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 상담하시던 선생님이 보통은 다 부모님이 멱살잡고 데려오거나 아니면 둘 다 고개 푹 숙이고 상담받는데 이렇게 웃으면서 오는 집은 처음봤대 그러고 나서 우리엄마한테 “어머님, 근데 재수해도 드라마틱한 반전은 없어요. 아마 아이가 재수해도 가는 대학이 크게 바뀌진 않을겁니다.”라고 말하더라 진짜 와 기분 되게 나빴어 그래서 그 날 엄마한테 “엄마, 우리 웃으면서 재수 시작했으니까 끝날 때도 웃으면서 끝내자. 내가 그렇게 되게 할게.” 라고 얘기했다? 나 문관데 내신도 4등급 후반대였어 진짜 그 내신 그 성적 가지고 인서울 간다는 게 웃긴 얘기지 근데 우리 엄마 믿더라. 나 재수하면 그래도 인서울 끝자락은 걸칠 수 있겠지하고 믿고 계시더라. 나 그 날부터 진짜 고등학교 동창들이고 뭐고 인연 싹 다 잘라버리고 그냥 죽어라고 공부했어 수시 원서도 그냥 작정하고 6논술로 밀어붙이고 중경외시 라인 안쪽으로 다 몰아서 썼어 다들 반대해서 9모 때 12111 찍고 수시 원서 내맘대로 쓰라고 허락받고 다 우주상향으로 썼다 솔직히 그 땐 어디가 되도 진짜 대박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랬더니 올해 수능 24212 나오더라 하나는 수능 전에 결과 나왓는데 예비 없는 광탈이고 연대는 최저도 못맞췄어 솔직히 지금도 다른 학교들 논술들 어떻게 썼는지 기억도 안나 근데 진짜 느낌이 안좋아서 그냥 끝나고 죽은듯이 잠만 자면서 살다가 삼수 준비했어. 울엄마는 나 베트남어라도 배워서 취직하라고 어학코스 알아보고 계셨다? 그리고 오늘부로 재수 끝났어. 학교 두 군데 최초합에 한군데는 장학금도 준대. 그러니까 나 염치없는 거 아는데 축하해줘 익들아 나 학원 웃으면서 나간다!!!