오빠?"

 

"응. 나 재화니야."

 

"몇 살인데요..?"

 

"나? 나.. 스물두살."

 

 

헐, 완전 귀엽게 생겼는데 스물두살이래. 나랑 세 살 차이 나네.

약간 모자라 보이는 말투랑은 달리 외모가 너무 잘생겨서, 말하다가도 멍 때려버리는거 있지.

그 때 그 재환이라는 오빠가 내 팔을 잡더라.

 

 

"사탕, 사줄거야?"

 

 

이 오빠.. 사탕을 좋아하는구나.

그래서 결심했지. 이 오빠한테 사탕을 사 줘야 겠다고. 엄마 심부름 돈으로 이 오빠한테 사탕 사주러 가게에 들어갔어.

 

그 오빠 손 꽉 잡고.

 

 

 

 

2.

 

 

 

"야. 심심해. 너 뭐 재미있는 썰 같은거 없냐?"

 

"썰? 흐음.. 썰이라.. 아! 이건 어제 있었던 일인데."

 

 

 

엄마 심부름 때문에 슈퍼로 가는데, 어떤 키 큰 남자가 서 있는거야.

옆 모습 밖에 안 보였는데 코도 완전 높고 머리도 작고.. 옆선이 장난 아닌거 있지.

연예인인가 싶어서 좀 더 가까이 가 봤어.

안 보는 척 하면서 곁눈질로 그 사람 얼굴을 봤는데. 진짜 잘생긴거야. 이국적으로 생겼는데.. 뭐라 표현을 못 하겠다.

 

막 내가 멍하니 그 사람 보고 있는데.. 결국 눈이 마주쳤어. 그래서 난 황급히 눈을 돌렸지.

그리고 다시 한번 용기내서 그 사람을 봤는데, 여전히 나를 보고 있었어.

입을 헤 벌리고 나를 보는데, 뭔가 좀 이상한거야.

모르는 사람이랑 눈이 마주쳤는데,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사람이 있냐?

 

모르는 척 하면서 가게로 들어가려고 발을 옮겼는데.

 

 

 

"나 재환이야. 재화니."

 

 

 

완전 멋있는 목소리로 나한테 말을 거는거야.

 

 

 

"네?"

 

 

"나, 재화니야. 사탕 먹고 시퍼."

 

 

 

그 때 딱 느꼈지. 이 사람.. 일반인들하고 뭔가가 다르다는거.

 

 

 

 

 

"야. 그래서, 그래서? 끊지 말고 이야기 좀 해 봐."

 

"아, 알겠어! 재촉하지 말아 봐."

 

 

 

그러니까. 그 사람의 이름이 재환이라는 것 같았어.

가게로 들어가려다 궁금해져서 다시 그 사람 앞으로 갔어. 똘망똘망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데.. 후아.

이번엔 내가 먼저 말을 걸어 봤지.

나 원래 내성적인데 모르는 사람한테 갑자기 왜 그랬는지 몰라.

 

 

"재환 오빠?"

 

"응. 나 재화니야."

 

"몇 살인데요..?"

 

"나? 나.. 스물두살."

 

 

헐, 완전 귀엽게 생겼는데 스물두살이래. 나랑 세 살 차이 나네.

약간 모자라 보이는 말투랑은 달리 외모가 너무 잘생겨서, 말하다가도 멍 때려버리는거 있지.

그 때 그 재환이라는 오빠가 내 팔을 잡더라.

 

 

"사탕, 사줄거야?"

 

 

이 오빠.. 사탕을 좋아하는구나.

그래서 결심했지. 이 오빠한테 사탕을 사 줘야 겠다고. 엄마 심부름 돈으로 이 오빠한테 사탕 사주러 가게에 들어갔어.

 

그 오빠 손 꽉 잡고.

 

 

 

 

 

 

 

 

2.

 

 

 

그 오빠 손이 되게 크고따뜻하더라. 사실 남자 손을 이렇게 꼭 잡아 본 적이 처음이라서.. 좀 부끄러웠거든.

그래서 가게에 들어 오자 마자 손을 놓으려고 했는데! 했는데.. 안 놓아 주더라. 이거 뻥 아니야!

나는 재환 오빠한테 뭐 먹고싶냐고 물어봤지.

 

 

 

"맥주!! 맥주 사탕!"

 

 

 

"맥주 사탕..?"

 

 

 

왜, 그거 있잖아. 완전 맥주모양인 사탕. 먹으면 혀 노랗게 되는거.

그거 완전 불량식품이잖아. 사 주기 싫더라고.

 

 

 

"오빠. 그거 몸에 안 좋은데.. 딴 거 먹어요."

 

 

 

"싫어. 나 그거 먹고 싶단 말이야."

 

 

 

언제 봤다고 나한테 이렇게 편하게 대하는거야. 사탕 준다고 하면 누구라도 따라 갈 기세인거 있지.

그 오빠가내 손 잡고 막 흔들면서 조르더라.사탕 먹고 싶다고! 사탕!

 

 

 

이렇게 된 이상, 이 모지리 오빠한테 편하게 대하기로 마음 먹었지.

왜냐하면, 내가 사탕까지 사 주니까!

 

 

 

"환이 오빠."

 

 

 

"응?"

 

 

 

"오빠 그거 먹으면 아야해요."

 

 

 

"아야해..?"

 

 

 

완전 아련하게 말하는데.. 그 후에 그 오빠가 어떻게 했는 줄 알아?

떼쓰는거? 아니야. 돈 뺏는거? 그것도 아니야.

허리를 푸욱 숙이고 내 얼굴을 잡더니. 눈을 마주치게 하는 거야.

커다란 눈에 내 모습이 비치는데... 내 얼굴 완전 붉어졌을거야, 그 때.

 

 

 

"진짜야? 진짜?"

 

 

 

"아.."

 

 

 

"홍비니가, 눈 딱 보면서 말 못하면, 거짓말이래써."

 

 

 

"거짓말 아니에요. 진짜 아야해."

 

 

 

내가 눈 마주치면서 대답하니까, 그제서야 얼굴에서 손을 떼더라.

얼굴이 화끈거리는게 그대로 느껴지는데 미칠 것 같았어.

 

 

 

근데, 홍빈이라는 사람은 누구지?

 

 

 

맥주 사탕 대신에 딸기 롤리팝 하나 사 줬어. 비쌌지만.. 괜히 뿌듯하더라.

그 오빠가 사탕 빨면서 나를 앞질러 가길래나는 당황했지. 와,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안 하고 그냥 가냐!

후다닥 달려가서 오빠 앞을 가로막고 말했지.

 

 

 

"재환이 오빠!"

 

 

 

"응?"

 

 

 

"사탕 맛있어요?"

 

 

 

"딸기 사탕도 마이쩌."

 

 

 

와, 그 때 웃는데..

진짜 예쁘더라. 나 얼굴 무너지게 웃는 사람 진짜 좋아하는 거 알지?

 

 

 

모지리 오빠가, 눈 접히게 활짝 웃었어.

내 심장 저격.

 

 

 

 

 

 

 

 

3.

 

 

 

"그래서.. 그냥 너무 부끄러워서 집으로 도망갔지."

 

 

 

"엥? 뭐야, 그게 끝이야?"

 

 

 

"어. 그럼 거기서 뭘 더하냐? 쌩판 모르는 사람인데."

 

 

 

"아, 뭐야! 완전 아쉬워."

 

 

 

********

 

 

 

늦은 저녁 학교가 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집이 골목에 위치 한 터라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하고 칙칙한 색의 길이 오늘따라 더욱 무서웠다.

몸을 잔뜩 웅크리고 조용히, 그리고 재빠르게 발을 움직였다. 이 곳은, 치한도 많이 나타나는 곳이란 말이야!

 

 

 

땅만 보며 달리듯이 걷는 그 순간.

 

 

 

"어! 사탕!"

 

 

 

"악!!!!!"

 

 

 

콰당-. 하고 넘어져버렸다. 누구야. 누구야. 차마 올려다 보지 못하겠다. 눈물이 찔끔찔끔 터져 나왔다.

엉덩이가 찌르르 울리는 고통에 더욱 서럽게 울며 의문의 남자에게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으응?"

 

 

 

"제발요! 으헝엉!"

 

 

 

"사탕이. 왜 그래?"

 

 

 

...사탕이?

싹싹 비비고 있던 두 손을 멈추고, 꽉 감고 있던 눈을 떴다. 그러고 보니..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인데.

설마..?

 

 

 

"환이 오빠..?"

 

 

 

"응. 나 재화니. 사탕 먹고 시퍼."

 

 

 

여전히 사탕을 외치는 그 모지리 오빠였다. 진짜.. 놀랐잖아.

다리에 힘이 풀려 일어 날 수가 없었다. 모지리 오빠는 그런 나를 물끄러미 쳐다 보더니 나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는 하는 말이.

 

 

 

"사탕이, 손!"

 

 

 

"흐.. 손!"

 

 

 

마치 애완견에게 시키듯이, 손! 하는데.. 이건 뭐. 내가 강아지가 된 기분이다.

그런데 더욱 웃긴 건, 내가 거기에 손! 이라고 외치며 손을올렸다는 거. 나 뭐하냐.

 

 

 

아무튼, 손을 주니까 재환이 오빠가 나를 일으켜 주었다.

 

 

 

"깜짝 놀랐잖아요! 이 시간에 여기서 뭐 하고 있어요?!"

 

 

 

"음.. 저기 하늘이 까매지는데, 사탕이가 안 왔어."

 

 

 

"에에?"

 

 

 

"사탕이가 또 사탕 사 줄까봐.."

 

 

 

눈꼬리를 추욱, 떨어뜨리고 저런 말을 하는데.. 나 어떡해. 이 모지리 오빠 귀여워서.

저녁에 보니까 이 오빠는 더 잘생기고 난리야. 모지리 오빠 주제에.

 

 

 

"사탕아."

 

 

 

"네?"

 

 

 

"나, 짜파게티 먹고 시퍼."

 

 

 

갑자기 웬 짜파게티? 눈을 댕그랗게 뜨고 나한테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모지리 오빠.

뭐, 어쩌라는 거야!

 

 

 

"사탕이가 짜파게티 해 줘."

 

 

 

"에엥?"

 

 

 

"나 진짜 진짜 먹구 시퍼!"

 

 

 

 

 

 

4.

 

 

갑자기 웬 짜파게티? 내가 가만히 서서 멀뚱멀뚱 그를 쳐다 보고 있자, 그 큰 눈망울에 매달리는 눈물은.. 뭐죠?

나는 당황 한 나머지 '오빠, 울지 마요. 끓여 줄 게요.' 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말았다.

그러자언제 눈물이 고였냐는 듯 바로 원상태로 돌아 오는 이재환의 눈이 심히 의심스러웠지만, 모지리 오빠를 의심하기가 미안해서 그냥 넘어갔다.

베시시 웃으며 나의 손을 잡고 따라오는 모지리 오빠. 키도 멀대 같이 크고 몸도 꽤 탄탄 해 보인다. 에잇! 모지리 오빠 주제에 왜 이렇게 잘 생긴거야?

 

 

 

"사탕이 머리는 라푼젤 머리."

 

 

 

"에?"

 

 

"치렁치렁!"

 

 

 

아, 머리가 길다는 말이었구나. 표현력도 참 대단하다. 귀엽게 웃으며 나의 머리를 쓰다듬는 모지리 오빠의 손길이 나쁘지 않아서 놔 뒀다.

근데, 진짜 이 사람 우리 집에 들여도 되는 거야..?

 

 

 

 

-

 

 

 

 

"우와! 사탕 봉지다. 사탕 봉지!"

 

 

 

사탕 봉지 = 사탕 집 = 나의 집. 이렇게 성립 하는 건가. 모지리 오빠에게는 들리지 않게 작게 혀를 찼다.

재환 오빠는 남의 집 이라는 것도 아랑 곳 하지 않고 소파에 벌렁 누워 나를 올려다 보았다. 뭐, 어쩌라고?

 

 

 

"짜파게티!!"

 

 

 

"..일어나서 같이 만들어요!"

 

 

 

"재화니 힘들다.. 잠 온다.."

 

...

 

 

...

 

 

...

 

 

 

 

한대 확..

 

 

 

 

 

5.

 

 

 

 

"재화니 땀 나는데.."

 

 

 

"어허."

 

 

 

강아지처럼 아랫 입술을 삐죽 내밀고 나를 노려보는 모지리 오빠. 얻어 먹으러 온 주제에!

나만의 특제 짜파게티를 끓이기 위해야채들을꺼내 놓고 식칼을 집어 들었다.모지리 오빠가 설쳐대다가 찔릴 지도모르니까 멀리 떨어지자.

 

 

 

텅, 텅. 야채들이 썰리는 소리에 짜파게티 봉지를 구경 하고 있던모지리 오빠가 귀를 쫑긋 세우고 성큼성큼 다가온다.

아, 왜또 와!

 

 

 

"어, 어.잠깐. 오면 안돼요."

 

 

 

"왜에?"

 

 

 

"칼에 부딫히면 아야해.."

 

 

 

요....

 

 

 

모지리 오빠에게 말 하던 도중 따끔한 느낌에 손을 번쩍 들었더니, 피가 길게 방울 방울 맺힌 나의 두 번째 손가락. 아놔. 쪽팔려!

 

 

 

"어어! 피! 피이!"

 

 

 

아니나 다를까.우리 모지리 오빠 피를 보더니 갈팡질팡한다. 놀란 표정에 내가 다 미안해진다.

괜찮아요. 하고 말 하려는 순간..... 말 하려는 순간......... 모지리 오빠가 다가 오는데..

 

 

 

'할짝.'

 

 

 

할짝...?

 

 

 

 

 

6.

 

 

 

 

 

 

할짝거리며 나의 손가락을 핥아대는 이재환의 혀놀림. 할짝, 할짝.

 

 

 

게다가..핥을 거면 그냥핥을 것이지. 왜 내 얼굴을 쳐다 보면서 핥아.....?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 든다. 덥다, 더워서 그런거야.

 

 

 

"사탕아, 이제 안 아야 해?"

 

 

 

"네? 아, 아.. 네."

 

 

 

"헤히. 다행. 다행!"

 

 

 

"저기 가서 앉아 있어요. 어.. 얼른 만들어 줄게!"

 

 

 

"엉!"

 

 

 

상큼하게 대답 한 후 식탁에 가서 앉는 모지리 오빠. 식탁에서 턱을 괴고 나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저 시선에 괜히 또 심쿵.

모.. 모지리 오빠 주제에..

 

 

 

-

 

 

 

"다 만들.."

 

 

 

냄비를 낑낑대며 들고 식탁에 탁, 내려 놓고 모지리 오빠를 쳐다 보는데. 이 오빠...

 

 

 

..

 

 

 

잔다.

 

 

 

식탁에 엎드려서 미간을 찌푸리고 자는 모지리 오빠.

이렇게 보면 진짜 배우라고 해도 믿겠는데..

 

 

 

어쩐지 깨우기가 미안해져서 냄비 뚜껑을 다시 덮어 놓고 살금 살금 걸었다.

모지리 오빠의 옆을 지나가려고 발 끝을 들었는데..

 

 

 

"사탕아."

 

 

 

아, 깜짝이야.

 

 

 

 

 

 

7.

 

 

 

 

 

왜 저렇게 강렬하게 쳐다 보고 그러냐.. 자고 일어 나서 그런가 모지리 오빠가 그모지리 오빠가 아닌 것만 같다.

푸으. 하고 제 앞머리를 살짝 헝크러뜨리는 이재환. 헐. 진짜 뭐죠?

 

 

 

"어..? 그러니까, 다 끓였는데 자고 있길래.. 깨우기가 좀 그래서.."

 

 

 

나 왜 꼴 사납게 말 더듬고 있는 거지. 저거 모지리 오빤데. 그 귀염둥이 모지리 오빠인데..

그런데...

 

 

 

"사탕아."

 

 

 

"..."

 

 

 

"사탕이는 바보야?"

 

 

 

.... 뭔가 변한 듯한 재환 오빠의 말투. 이상하다..? 기분 탓인가.

눈만 데륵데륵 굴리고 있는 나를 쳐다 보던 모지리 오빠가 픽, 하고 웃는다. 그것도,완전 섹시하게.

 

 

 

"아직도 내가 모자란 새,끼로 보여?"

 

 

 

사탕이, 왜 이렇게 순진해.

 

 

 

"...!?"

 

 

 

자리에서 스르르, 일어나 내 쪽으로 다가 오는 모지리, 아니.. 이재환.

 

 

 

멘붕.

 

 

 

뭐야. 뭐야. 뭐야. 뭐야. 뭐야. 뭐야.

 

 

 

 

 

 

 

8.

 

 

 

 

 

점점 다가오는 이재환에 나는 뒷 걸음 쳤다. 뭐야. 뭐야. 다 연기였어? 나 거기에 홀딱 속아서 이 남자 우리 집에 들인거야? 나 뭐야?

나보다 키가 훨씬 큰 이재환을 올려다 보니 목이 뻐근해진다. 이재환이 프슬프슬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어느 새 너무나도 가까워진 거리에 숨을 들이켰다. 아직도 상황파악이 잘 되지 않았다.

 

 

 

이재환이.. 모지리가 아니야..?

 

 

진짜 나 속은거야..?

 

 

그럼.. 뭐 때문에 나를 속인거야?

 

 

 

"사탕이, 예쁘다."

 

 

 

"..."

 

 

 

"눈도 예쁘고, 입술도 예쁘고, 다리도 예쁘고."

 

 

 

"..."

 

 

 

"가슴도 예쁘고."

 

 

 

....

 

 

....

 

 

이.. 이....

 

 

 

벙쪄버린 나의 목에 팔을 휘감고는 내 어깨 위에 턱, 하고 얼굴을 올리는 이재환에 또 굳어버렸다. 이 남자 뭐야. 대체 뭐야!

귓가에 닿는 이재환의 숨결에 소름이 돋았다.

 

 

 

"나 피곤해."

 

 

 

"..."

 

 

 

"피곤 할 때는, 잠을 자야지."

 

 

 

그렇지? 사탕아.

 

 

 

 

 

 

9.

 

 

 

 

 

지독히도 섹시한 목소리로 피곤하니까 자자. 라는 말을 하는 이재환에 나는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잠? 무슨 잠. 설마.. 그 잠?

여전히 이재환은 나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나를 안고 있었다. 약간 힘이 빠져 느슨 해 진 이재환의 팔.

일단 밀어 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이재환을 밀어내었다.

 

 

 

"어.."'

 

 

 

풀썩.

 

 

 

바닥에 나동그라진 이재환.

 

 

 

..

 

 

..

 

 

 

잔다.

 

 

 

이게 대체 뭐야. 왜 자? 진짜 자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자리에 주저 앉아 허망히 이재환의 내려 앉은 속눈썹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나도잠이 들어버렸다.

 

 

 

-

"사탕아!"

 

 

 

으...

 

 

 

귓가에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에 얼굴을 한껏 찡그리며 눈을 떴다.

바로 코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들이 밀고 있는 이재환에 화들짝 놀라 얼굴을 옆으로 비꼈다. 저.. 저 변태!!

 

 

 

"가! 이 변태야!"

 

 

 

"변태?"

 

 

 

"연기 하지 마! 안 속아!"

 

 

 

"사탕이.. 왜 그래?"

 

 

 

나의 고함에 눈꼬리를 추욱 늘어뜨리고 고개를 숙이는 이재환.

혼란스럽다. 이게 뭐야. 머릿속을 차지하는 물음표들의 향연에 머리가 아프다.

 

 

 

"나, 나아.. 배고파서 짜파게티전부다 먹었어. 그래서 그래..?"

 

 

 

"...?"

 

 

 

"사탕이, 뿔났어?"

 

 

 

.....

 

 

 

????????????????????????????????

 

 

 

 

 

 

10.

 

 

 

 

"미안해에.. 이제, 사탕이거 남기고 먹을게."

 

 

 

"..."

 

 

 

"화내지 마.."

 

 

 

 

축 쳐진 목소리로 나에게 말 하는 이재환. 아니, 모지리 오빠. 아니.. 이재환. 아니, 모지리 오빠..... 아아악!

혹시, 저 오빠가 자다가 잠꼬대를 한 걸까? 그래. 잠꼬대였나보다.

내가 미쳤지. 저렇게 귀여운 오빠한테.

 

 

 

"아니에요. 나 화 안 났어."

 

 

 

"히잉.."

 

 

 

"진짜래도?"

 

 

 

"징쨔..?"

 

 

 

"응!"

 

 

 

내가 환히 웃자, 재환 오빠도 따라 웃는다. 아, 귀여워. 저 웃음.

어느 새 경계를 풀어 버린 나는 재환 오빠가 먹고 남은 냄비를 치우기 위해서 식탁으로 걸어갔다.

 

 

 

"사탕아! 나 배도 부르고.. 이제집에 갈래."

 

 

 

"집이 어딘데요? 같이 가요."

 

 

 

"우와. 신난다!!"

 

 

 

-

 

 

 

"잘 가요."

 

 

 

"으응! 사탕이도 잘 가!"

 

 

 

집을 찾아 갈 수 있다는 모지리 오빠를 보내고, 뒤 돌아 터벅터벅 걸었다. 어두웠지만 큰 길이라서 괜찮았다.

힐끔 이재환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벌써 저만치 걸어가고 있었다.

 

 

 

아, 맞다. 아까 집 나올때 저 오빠 줄 사탕 주머니에 넣어놨었지.

완전 맛있는 사탕이라 아껴 놓은 건데. 빨리 줘야겠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 이재환의 뒤를 쫓았다. 어느 새 골목 어귀로 들어가는 모지리 오빠.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고 오빠를 부르려고 했는데..

 

 

 

"오..!"

 

 

 

들리는 이재환의 전화 소리.

 

 

 

"야, 나 연기 들킬 뻔 했어."

 

 

 

....?

 

 

 

"우리 사탕이 눈치 못 챈 것 같더라. 하여간 귀여워."

 

 

 

 

 

 

 

 

11.

 

 

 

 

 

.. 무슨 소리야, 이게?

 

 

 

 

"피곤해서 잠시 자고 일어났는데, 그 꼬맹이가날 쳐다 보고 있는거야."

 

 

 

....

 

 

 

"귀여워서 확 깨물고 싶더라니까."

 

 

 

...

 

 

 

"그래서 장난 한 번 쳐봤지. 사탕이 당황 하는 거 보고 싶어서."

 

 

 

...

 

 

 

"근데 가까이서 보니까 내 자신이 제어가 안 되더라. 완전 들킬 뻔."

 

 

 

...

 

 

 

"야. 일단 기다려 봐. 반 쯤 넘어 온 것 같으니까."

 

 

 

...

 

 

 

"사탕이 꼬시면 나한테 십 만원 주는 거, 무르기 없다?"

 

 

 

 

그 말을 끝으로 끊기는 이재환의 전화.

잔뜩 굳어진 얼굴은 풀어지지가 않는다. 모지리? 웃기고 있네.

 

 

 

 

 

"오빠."

 

 

 

나의 목소리에 놀라 뒤를 바라 보는 이재환.

입꼬리를실룩거리며 나를 쳐다 본다.

 

 

 

"어.. 어어. 사탕이다! 안 가써?헤헷!"

 

 

 

 

"안 속아."

 

 

 

 

"..으응?"

 

 

 

"친구인지 뭔지한테 십 만원 못 받겠네."

 

 

 

"..."

 

 

 

"연기 그만 해."

 

 

 

 

이재환이 나를 향해서 어색하게 웃는다. 뭘 쳐 웃어.

 

 

 

 

 

 

 

 

12. (이재환 시점)

 

 

 

 

 

"야. 쟤 귀엽게 생기지 않았냐?"

 

 

 

"..어디?"

 

 

 

"저기. 저 머리 긴 애."

 

 

 

 

제대로 빗지도 않은 머리를 휘날리며 열심히 발을 굴리며 학교에 가는 여자애를 가리키며 킥킥 웃어대는 이홍빈.

 

 

 

 

어,쟤.. 나도 길 가다가 자주본 앤데. 뭐, 귀엽긴 귀엽지.

 

 

 

"내가 길 지나가면서 쟤한테 얼마나 윙크를 쳐 댔는데, 거들떠 보지도 않아."

 

 

 

"22살이나 먹고 뭐 하는 짓이냐?"

 

 

 

"뭐 어때. 야. 내기 할래?"

 

 

 

"무슨 내기?"

 

 

 

"니가 쟤 꼬시면, 내가 십 만원 준다."

 

 

 

 

오호라, 십만원..?

 

 

 

 

"말 두 번 번복하지 마라. 내가 쟤 꼬시면 십 만원 주는거다."

 

 

 

"풉. 아서라. 쟤 절대 안 넘어간다. 단호한눈빛이 장난이 아니야."

 

 

 

 

그건, 두고 보면 알겠지.

 

 

 

저 멀리 긴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이 재환의 눈에 한 가득 담겼다.

 

 

 

 

 

 

 

 

13. (이재환 시점)

 

 

 

 

 

 

 

 

 

그 아이가 자주 보였던 슈퍼 앞에 멀뚱히 서 있는 중.

막상 꼬맹이가 오면 어떡하지. 어떻게 하지. 이홍빈한테 큰 소리 떵떵 친 게 후회가 된다.

 

 

 

 

 

 

 

잠시 후, 역시나 슈퍼 앞으로 터덜터덜 걸어 오는 꼬맹이의 모습.

멍하니 정신을 놓고 있다 재빨리 다시 시선을 돌렸다. 좋아.. 이제 시작이야.

 

 

 

슈퍼 앞을 가로 막고 서 있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꼬맹이에 나도 질세라 뚫어지게 보았다. 귀.. 귀여워서.

 

 

 

 

 

 

"나 재환이야. 재화니."

 

 

 

 

 

 

발음을 서툴게 뭉개고 말 했다. 그래. 모지리 컨셉으로 나가는 거야.

갑자기 말을 거는 내가 당황스러웠던지 놀라는 꼬맹이.

 

 

 

 

 

 

"네?"

 

 

 

 

 

"나, 재화니야. 사탕 먹고 시퍼."

 

 

 

 

 

 

 

내 목소리에 구토가 나올 것 같았지만, 꾹 참았다. 꼬맹이는 그런 나를 지나치려 하다, 다시 나의 앞으로 돌아왔다.

아마 내가 정신이 어떻게 된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았다.

후, 깜놀했네.

 

 

 

 

 

 

"재환 오빠?"

 

 

 

 

"응. 나 재화니야."

 

 

 

 

"몇 살인데요..?"

 

 

 

 

"나? 나.. 스물두살."

 

 

 

 

 

 

 

내 나이를 듣고 또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는 꼬맹이. 진짜.. 귀여워. 어떡해.

이러다가 내가 먼저 넘어 갈 것 같다.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꼬맹이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

키도 작고, 팔도 가늘어. 진짜 아담하다.

 

 

 

 

 

 

 

 

 

"사탕, 사줄거야?"

 

 

 

 

 

 

 

 

14.

 

 

 

 

 

 

 

화가 났다. 십 만원 때문에 그런 연기를 한 거야?

미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서 있는 이재환을 지나쳤다.

원래 모르던 사람이었으니까. 이제 볼 일 없을 것이다.

 

 

 

이재환의 옆을 지났다. 팔에 스치는 이재환의 옷이 까칠했다.

 

 

 

 

 

 

 

 

 

 

 

 

 

 

 

 

 

 

 

 

"야, 별빛. 너 무슨 일 있어? 왜 이렇게 힘이 없냐?"

 

 

 

 

 

".. 말 시키지 마."

 

 

 

 

 

"어디 아파? 보건실 가려면 지금 가던가."

 

 

 

 

 

 

".. 됐어."

 

 

 

 

 

 

 

 

힘이 쭈욱 빠진다. 설상가상으로 생리통까지 겹친다.

원래 생리통이 이렇게까지 심하지 않았는데, 어제 그 일을 겪고 잠을 못 자서 더욱 아파온다.

 

 

 

 

 

 

 

".. 나, 조퇴할게."

 

 

 

 

 

 

 

심해지는 고통에 나는 결국 조퇴를 했다.

 

 

 

 

 

 

 

 

 

 

-

 

 

 

 

 

 

 

 

 

눈 앞이 빙빙 돌았다. 다리가 천근만근 같았다.

입술을 깨물고 교문 옆을 지나는데, 누가 나의 팔을 세게 잡았다.

 

 

 

 

 

 

 

 

"...?"

 

 

 

 

"야, 별빛. 너도 야자 째냐?"

 

 

 

 

"..."

 

 

 

 

"..뭐야, 너 왜 그래?"

 

 

 

 

 

 

 

 

 

 

 

 

 

 

..김원식.

 

 

 

 

 

 

 

15.

 

 

 

 

 

 

 

.. 김원식.

 

 

 

짐짓 얼굴을 찌푸린 채 나의 안색을 살피는 모습에웃음이 나왔다.

교복을 불량스럽게 입고.. 척 봐도 야간 자율 학습을 땡땡이 친 것 같았다.

 

 

 

"야. 고3이 야자를 그렇게 함부로 째면 쓰나."

 

 

 

"너야말로. 어디 아프냐? 얼굴 색이 죽상이네."

 

 

 

"넌 알 거 없어. 임마."

 

 

 

"뭐가 알 게 없냐. 약 먹어야 되는 거 아냐?"

 

 

 

 

오늘따라 왜 이렇게 난리 부르스래. 고등학교 2학년 때 제법 친하게 지내다가 3학년 올라 오고 나서는 제대로 인사 한 번 나누지 못했었다.

내심 반가웠지만, 몸 상태가 말이 아니라 그에게 제대로 대꾸를 해 줄 수도 없었다.

 

 

 

 

사실, 몸 상태는 핑계이고.. 정신 상태가 말이 아닌거지만.

 

 

 

 

"어디가 아픈데?"

 

 

 

".. 알고 싶냐?"

 

 

 

"어."

 

 

 

"생리."

 

 

 

"..어?"

 

 

 

생리 한다고.

직설적으로 말 하자, 말문이 막혔는지 어버버 거리는 김원식. 참 나, 이럴 줄 알았다.

 

 

 

 

김원식은 옆에서 재잘거리며 나를 집 앞 까지 데려다 주었다. 귀찮았지만 고마웠다.

코너를 돌자 얼핏 현관문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앞에 드리워진 낯익은 그림자.

 

 

 

 

..

"..별빛아."

역시, 그림자의 주인은 이재환이었다.

 

 

 

 

16.

 

 

 

 

 

 

숨이 턱, 막혔다. 그 동안 섭섭하고 어지러웠던감정들이, 단숨에 녹진녹진 녹아내렸다.

 

 

 

 

뭘까. 이재환을 알게 된건 얼마 되지도 않는데, 괜히 나 혼자 이러는건가.

나 혼자 오버하는건가.

나 혼자?..

 

 

 

 

"별빛아. 이야기 좀 하자."

 

 

 

"..."

 

 

 

"그 때, 뭔가 오해가.."

 

 

 

"..."

 

 

 

"..너, 어디 아파?"

 

 

 

 

아무 말도 않고 배만 움켜 잡고 있자, 이재환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어왔다.

네, 아파요. 배도 아프고요. 지금 그 쪽한테 이런 말을 듣고 있는다는 것 자체가 아픕니다.

 

 

차라리 오빠가 모자랐으면 좋았을텐데.

그렇다면.. 이렇지도 않았을거고, 내가 왜 이러는지도 몰랐을텐데.

 

 

알 수 없는 마음이 자라났다. 나는 정말, 못 돼 쳐먹었구나.

 

 

 

 

"한 가지만 물어 봐도 되요?"

 

 

 

"..응."

 

 

 

"오빠, 혹시 말이에요."

 

 

 

"..."

 

 

 

"나한테,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행동 한 적 있었어요?"

 

 

 

"..."

 

 

 

"연기, 말고요."

 

 

 

 

나랑 있는 동안에. 단 한 번이라도.

 

 

 

 

 

 

17.

 

 

 

 

 

 

재환은 그 사이조금 수척 해 졌다. 무슨 일이 있었나?.. 나 때문은 아닐테고.

나의 물음에 재환은 입을 다물었다.

 

 

 

..

 

 

그럼 그렇지.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고 발을 떼었다. 이제 정말 끝인 것 같아요. 그렇죠?

더 이상 귀찮게 할 이유가 없네요. 저는 여전히 오빠가 좋은데, 오빠는 저를 내기 상대로 여겼을 뿐이고.

오빠에게 '귀찮은 꼬맹이' 라고 기억 되고 싶지 않아.

 

 

 

 

".. 그 동안 재미있는 일, 많았네요."

 

 

 

"..."

 

 

 

"오빠랑 놀면서 되게 좋았어요."

 

 

 

"..."

 

 

"그 순수한 눈동자도 좋았고, 그냥 다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입 안에서 씹히는 형식적인 인삿말을 건넸다.

이재환은 그 때 까지 아무런 말이 없었다.

한 마디라도 해 주지.

 

 

 

 

매정하다.

 

 

 

 

 

"왜, 끝까지 니 할 말만 하고 가."

 

 

"..."

 

 

"내가, 뭐가 되니."

 

 

 

 

이재환이 입술을 뗀 것은, 내가 현관문을 반 쯤 연 그 순간이었다.

목소리가 옅게 떨리고 있었다. 이재환 답지 않게.

 

 

 

 

"나도 그 동안 많이 힘들었어."

 

 

"..."

 

 

"이래도 되나. 내가 너한테 이래도 되나."

 

 

"..."

 

 

"이런 감정을 품어도 되나. 내가."

 

 

 

 

 

나도 많이 괴로웠어.

 

 

 

 

 

 

 

 

18. 完

 

 

 

거짓말처럼 발이 뚝, 멈췄다. 이재환의 고통에 젖은 목소리에.. 그냥, 저절로 멈춰버렸다.

상황 답지 않게 웃음이 나왔다. 물론, 나만 오빠가 멀어져 슬펐다는 게 아니라서. 기뻐서 말이다.

 

 

 

 

"내기 상대만으로 취급 한 적 없어."

 

 

 

"..."

 

 

 

"너를 바라 보는 눈빛, 말. 전부 나였어."

 

 

 

"..오빠."

 

 

 

"그러니까.. 제발, 그렇게 말 하지마."

 

 

 

 

내 진심을 모순 하지 마. 이재환의 서글픈 음성이 가슴을 울렸다.

오빠는 여전히 모지리네요. 모지리.. 이재환.

 

 

 

문득 고개를 드니, 아까보다 더욱 청명하게 이어진 하늘이 상쾌했다.

이재환의 존재 만으로도, 복잡했던 머리가 싹 갈아 치워진 느낌.

 

 

 

 

"나, 오빠한테 완전 꼬맹이잖아요."

 

 

 

"..."

 

 

 

"그래도, 괜찮아요? 귀찮을 수도 있는데."

 

 

 

 

 

나의 말에 이재환이 그제서야피식, 웃는다.

곱게 주름 잡혀 들어가는 눈매가 여전히 멋있었다. 역시, 내 모지리 오빠.

 

 

 

 

 

"걱정 마."

 

 

 

 

 

이젠, 내가 더 귀찮게 할 예정이니까.

 

 

 

 

 

푸하하.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조용한 골목을 채운다.

 

 

 

 

 

 

 

"..뭐야. 벌써야?"

 

 

 

벽에 기대 있던 원식이 등을 털고 몸을 일으켰다.

벌써 사랑 하고 있냐, 별빛?

나한테, 기회는 주지.

 

 

 

망설이지 말고 잡을 걸. 주춤했다가 빼앗겨 버렸네.

 

 

 

원식이 남 몰래 엄지를 척, 하고 세워 준 후 발을 떼었다.

 

 

 

잘 먹고 잘 살고, 잘 사랑해라. 별빛.

 

 

 

 

 

 

 

 

 

 

 

 

 

고마워.. 흑흑 읽어준 빚쟁들 짱짱 ! 어 돌도 읽어줘서 짱짱! 몹쓸도 이제 곧 쓸 거니까 많이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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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벌써끝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밋엇으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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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2
허류ㅠㅠㅠㅠ끝났다ㅠㅠㅠㅠㅠㅠㅠㅠ원식아ㅠㅠㅠㅠㅠㅠ눤왜ㅠㅠㅠㅠㅠㅞ
10년 전
여우3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슼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여우4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스크랩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어어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여우5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원식아넌이리와나랑이어지며되는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휴재환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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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아이고금소뉴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여우8
아.....현기증.....
10년 전
여우9
헐 머야 진짜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여우10
슼할게ㅠㅠㅜ
10년 전
여우11
와..........원식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이리아련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여우12
슼슼해놓고두고두거볼것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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