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네 저녁에 다 같이 밥 먹고 있는데 보라가 엄마 덕선이 남자 사겨. 뭐라꼬? 누나 진짜? 덕선이도 놀라서 어, 언니 어떻게 알았어? 하니까 오메 뭐시당가. 보라 말이 진짠가보네? 함서 동일아재도 눈 번쩍 뜨고 덕선이 쳐다볼듯. 아 어떻게 알았냐고! 너 그렇게 실실 웃고 다니는데 누가 모르겠냐? 며칠 전에 비 오던 날 덕선이가 우산 안 가져왔는데 귀신 같이 안 정환이가 데리고 온 적이 있었음. 으유 내 이럴 줄 알았지 나 안 왔음 어쩌려고 뭐 비 쫄딱 맞고 가려고 했냐? 하면서도 덕선이 어깨 감싸서 최대한 우산 안으로 들어오게 하려고 하고 그렇게 둘이 붙어서 집 오는 걸 보라가 본 거지. 비가 좀 억세게 와서 뭐라 말 하는 건 못 들었는데 덕선이가 샐샐 웃고 애교 부리고 정환이도 웃고 그런 걸 보면 딱 아 쟤네 뭐 있구나 하고 촉이 온 거지. 엄마 얘 사귀는 애 누군지 알면 더 놀랄 걸? 미쳤어? 말하지마 진짜! 미쳤어? 언니한테 미쳤어? 얘가 진짜! 아 밥상머리 앞에서 염병들 허네! 아야 덕선아 니 그 성질머리 받아줄 놈이 어딨다고 그르냐? 덕서이가 뭐 어때서. 누구랑 만나는데. 엄마 아는 아가. 알고말고. 진짜 나도 깜짝 놀랬, 정환이! 아 정환이랑 사귄다고 정환이! 노을이도 놀라서 쳐다보고 동일아재랑 일화엄니도 눈 또잉 떠서 둘이 눈 마주쳤다가 다시 덕선이 보고선 시방 니가 말하는 정환이가 내가 아는 정환이 맞는당가 임자? 하고 물어보고ㅋㅋㅋ 아 맞다니까 성덕선 유난 떨고 지8랄이야 진짜 하면서 보라 밥 한 술 크게 떠서 와앙 먹고 표정 구기면서 밥 우물우물 씹구요ㅋㅋ 니 괜히 정환이 괴롭히는 거 아이가. 정환이 저번에 일등도 했다칸단다. 괜히 정환이 방해시키고 그라는 거 아이제? 하고 일화엄니가 물어보면 덕선이 막 속상해서 아니거든 정환이가 먼저 고백했거든!! 씩씩 거리구... 동일아재도 첨에는 아 저 공부도 못하는 것을 정환이 쟈는 뭐더러 좋다고 그래불겄는지 모르겄네 하다가도 나중엔 우리 덕선이 언제 이렇게 커서 정환이 같은 남정네도 만나불고... 인자 쫌 행실도 똑바르게 허고! 어 좀 가시내가 요로코롬 얌전해야지 허구헌 날 동네 뛰어다니고 어? 정환이 괴롭히지 말고 예쁘~게 만나 예쁘게 어? 아따 우리 덕선이 요 예쁜 것이 벌써 연애도 하고... 함서 머리 쓰담쓰담해주고 그랬으면 ㅎㅅㅎ 나중에 밥 먹고 잠깐 마당으로 나왔는데 그 때 정환이도 동시에 문 열고 나왔으면. 아까 밥 먹을 때 사귄 거 밝힌 것도 막 생각나고 정환이 보니까 기분 좋고 뽀르르 달려가서 폭 안겨랏 정환이가 야 뭐하냐 집 앞이야 여기! 하는데 으응 괜찮아 이제 괜찮아 하고 덕선이 더 안기고 그랬음 좋겠다. 정환이도 입 꾹꾹이 하면서 덕선이 더 안아주고 ㅎㅁㅎ 그리고 나중에 방에 들어와서 보라랑 덕선이랑 같이 있을 때 덕선이가 너 괜히 심술나서 그랬지? 내가 먼저 남친 사겨서. 책 읽고 있던 보라가 표정 구기면서 뭐라고? 맞잖아 남자 한 번도 못 사겨봤는데 내가 먼저 사귀니까 짜증나서 말한거지? 보라 깊은 빡침... 너 내가 요즘에 많이 봐줬다고 이렇게 기어오르지? 어?! 하면서 결국에 머리 끄댕이 잡히는 덕선이ㅜㅜㅜ 성덕선 니가 간땡이가 부었지? 내가 요즘에 많이 봐줬어 어? 아 엄마 언니가 때려 아 진짜!!! 오늘도 시끄러운 반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