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화때부터 밀었던 골수 선택러고. 둘이 되서 너무 행복해. 진짜 행복해.
근데 한편으로는 너무 화가나. 왜냐고?
끝까지 후려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후려친다는게 뭐냐고?
처음부터 선택은 아예 없었던 것처럼 비하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대본수정? 절대 아니야. 왜냐,
나는 2화때 과거 회상으로 "최택을 소개합니다." 나레이션 나온순간
'이번 남편은 이놈이구나' 해서 밀었어.
궂이 아역까지 써가며 소개하는 사람은 응칠, 응사, 응팔 통틀어서 남편밖에 없었으니까.
솔직히 골수 선택러인 사람들은 알거야. 우리도 억울해. 화나. 짜증나. 작가진들한테 불만 진짜많아.
왜냐고?
애초에 택이랑 정팔이 덕선이 셋의 시점을 번갈아가면서 보여주던가. 택이 마음이 진화하고 움직이고 진행하는 부분도
정팔이 못지 않게 초반부에 섬세하게 보여줬으면,
어남류 소리 들어가면서 제작진이 흘려놓은 선택 관련 떡밥들 다 후려치기 내지 무시 당했을까 싶어서.
그거 억울해서.
사실 처음부터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생각보다 선택 떡밥도 많아.
덕선이가 택이 챙겨주는거 모성애라고 후려치기 당했지만
사실은 그게 덕선이가 택이를 진짜 좋아한다는 마음을 의미해.
택이가 반찬 흘리고 그럴때 덕선이가 처음에는 자기가 다 챙기는데
선우랑 정환이 좋아해서 한창 팔려있을때는 동룡이가 챙겨
그리고 다시 그런 마음이 사그라들거나 사랑받지 않는다고 느낄때는 다시 택이를 챙겨.
선택러 입장에선 진짜 억울해.
정환이는 사랑에 느끼고 사랑에 빠지고 사랑에 미쳤다가
우정을 위해 단념하고, 다시 도전하고, 슬픔을 삼키고, 포기하고, 긴 나레이션으로 정리까지 해줘.
그 많은 시간과 장면을 할애해서 보여줘.
근데 선택은 택이 입장에서 볼수 있는게 아예 없어. '그냥 어릴때부터 좋아했다고 합니다.'
'덕선이가 응답했네요. 짜잔 해피엔딩'
로또 겸 날벼락 맞은 느낌이야. 우리라고 좋겠어?
근데 그래도 대본수정은 아니야. 그래도 작가진 연출진이 눈치본건 아니야.
시간분배를 잘못한거지. 초반에 너무 정환이한테 몰빵해서
어남류 소리가 너무 심하게 퍼지고 정설처럼 되니까
부랴부랴 중반부터 정환이 분량이 줄었어.
그래. 한 6-7화쯤부터.
기억안나? 정환이 분량이 진주만도 못하다고 욕하던 그때.
그 이유가 뭐겠어. 남편은 최택이고, 모두한테 축하받아야하고, 정환이는 헷갈리게 만드는 장치일 뿐인데
정환이 감정선을 너무 세세하게 보여주던 나머지 '어남류'가 너무 정설이 되버린거야.
그래서 최대한 제작진이 류준열 씬을 후려치고 후려쳤음에도
어남류는 끝끝내 살아남았고, 결국 이사단을 냈지.
나는 모르겠어. 오늘 끝나고 나서 선택이 과연 축하받을까?
나도 찝찝해. 그렇게 기분이 좋지만은 않아. 선택러들도 '어남류'라고 한켠으로 생각했었으니까. 17회-18회 전까지 반포기 상태였으니까.
근데 그렇다고 해서 더이상 둘의 감정선을 후려치거나, 둘에 대한 떡밥이 없었다고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어떻게든 다시 어남류로 되돌리고 싶어서 드라마 자체를 깎아 내리고 욕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선택러들이 너무 많아져서 선회한거라고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내가 확신하는데 그 정반대야.
덕선이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 도중에, 착각이 한번 진짜가 한번 있었으나
그게 둘다 안되고 '내가'좋아하는 사람을 찾은 게 택이야.
다만 착각과 진짜를 다루는 와중에 너무 진짜 덕선이를 좋아해주는 사람의 감정선을
몰입할 정도로 디테일하게 그려내서 이사단을 만들어낸거고,
뒤늦게 급히 제작진에서 분량을 후려쳤지만 이미 늦어버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